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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10·15 부동산 대책에서 서울 25개 자치구와 경기 12개 지역의 아파트와 연립·다세대주택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오는 20일부터 효력이 발생하며, 허가받은 주택은 2년간 실거주 의무가 부과된다. 이 조항 하나로, 새로 거래되는 주택이 전세 매물로 나올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각종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토허제(토지거래허가제) 이후 새 집을 산 사람은 실거주해야 하니 전세로 돌릴 수 없다”며 “전세 시장은 그냥 말라붙을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이미 전세 시장은 심각한 매물 부족 상태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전세 매물은 2만4421건으로, 올해 1월(3만 1814건) 대비 23.2% 감소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자는 “전·월세 매물 공급자는 대부분 다주택자나 갭투자자였다”며 “이제 수도권 주요 지역이 토허구역으로 묶이면 실거주자만 집을 살 수 있다. 결과적으로 신규 전·월세 공급 물량은 사라질 수도 있다. 집값을 잡는 정책이 아니라 무주택자를 죽이는 정책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가 전세 끼고 사는 1주택자까지 투기 세력으로 규정했다”며 “결국 실거주자의 주거 이동성과 임대시장 유동성을 동시에 막았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게시자는 “전세 시장이 위축되면 일부 수요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저가 아파트 매매로 이동하겠지만, 대부분의 세입자들은 자금 부담 때문에 월세로 내몰릴 가능성이 크다”며 “전세의 대체 수단이 월세밖에 남지 않으면서, 월세 가격이 급격히 오르는 부작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우선 입지가 좋은 지역부터 전세 매물이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결국 정부가 전세 제도를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부동산 금융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단기적으로는 전세 가격 급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세대출이 막히면 세입자들이 월세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며 “서울 도심에서는 전세 매물 품귀와 월세 상승이 동시에 나타날 것”이라고 언론에 전망했다.
실제 이번 규제로 실거주자가 집을 사더라도, 세입자가 있는 집은 거래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 결과 거래량이 줄고 전세 공급이 끊기며, 이미 좁은 시장이 더 왜곡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특히 오는 29일부터는 1주택자의 수도권 전세대출 이자상환분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에 반영된다. 지난 9·7 대책에서 전세대출 한도를 2억 원으로 줄인 데 이어, 대출 심사까지 강화한 것이다. 정부는 향후 무주택자 전세대출에도 DSR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당장 학군지에서는 “강남 등 교육 수요가 많은 지역 외엔 대출이 막혀 자녀 교육 때문에 이사도 못 하게 됐다”는 지적이 쏟아진다. 교육 사다리마저 걷어찬 정책이라는 비판이다.
대출 규제 강화로 실수요자는 집을 사기 어렵고, 토허제로 새 전세 공급이 중단되면서 시장은 이중으로 잠겼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언론인터뷰에서 “정부는 실거주 중심의 구조를 만들겠다고 하지만, 결과적으로 실거주자조차 갇히는 시장이 됐다”며 “대출은 막히고 전세는 사라지면 결국 집값은 소수의 현금 부자만 주도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대책이 단기적 안정은 가져올 수 있어도, 근본적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고 밝혔다. 김 소장은 “서울 집중, 공급 부족, 심리 불안이 맞물린 한계 구조를 풀지 못하면 집값은 떨어지지 않는다”며 “부동산 문제는 국토부가 아닌 한국 사회 전체의 구조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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