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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광역시 중구와 서구가 ‘청라하늘대교’ 명칭을 놓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서구가 먼저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중구도 인천시 지명위원회에 항거하는 기자회견을 5일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가졌다.
올해 말 개통 예정인 인천시 제3연륙교(영종~청라 해상교량)의 공식 명칭을 둘러싸고 인천시 지명위가 다리 이름을 ‘청라하늘대교’로 의결했지만 교량 양측을 연결하는 중구와 서구 모두가 반발에 나섰다.
결국 양지역은 명칭 재심의 절차를 요구하며 각자의 도시 명칭을 요구하는 강공으로 각자의 도시 이름을 요구하고 있다. 중구 지역사회는 물론 자치단체장과 시·구의원, 주민까지 총출동한 모양새다. 명칭 결정이 단순한 ‘이름 짓기’를 넘어 지역 정체성, 자존심, 도시브랜드, 행정 형평성까지 포괄하는 사안으로 비화한 것이다.
논란의 중심은 ‘청라하늘대교’라는 이름에서 영종이라는 지명이 완전히 제외됐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중구는 “영종 주민의 정체성과 역사, 권리를 무시한 결정이다”며 강력 반발했다.
김정헌 중구청장은 5일 인천시청을 찾아 하병필 행정부시장에게 명칭 재심의 청구서를 직접 제출했다. 김 청장은 같은 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는 단순한 지명 다툼이 아닌 영종국제도시의 정체성과 위상에 관한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3연륙교 명칭에 ‘영종’이 배제된 건 마치 우리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취급하는 처사다. 인천이라는 공동체의 화합을 위해서라도 영종의 이름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중구 주민도 궐기대회를 열고 인천시에 지명위의 판단 철회를 촉구했다. 주민들은 “영종~청라를 잇는 다리에 왜 한쪽 지명만 들어가야 하는가. 통행료 또한 중구민(영종) 희생으로 대교를 건설했는데 분단금 내용은 사라지고 희생만 강요된 것이다”라고 반발했다.
중구는 다리 이름에 ‘청라’가 들어갔는데 하늘이란 지역 이름에 국한돼 중구민의 불만은 오히려 서구와 비교하면 더 크다는 것으로 어떠한 상황에서도 물러날 수 없다는 태도다.
인천시 지명위가 선정한 명칭 논란은 영종·청라란 이름이 두 지역을 가장 잘 표현한 명칭이라는 것이다. 또 영종 주민을 위한 제3연륙교 통행료 전면 무료화 요구도 동시 제기한 것은 지역적 희생이 뒤따른 것이다. 하지만 인천시 입장도 고려되고 있어 지역민과 외부 통행료는 확실하게 구분되는 것이 타당하다는 여론이다.
이날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는 신성영·임관만 인천시의원, 이종호 중구의회 의장 등 중구 지역 정치인 7명이 기자회견을 열고 “청라와 영종을 잇는 교량이라면 명칭에 양쪽 지역명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역 갈등을 해소한 사례에서 타 지자체도 절충이 있었음을 설명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명칭 재심의 청구가 공식 접수됨에 따라 내달 중 지명위원회를 다시 개최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명 관련 규정상 재심의 청구가 접수되면 반드시 지명위원회를 다시 열도록 돼 있다. 빠르면 내달 안에 위원회를 소집해 명칭 재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제3연륙교는 인천공항 접근성 향상, 수도권 서부권 연결, 경제권 통합의 핵심 교통 인프라로 주목받는 대규모 국책사업이다. 하지만 ‘이름’이라는 작고 보잘것없어 보일 수 있는 문제로 지역 간 갈등과 신뢰 저하라는 큰 그림으로 번지고 있는 현실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울러 교량 개통이라는 성과 앞에서 ‘이름’ 문제로 지역사회가 분열되고 행정의 공정성이 도마에 오르는 현실은 정책 추진 과정에서 지역의 정체성과 참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환기시키고 있어 조속한 매듭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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