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면론이 힘을 받고 있다. 실세 부총리와 법무장관이 사면론을 언급한 후 최태원 회장에 대한 사면 여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경제 살리기에 최태원 회장이 일조를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근저에 깔려 있다. 이에 대해 재계는 환영의 뜻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을지로에 위치한 SK그룹 본사 ⓒ스카이데일리
최근 황교안 법무부 장관과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기업인 사면론을 들고 나왔다.
황 장관은 한 매체 인터뷰에서 “잘못한 기업인도 여건이 조성되고 여론이 형성된다면 기회를 줄 수 있다”며 “경제 살리기에 도움이 된다면 일부러 차단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 부총리는 “전적으로 동감한다”며 법무장관의 사면론에 적극 동조했다.
사면론 불씨가 켜지면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사면 대상자 1순위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최태원 회장은 회사자금 수백억원을 횡령한 죄로 법원으로부터 4년형을 선고 받았다. 최 회장은 지난해 1월 법정구속된 후 지금까지 수감생활을 하고 있으며 지난 23일자로 수감 600일을 맞기도 했다. 최 회장은 형기의 1/3을 마친 상태여서 가석방도 가능한 상태다.
최 회장의 잘못은 잘못대로 인정하면서도 그간의 업적과 미래 투자를 생각하면 최 회장을 사면하는 것이 SK나 한국경제에 이득이라는 여론이 국민들 사이에서 형성되고 있다.
SK는 유공·하이닉스 등 인수하며 국가경제에 기여
최태원 사면론이 힘을 얻는 가장 큰 이유는 한국 경제 살리기에 SK가 적극적으로 동참할 수 있다는 것이다. SK는 재계 3위 기업으로 80여개 계열사를 꾸리면서 8만여명을 고용한 상태다. 협력업체까지 치면 고용효과는 수십만명이 넘고 경기도 이천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몫을 담당하고 있다.
▲ 자료: 금감원 전자공시 시스템. 2014년 9월 30일 기준. ⓒ스카이데일리
하지만 최태원 회장의 부재 이후 실적이 악화됐고 전문경영인들은 굵직한 사안을 쉽게 결정내릴 수 없는 상황을 SK는 매일 직면하고 있다. 최 회장이 없는 사이 SK E&S와 SK텔레콤이 각각 추진하던 STX에너지, ADT캡스 인수합병은 모두 불발됐다. 또 SK이노베이션이 호주에서 석유사업 거점 확보를 위해 추진한 유류공급업체 UP 인수건도 놓치고 말았다.
실적 악화에 인수합병 실패 등 악재가 겹치다보니 SK는 ‘내실경영’을 내걸고 총수의 귀환 전까지 안정경영을 유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로 인해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 살리기에 SK가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고 경제 전문가들의 분석했다.
한 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실적이 나쁘면 퇴출될 수 있는 자리가 전문경영인이기 때문에 도전적인 결정을 내릴 수가 없다”며 “재벌기업에서는 오너만이 과감한 결단을 내릴 수 있고 그 결과도 자신이 책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태원의 부재로 SK는 갈수록 위축되고 있어 그의 빠른 귀환만이 그룹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며 “최 회장이 복귀하면 그룹 차원에서의 사회적 투자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 자료: 금감원 전자공시 시스템. 2014년 9월 30일 기준. ⓒ스카이데일리 <도표=최은숙>
SK그룹이 그동안 쌓은 업적도 최태원 사면론에 힘을 싣고 있다. 그동안 SK는 민영화되는 공기업과 부실 기업을 인수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왔다. 지난 1980년 정부가 대한석유공사를 민영화하기로 했을 때 당시 선경그룹이었던 SK는 지분 50%를 사들여 지금의 SK에너지로 키웠다. SK의 유공 인수는 자금 뿐 아니라 석유화학산업에 대한 오랜 경험과 산유국과의 원만한 관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재계는 평했다. 또 민영화 대상이었던 공기업 한국이동통신도 1994년 SK가 인수해 SK텔레콤으로 키웠다.
