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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정년보다 일찍 전역하기 위해 명예전역을 신청한 군 간부가 2500여명에 달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국방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명예전역을 지원한 간부는 장교 782명, 부사관 1720명 등 총 2502명이었다. 이는 국방부가 명예전역수당 지급을 위해 미리 추산한 예상 인원(1363명)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
심사를 거쳐 최종 명예전역자로 선발된 인원은 장교 720명, 부사관 1216명 등 총 1936명이었다. 나머지 566명은 심사에서 탈락했다. 지난해 지급된 명예전역수당은 총 1360억 원이었다.
명예전역 제도는 1993년 ‘군인사법’ 개정을 통해 제도화되었고, 이후 매년 국방부가 정원 조정과 인력 구조 효율화를 위해 명예전역 인원을 산정·운영하고 있다.
20년 이상 군에 복무한 장기 복무자를 대상으로한다. 정년(계급별 의무복무 연한)에 이르기 전이라도 본인이 희망할 경우 자발적으로 전역을 선택할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다. 단순한 조기 전역이 아니라 국가가 일정 요건을 갖춘 간부에게 ‘명예’라는 지위를 부여하면서 전역을 승인하는 형식이다.
명예전역을 선택한 간부에게는 정년까지 남은 기간에 비례해 명예전역수당이 지급된다. 이는 정년까지 복무했을 때 받을 수 있는 급여의 일부를 보전해 주는 성격으로, 군인의 생활 안정을 돕는 동시에 전력 구조 조정 과정에서 인력 수요와 조직 운영의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예를 들어, 20년을 넘게 복무한 장교나 부사관이 정년을 3~5년 앞두고 명예전역을 신청해 심사를 통과하면, 남은 기간 동안 받을 급여와 수당을 고려한 일정액의 특별 수당을 일시금으로 지급받는다. 또한 이들은 정년 전 전역이지만 일반 퇴직자가 아니라 ‘명예전역자’라는 별도의 신분으로 관리되며, 사회 재취업이나 보훈 관련 지원에서도 일정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최근 5년간 명예전역 지원자는 △2020년 1176명 △2021년 1241명 △2022년 1743명 △2023년 2364명 △2024년 2502명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여왔다. 특히 부사관 지원자는 같은 기간 609명에서 1720명으로 약 세 배 늘었다.
올해 들어서도 8월 현재까지 장교 738명·부사관 1563명 등 총 2301명이 명예전역을 신청한 상태로, 지난해와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원자가 급증하는 배경에는 군 간부들의 열악한 처우와 과중한 업무가 자리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국방연구원이 지난해 임관 5년차 이상 간부 41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역 결심 이유로는 △업무강도 대비 낮은 금전적 보상(22.5%) △행정업무 위주 복무로 인한 보람 상실(20.1%) △병 봉급 인상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10.6%) △근무지 이동으로 인한 가족과의 별거(9.6%) 등이 꼽혔다.
저출생과 고령화로 병력 자원이 감소하는 가운데, 부대 운영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중견 간부들마저 조기 이탈할 경우 전력 유지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중견 간부 조기 이탈의 정확한 원인을 분석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대책을 수립·추진할 예정”이라며 “부사관 복무 여건 개선을 위한 전담 태스크포스(TF)도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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