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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 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해 지금은 중견그룹의 면모를 갖춘 교원그룹은 보유현금만 1조원이 넘어 알짜그룹으로 불린다. 장평순 회장은 과거 배추장사로 사업을 시작해 지금의 교원그룹을 일으킨 입지전적 인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이런 장 회장이 ‘꼼수 승계’ 구설수에 올라 눈총을 받고 있다. 사진은 교원그룹 본사. ⓒ스카이데일리
교육 사업 기반의 알짜그룹, 보유한 현금만 1조 넘어
지난달 17일 재계와 증권가를 깜짝 놀라게 한 소식이 전해졌다. 교육 사업 기반의 교원그룹이 지난해 법정관리에 돌입한 동양그룹의 계열사 동양매직을 인수한다는 것이었다. 교원그룹이 인수하기로 한 동양매직은 식기세척기, 스팀오븐, 가스레인지 등 주방·생활에 특화된 가전제품을 생산·판매하는 기업이다. 해당 분야에서 국내 시장점유율 1~2위를 다투고 있다. 해외시장에서의 브랜드 인지도도 높아 수출실적도 양호한 편이다.
증권가 관계자에 따르면 교원그룹은 과거 사업다각화를 시도해 생활가전 업계에 진출했다. 미래먹거리로 생활가전 분야를 정하고 꾸준히 영향력을 넓혀 왔다. 이에 동양매직의 인수는 업계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됐다. 재계와 증권가에서 추정한 동양매직 인수가액은 약 2500억원 가량으로 알려졌다.
동양매직 인수 소식으로 교원그룹에 대한 재계와 증권가의 관심은 부쩍 높아졌다. 빨간펜, 구몬학습 등 교육 사업 기반의 중견그룹이 대기업 계열사를 매수한다는 것이 흔한 사례는 아니기 때문이다. 더불어 교원그룹이 생활가전 분야에 이미 진출해 있지만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점은 교원그룹에 대한 호기심을 한층 더 끌어올리는 배경이 됐다.
교원그룹은 재계에서 자수성가 오너로 유명한 장평순 회장이 1985년 설립한 교원이 모태다. 설립 초 교원은 방문학습지 사업 붐을 타고 빠르게 성장했다. 교육 사업을 통해 기반을 다진 교원은 1996년 교원여행을 설립해 여행사업에, 2002년 교원L&C를 설립해 생활가전제품 사업에 각각 진출하며 사업다각화를 시도했다. 2011년엔 교원라이프를 설립하며 상조 사업에도 진출했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교원그룹은 지난해 말 기준 지주회사격인 교원을 비롯해 교원구몬, 교원라이프, 교원하이퍼센트, 교원여행, 교원인베스트 등 총 6개의 계열사로 구성됐다. 상장기업은 단 한 곳도 없다.
이들 계열사 중 교원과 교원구몬은 그룹 전체의 실적을 책임지는 주력계열사다. 실제로 지난해 매출액(연결)은 교원이 약 5145억원, 교원구몬이 약 6268억원 등을 각각 기록했다. 두 계열사 매출의 합은 지난해 그룹 전체 매출액인 1조2500억원의 91.3%에 달한다.
재계에서는 교원그룹의 주력인 두 계열사들이 알짜 기업으로도 유명하다. 두 계열사는 임의적립금 총액이 1조원이 넘는다는 이유에서다. 임의적립금이란 언제든 사용 가능한 자금, 즉 곳간에 차곡차곡 쌓아둔 현금을 뜻한다.
지난해 말 기준 두 기업의 임의적립금은 교원 4067억원, 교원구몬 7850억원을 각각 나타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런 사실은 ‘교원그룹의 동양매직 인수가 무리한 행보는 아니다’는 평가를 나오게 한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내부거래로 덩치 키워 기업 합병에 ‘꼼수 승계’ 논란
▲ 장평순 회장의 장남 동하 씨는 지난해 교원그룹의 주력계열사이자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주)교원의 주요주주로 올랐다. 지난해 초 동하씨가 지분의 70%를 보유한 교원L&C가 (주)교원에 흡수합병 되면서 (주)교원의 주식을 받았다. ⓒ스카이데일리
교원그룹에 대한 재계와 증권가의 호평 이면에는 ‘뒷말’도 무성해 이목을 끌고 있다. 특히 최근엔 ‘꼼수 승계’ 논란에 휩싸여 업계와 증권가의 시선을 받고 있는 중이다.
교원그룹의 수장인 장평석 회장의 두 자녀는 지난 2012년 초 교원그룹에 입사했다. 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교원그룹이 2세 경영 체제 구축을 위한 닻을 올렸다”는 해석을 내놨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교원과 정수기·비데 등 생활용품 판매 계열사인 교원L&C가 합병을 단행했다.
