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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SK그룹 계열사인 SK건설이 이천시 일대에 골프장 건설에 돌입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SK그룹은 과거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수도권 인근 골프장 건설이 번번히 무산되면서 적지 않은 비난을 받은 일이 있어 이번에도 마찰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특히 비난 여론이 자칫 수감생활을 하고 있는 최태원 회장에게 번지게 되면 특별사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감도 나온다. 사진은 SK그룹 본사 ⓒ스카이데일리
“옥중 최태원 의중인가”…SK건설, 이천시 일대 골프장 건설 돌입
약 700일에 가까운 수감생활에도 불구하고 각종 부정적 이슈의 핵심 인물로 거론돼 주변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는 SK그룹의 총수 최태원 회장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수감 기간 동안 불거져 나온 논란 대부분이 최 회장 스스로 행한 일이 원인이 됐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SK그룹이 보인 일련의 행보가 발단이 됐다. 그룹의 행보에서 불거진 비난 여론이 최 회장에게로 번졌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재계와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SK그룹 계열사 중 한 곳인 SK건설이 경기도 이천시 일대에 골프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 면적은 106만㎡(약 32만2000평)로, 정규 대중골프장 18홀 규모다.
SK건설은 이번 골프장 건설을 위해 약 15년 전부터 차근차근 준비를 해왔다. SK건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골프장 예정부지와 인근 임야 등 총 130만㎡(약 39만6000평)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토지를 지난 2000년부터 인근 주민들로부터 매입하기 시작했다. SK건설이 이들 토지를 매입하는 데 들인 비용은 약 247억원에 달했다.
특히 SK건설은 골프장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이천시 부지와 다른 지역 투자 부지 등을 국민은행과 산업은행에 담보로 제공하고 1200억원 가량의 대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는 SK건설의 골프장 건설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수준임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라는 게 재계의 시선이다.
▲ 최근 SK그룹 계열사 중 한 곳인 SK건설이 경기도 이천시 일대에 골프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 면적은 106만㎡(약 32만2000평)으로, 정규 대중골프장 18홀 규모다. 붉은 선 안이 골프장이 들어서는 사업지구다. <자료=SK건설 환경영향평가서>
실제로 익명을 요구한 재계 한 관계자에 따르면 과거 SK그룹은 고 최종현 회장 시절, 경기도 포천시 인근에 일동레이크 골프장을 소유하고 있었다. SK그룹은 이 골프장의 주말 예약권이 보장된 회원권을 전량 보유하며 그룹 골프장으로 사용했다. 그러나 계열사를 통한 부당 지원이 공정위에 적발되고, 검찰고발까지 당하자 2001년 골프장을 농심에게 매각했다.
이후 SK그룹은 대부분 대기업이 VIP접대와 비즈니스용으로 하나씩은 소유하고 있는 수도권 인근 골프장이 없는 상태가 됐다. 현재까지도 SK그룹이 가진 골프장은 제주도에 위치한 ‘핀크스골프클럽’이 전부다.
이러한 이유로 SK그룹의 총수 최태원 회장은 그동안 수도권 인근 골프장 건설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 왔다. 재계 서열 4위의 SK그룹이 국내 10대그룹 중 유일하게 수도권 인근에 골프장이 없다는 사실은 총수인 최 회장에게는 자존심이 상할만한 사안이 될 수도 있다는 이유로 주변에서도 ‘당연한 행동’이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일동레이크 매각후 남양주 골프장 추진…‘정지원’ 사건 따른 무산
▲ 과거 SK그룹의 수도권 인근 골프장 사업을 추진하던 정지원은 각종 의혹에 휩싸여 여론의 질타를 받았었다. 결국 정지원은 SK건설에 흡수합병됐고, 진행하던 사업은 대부분 유야무야됐다. SK골프장이 들어서는 이천시 호법면 단천리 산11-12번지 일원 ⓒ스카이데일리
경제시민단체 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SK건설의 골프장 건설을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은 ‘기대’보다는 ‘우려’쪽에 가깝다. SK그룹이 그동안 ‘골프장’ 관련 이슈로 골머리를 앓은 적이 여러번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이번 골프장 건설로 인해 또 다시 SK그룹이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을 우려하는 여론이 팽배한 상황이다.
더욱이 SK그룹의 수도권 인근 골프장 건설은 옥중 최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아 우려는 오너쪽으로 향하고 있다. 수감생활과 골프장, 이들 두 단어 사이의 괴리감이 클 뿐만 아니라 자칫 잡음이라도 발생하면 불똥은 최 회장에게 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SK그룹과 골프장의 악연은 200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SK그룹은 일동레이크 매각 직후 골프장 건설을 추진했다. SK그룹 계열사인 ‘정지원’이 경기도 남양주 일대에 골프장과 스키장, 콘도미니엄 등 대규모 레저시설을 건립하겠다며 경기도에 사업계획 승인신청을 내며 사업의 시작을 알렸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2014년 6월 30일 기준) ⓒ스카이데일리
그런데 얼마 되지 않아 사업 주최인 ‘정지원’을 둘러싼 각종 잡음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우선 정지원은 ‘페이퍼컴퍼니’ 의혹에 휩싸였다. 1989년 설립돼 활동이 전무했다는 것과 법인 등기부등본 상 나와 있는 주소가 가짜라는 게 의혹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앞서 1997년 공정위로부터 SK그룹 위장계열사인 사실이 적발돼 과징금을 부과 받고, 계열사로 포함시킬 것을 지시받은 사실은 페이퍼컴퍼니 의혹을 부채질했다.
