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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초강력 부동산 규제인 ‘10·15 대책’ 시행 이후, 서울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 전역이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고 20일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까지 적용되면서 시장은 사실상 ‘거래 절벽’ 상태에 돌입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1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노원·도봉·강북 등 ‘노도강’ 지역은 호가를 낮춘 급매물만 간간이 나올 뿐 거래가 실종됐다. 반면 마용성(마포·용산·성동)과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 등 고가 지역은 매도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며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팔려는 사람도, 사려는 사람도 없는 상태”라며 “호가를 1억 원 낮춰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언론에 밝혔다.
이번 대책은 서울 25개 전 자치구와 경기도 12개 지역을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는 초강력 규제다. 15억 원 이상 주택은 주택담보대출한도가 최대 2억~4억 원으로 낮아졌고, 모든 허가구역 내 거래에는 2년 이상 실거주의무가 부과됐다. ‘갭투자’는 원천 봉쇄되고, 재건축·재개발 단지는 조합원 지위양도 금지로 사실상 거래가 막혔다.
한 재건축 조합원은 “투기과열지구 지정 하루 만에 집을 팔 수 없게 됐다”며 “이 자금으로 청약 당첨된 신혼집 잔금을 치러야 하는데 분양권을 팔면 세금이 60% 넘는다”고 하소연했다.
실수요자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서울시 거주 다주택자 A씨는 거래 절벽을 우려했다. 그는 본지에 “서울시 전역을 토허제로 지정하니 실거주의무가 있어 새로운 전월세 매물이 안 나온다”며 “살고 있는 임차인은 갱신권을 쓰고, 대출도 안 나오니 시장에 나오는 건 극히 희귀한 전세·월세 매물뿐이다. 이건 완전 재앙”이라고 비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이날 정부 대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정비사업 속도가 느려지면 시가 정성 들여 준비한 주택공급 노력이 물거품이 될 것”이라며 “강북 지역은 자금 여력이 부족한 실수요자가 많아 분담금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단기적으로는 거래를 급속히 위축시키겠지만,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진단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강력한 규제로 투기 수요는 차단되겠지만, 대출 규제와 실거주의무로 인해 시장의 유동성이 고갈되며 거래절벽이 심화될 것”이라며 “거래가 마르면 가격 조정이 아니라 고착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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