합병은 교원이 교원L&C를 흡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교원은 2012년 11월 30일자로 교원L&C와 합병계약을 체결했고, 이듬해인 1월 2일 소규모합병 및 간이합병 절차에 따라 합병이 이뤄졌다. 합병비율은 1:0.5999(교원:교원L&C)였다. 이에 따라 교원은 신주 23만9959주를 발행해 기존 교원L&C 주주들에게 지급했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2013년 12월 31일 기준) ⓒ스카이데일리 <도표=최은숙>
기존 교원L&C 지분의 70%를 보유했던 동하 씨는 교원의 주식 16만7971주를 받았다. 합병으로 지주회사격인 교원의 주요 주주로 오르게 된 것이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합병 전인 2012년 말 기준 교원의 최대주주는 지분의 78.28%를 가진 장평순 회장이다. 그 외 지분은 장 회장의 특수관계인 2명이 보유했으나 정확하게 알려지진 않았다.
합병 후인 지난해 말 기준 장 회장의 지분율은 75.68%로 떨어졌다. 그 외 지분을 가진 장 회장의 특수관계인은 기존 2명에서 3명으로 늘었다.
이에 대해 증권가 한 관계자는 “장 회장의 교원 지분율이 떨어진 이유는 교원이 교원L&C와 합병을 실시하면서 신주를 추가로 발행해 총 주식수를 늘렸기 때문이다”며 “장 회장을 제외한 주요 주주도 기존 2명에서 3명으로 증가했는데, 새로 추가된 주주가 장 회장의 장남인 동하 씨일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예상했다.
이어 그는 “동하 씨가 만약 새로 편입된 교원의 주주라면 지분율은 약 5.2% 가량으로 추산된다”며 “합병을 통해 단숨에 교원의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주요 주주로 등극한 셈이다”고 덧붙였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교원의 지난해 말 기준 발행주식수는 321만5964주(1주당 5000원, 자본금 161억원)로 공시돼 있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단순히 합병으로 주식을 소유하게 된 것만 보면 전혀 문제될 게 없다는 게 재계의 해석이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교원L&C가 내부거래를 통해 덩치를 키워왔다는 점은 의혹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충분하다”는 분석이 적잖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사실상 독자생존이 불가능한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줘 덩치를 불린 후 합병을 시도해 2세 경영인의 지분율을 끌어올린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교원L&C는 합병 직전인 2012년 매출액 525억원, 내부거래액 524억원을 각각 나타냈다. 매출액 중 내부거래 비중이 무려 99.8%에 달하는 셈이다. 교원L&C는 앞서 2011년에도 매출액 517억원, 내부거래액 516억원을 각각 나타냈다. 내부거래 비중은 99.8%로 지난해와 같았다. 이는 사실상 ‘독자생존이 불가능한 사업 구조’라는 것이 재계의 평가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또한 교원L&C의 지난해 매출액은 지난 2005년의 152억원에 비해 무려 345%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내부거래를 통해 덩치를 키웠다”는 주장의 결정적 이유가 되고 있다.
경제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사실상 독자생존이 불가능한 기업을 차려 내부거래로 덩치를 키운 후 지배구조의 정점에 위치한 계열사와 합병시켜 경영 승계를 이뤄낸 것 아니냐”며 “이 같은 사실에 비춰볼 때, 교원L&C는 ‘사업을 위한 목적’이 아닌 사실상 ‘경영 승계를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합병 전후 실적차 미비, ‘경영 승계 목적 합병’ 무게 실려
▲ 증권가에 따르면 (주)교원에 흡수합병된 교원L&C에 대해 “경영 승계를 위해 설립된 기업”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교원L&C를 흡수한 교원의 실적이 합병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점은 “교원L&C가 경영 승계를 위해 설립됐다”는 주장에 무게감을 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교원은 합병전인 지난 2012년 매출액 약 4875억원, 영업이익 약 508억원, 당기순이익 약 674억원 등을 각각 나타냈다. 또 합병 후엔 매출액 약 5015억원, 영업이익 약 539억원, 당기순이익 약 389억원 등의 실적을 보였다. 매출액과 영업이익만 소폭 올랐을 뿐 당기순이익은 오히려 절반 수준으로 곤두박질 쳤다.
K증권 소속 애널리스트는 “합병 전 교원L&C는 만든 제품을 모두 교원에 납품해 매출을 올렸기 때문에 두 회사 간 합병이 사실상 사업적으로 큰 시너지를 내기는 힘든 구조다”면서 “이 같은 사실로 비춰볼 때, 두 회사의 합병 목적이 사실상 경영 승계에 가깝다는 결론에 가까워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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