지난 2011년에는 아무도 사지 않으려는 하이닉스를 SK가 선뜻 매입하기도 했다. 하이닉스는 실적 악화로 M&A 시장에 매물로 나왔지만 사겠다고 나서는 기업이 거의 없었다. 그러자 최태원 회장이 나서서 하이닉스를 인수했고 이후 SK하이닉스로 사명을 변경했다. 지난해 기준 SK하이닉스는 세계 5위의 반도체 기업 위상을 지키고 있다.
경제·경영 뿐 아니라 스포츠 분야에서 SK는 업적을 일궜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펜싱이 8개의 금메달을 획득했는데 그 밑거름은 다름 아닌 SK의 최태원 회장이었다. 최 회장은 SK텔레콤을 통해 지난 2003년부터 한국 펜싱팀을 후원해왔다. 대한펜싱협회의 회장사기이기도 한 SK텔레콤은 연간 15억원이 넘는 금액을 한국 펜싱 육성에 투자해왔다.
SK가 투자하면서 비인기종목이었던 펜싱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면서 성장하기 시작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7개의 금메달을 얻었고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8개의 금메달을 획득하며 아시안게임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SK의 후원은 펜싱과 함께 핸드볼, 수영 등에도 이어졌다. 이로 인해 한국 핸드볼 팀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라는 영화가 나올 정도로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했고 한국 수영팀은 ‘박태환 신화’라는 역사를 쓰게 됐다.
▲ 자료: 법무부 ⓒ스카이데일리
SK그룹의 실적 악화도 최태원 사면을 앞당기고 있다. 금감원 공시자료에 따르면 SK그룹의 주요 계열사의 지난해 연결 매출은 111조774억원이다. 이는 2012년 119조5186억원에 비해 6.47% 떨어진 수치다. 연결 영업이익은 2012년 4조5670억원에서 2013년 3조6211억원으로 1년 사이 20.71%가 감소했다.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영업이익보다 더 떨어졌다. 2012년 2조6308억원에서 2013년 1조1449억원으로 56.48%나 감소했다.
계열사 수도 감소했다. 2011년 86개였던 계열사는 2013년 79개로 감소했다. 실적 악화와 계열사 감소로 인해 투자 역시 덩달아 줄었다. 2011년 6조606억원이던 투자액은 2013년 4조9283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민심·재계·각료가 원하는데”…“대통령 결단하면 성탄절 사면 가능”
이처럼 최태원 사면론이 힘을 얻는 가운데 최태원 회장이 성탄절 특사로 복귀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비리 정치인·기업인에 대한 특별사면을 거부하는 입장인 박근혜 대통령은 지금까지 단 한 차례의 사면만 진행했다. 지난 1월 실시된 사면에는 거물 정치인과 재벌은 포함되지 않았고 생계형 민생사범 5925명이 사면됐다.
법무부에 따르면 역대 정부 가운데 가장 많은 사면을 행한 정부는 김대중 정부로 6회에 걸쳐 24만여명을 사면했다. 이어 노무현 정부가 16만여명, 김영삼 정부가 4만여명, 이명박 정부가 2만여명을 사면시켰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의 사면론이 일면서 SK그룹의 과거가 조명되고 있다. SK는 민영화 대상 기업을 인수하는 데 그동안 힘을 써왔다. 1980년대 선경그룹이었던 SK는 대한석유공사를, 1994년에는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했다. 또 부실기업이던 하이닉스를 인수해 세계 5위의 반도체 기업으로 위상을 지키고 있다. <사진=뉴시스>
현 정부는 역대 정부에서 실시했던 광복절·성탄절 특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하지만 침체된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기업인의 공조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 최태원 사면론이 힘을 얻고 있다.
한 정치 연구소 관계자는 “부총리·장관이 원한다 해도 최종 사면 결정은 대통령의 몫이다”며 “정부에서 사면론이 나오고 시중에서는 최태원에 대한 동정론과 함께 사면론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각료도 기업도 민심도 원하면 대통령이 결단을 내리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그래서 돌아오는 성탄절에 최태원 회장이 나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것이다”고 전했다.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