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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6일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첫 소환돼 공개 조사를 받았다. 전직 대통령 배우자가 수사기관 포토라인에 선 것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김 여사는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짧게 입장을 밝히고 조사실로 향했다.
김 여사는 이날 오전 10시 11분쯤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도착해, 10시 23분부터 본격적인 대면조사에 들어갔다. 조사 내내 진술거부권은 행사하지 않았으며, 특검은 김 여사를 일관되게 ‘피의자’로 호칭했다.
문홍주 특검보는 오후 브리핑에서 “김 여사는 현재까지 진술을 거부하지 않고 비교적 순조롭게 조사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사는 오전 11시 59분까지 1차로 진행됐고, 1시간 점심 식사 후 오후 1시부터 다시 시작됐다. 100쪽 분량의 질문지 중 절반 이상을 소화한 상태이며, 오후 2시 14분부터 10분, 2시 39분부터 30분간 휴식이 이뤄졌다.
김 여사 측은 건강 문제로 인한 조사 제약은 사전에 통보하지 않았으며, 조사는 영상녹화 없이 김 여사 측 요청에 따라 진행 중이다. 특검은 “조사 범위가 방대해 오늘 안에 종료되기는 어려울 수 있으며, 추가 소환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번 1차 조사는 김 여사를 둘러싼 16개 의혹 가운데 핵심 사건 3건에 초점을 맞췄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브로커를 통한 공천 개입 의혹 △건진법사 무속 인맥 청탁이다. 특검은 서울동부지검 형사5부장을 지낸 한문혁 검사 등 도이치 재수사에 정통한 검사들을 투입, 집중 신문을 진행하고 있다.
도이치 사건에서 김 여사는 자금을 제공한 ‘전주(錢主)’로서 시세조종에 공범으로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법원은 김 여사와 모친 최은순 씨 명의 계좌 4개가 시세조종에 활용됐다고 판단한 바 있다.
천하람 “변호사 말 안 듣는 최악 의뢰인, 특검에 좋은 먹잇감”
변호사 출신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김 여사의 조사 태도를 두고 "특검에게는 아주 좋은 먹잇감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천 원내대표는 이날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높은 지위에 있는 인물일수록 변호사의 조언을 잘 듣지 않는다”며 “김건희 여사는 (의뢰인으로서) 최악의 조합”이라고 밝혔다.
천 원내대표는 “(고위층 의뢰인은) 고집이 세고,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말을 많이 한다. 변호사가 ‘그만하라’고 해도 말을 계속한다”고 지적하며, “김 여사는 윤 전 대통령보다 더 노골적인 성향을 보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도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당시 불리한 진술을 많이 했다)”며, 김 여사는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줄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조사는 김 여사가 지난해 비공개 검찰 출장 조사 이후 처음으로 정식 공개 조사에 임한 사례다. 김윤옥 여사(이명박 전 대통령 부인)가 참고인 신분이었던 것과 달리, 김 여사는 피의자 신분으로 대면조사를 받는 최초의 대통령 부인이다.
이로써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모두 특검 포토라인에 선 초유의 대통령 부부가 되었으며, 정치권에서는 “윤 전 대통령 역시 소환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민중기 특검팀은 “정치적 고려 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8월 중순 이후 윤 전 대통령의 소환 여부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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