SK그룹은 공정위의 계열편입 지시를 무시한 채 계열사인 SK건설과 워커힐 등을 동원해 정지원에 대한 금융지원을 실시하기 까지 했다. 결국 공정위는 지난 2000년 부당내부거래 조사를 통해 정지원을 강제로 SK계열사에 포함시켰다.
당시 공정위에 따르면 워커힐은 지난 1998년부터 2000년까지 시중 종합금융회사에 총 60회에 걸쳐 3000억원대를 예금하고, 해당 종금사들이 정지원이 발행한 기업어음(CP)를 정상 금리보다 낮은 금리에 매입토록 했다. SK건설도 98년 상반기 동안 정지원에 95억원을 저리로 빌려주며 지원했다.
이후에도 정지원과 관련된 의혹은 끊이지 않고 나왔고, 그럴 때 마다 정지원을 향한 질타가 쏟아졌다. 결국 지난 2006년 SK건설은 정지원을 흡수·합병하며 정지원과 관련된 의혹 일체를 종식시켰다. 당시 SK건설은 합병 취지에 대해 “정지원은 휴양 및 콘도사업을 위해 만들어진 계열사지만, 그동안 구체적인 사업 추진이 없어 흡수·합병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정지원이 추진하던 골프장과 스키장, 콘도미니엄 등 대규모 레저시설 건설 사업도 유야무야해졌다.
대부도 골프장 추진도 소송 복마전 이어지며 ‘잡음’ 일어
▲ 레저업계 한 관계자에 따르면 SK그룹은 과거부터 줄곧 수도권 인근 골프장 건설에 애착을 가져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그룹의 총수인 최태원 회장의 의중이 반영됐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사업 진행이 번번이 무산되고 잡음마저 흘러나와 최 회장에게는 따가운 시선이 모아졌다. 사진은 SK건설 본사 ⓒ스카이데일리
SK그룹은 지난 2000년대 후반에도 ‘골프장’을 두고 중소기업과 분쟁을 벌여 구설수에 오른 적 있다. 당시 양측은 법정공방을 벌이면서 첨예하게 대립했으나, 어느 한 쪽으로 기울지 않고 양측의 소득 없이 일단락 됐다. 결국 당시의 분쟁은 두 기업의 이미지에 상처만 남겼다는 게 관련업계의 지적이다.
금감원 및 레저업계 등에 따르면 SK그룹은 지난 2006년 12월 대부도에 작은 골프장을 운영하던 NCC와 대부도에 골프장 건설을 추진하기 위해 합작회사인 ‘아일랜드’를 설립했다. 동시에 골프장 건설과 운영을 함께하자는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당시 이들 두 기업이 손을 맞잡고 사업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 업계의 기대는 남달랐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 성장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노력으로 비춰져 긍정적 시각이 주를 이룬데다 레저 전문 기업의 전문성과 대기업의 자금력이 더해진 탓에 시너지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관측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변의 이러한 기대를 무색하게 하듯 두 기업 사이에서는 마찰음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지난 2008년에는 SK가 NCC 권오영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을 회령 및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것이다. 이 때부터 양측은 첨예한 진실공방을 벌이기 시작한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재판에서 권 회장은 “SK가 아일랜드의 단독 경영을 확보하기 위해 NCC의 지분을 SK에 매각할 것을 요구했다”며 “그러나 SK측의 요구에 응하지 않자 NCC를 압박하기 위해 사기 등의 혐의를 붙여 고소했다”고 토로했다. 골프장을 단독으로 운영하기 위해 SK가 모함을 했다는 주장이다. 반대로 SK는 “동업자의 불법을 용인할 수 없었다”며 고소를 한 데는 분명한 명분이 있음을 강조했다.
결국 권 회장은 4년여 간의 재판 끝에 대법원으로부터 대부분의 혐의에서 무죄를 판결 받았다. 이후 권 회장측은 “SK가 고소했던 혐의 대다수는 무죄판결이 났고 다른 곳에서 경미한 벌금을 선고 받은 만큼 SK의 소송제기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SK를 고소했다.
이와 관련, 레저업계 한 관계자는 “SK그룹은 과거부터 줄곧 수도권 인근 골프장 건설에 열을 올려왔는데, 이는 그룹의 총수인 최 회장의 의중이 깊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그러나 사업 진행이 번번이 무산되고 잡음마저 흘러나와 최 회장은 눈총을 사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이번 이천 골프장 사업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내는 여론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데, 일각에서는 ‘최 회장이 수감 생활 중에도 골프장 욕심을 버리지 못했다’며 부정적 견해를 보이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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