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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정부가 자국산업 보호 명목으로 자유무역협정(FTA) 미체결 국가에 대한 수입 관세 대폭 상향을 결정했다. 멕시코를 중남미 최대 교역국으로 둔 한국 역시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10일(현지 시간) 온라인 제공의 경제장관 연설문 속기록과 정책 설명 자료에 따르면 멕시코 정부는 국가 경제 발전을 선도할 17개 전략적 분야 1463개 품목을 선정해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최대치 관세를 차등 부과할 예정이다.
새로운 수입 관세 방안을 포함한 2026년도 예산안이 의회에 제출된 상태이며, 멕시코 정부는 이 신규 관세를 통해 700억 페소(약 5조 원) 상당의 세수 기반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 상·하원 모두 여대야소라 이변이 없는 한 정부 안 대로 갈 것이다. 이에 따라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철강·알루미늄·플라스틱·가전·섬유·가구 등 이들 17개 전략 분야 1463개 품목 관세율이 현재 0∼35%에서 최대 50%까지 오른다. 멕시코 정부의 이번 조처가 자국 전체 수입품의 8.6%가량에 영향을 줄 것으로 현지 당국이 추산했다. 금액으론 520억 달러(약 72조 원) 규모다.
특히 자동차 산업 경쟁력을 위해 수입 경차에 50% 관세가 매겨진다. 현지에선 멕시코의 새로운 관세 정책으로 큰 영향을 받게 될 국가로 한국을 비롯해 중국·인도·인도네시아·러시아·태국·튀르키예 등이 꼽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멕시코 내부적으론 큰 대중(對中) 무역적자가 이번 결정의 배경으로 꼽힌다. 멕시코 중앙은행·경제부 통계 자료상 작년 기준 자국 전체 수입에서 중국 비중이 19.9%로 1219억 달러(약 169조 원)나 된 반면, 중국으로의 수출액은 88억 달러(약 12조 원)에 그쳐 적자 규모가 1131억 달러(약 157조 원)를 웃돈다.
전날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경제장관이 누에보레온주(州) 몬테레이에서 열린 중소기업 박람회 때 “중국과의 무역 적자를 줄이고 우리 기업과 산업군을 보호 내지 강화하기 위한 조처”로 관세 정책의 불가피함을 설명한 뒤 “(수입) 대체품이 없다면 관세를 부과한 의미가 없기에 그 부분을 집중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멕시코 정부는 “멕시코 산업 경쟁력 확보와 기업 및 일자리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다분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의식하며 중국을 조준한 것이라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트럼프가 중국이 미국시장 진출을 위해 남·북 접경국인 멕시코와 캐나다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사실상의 FTA였던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틀을 뒤흔든 상태에서 발표된 정책이기 때문이다. 미 언론 또한 트럼프정부가 대중 교역을 제한하도록 멕시코를 압박하면서 대미 우회수출 통로로 쓰이지 못하게 한 점을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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