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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손해보험사들이 인수합병(M&A)를 앞세워 특종보험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자동차·화재 등 전통적 손보 위주의 사업구조로는 자본 효율과 성장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고수익·고난도 영역인 특종보험과 재보험을 새 성장축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보험연구원의 김유미 연구원은 8일 발표한 ‘2025년 글로벌 보험회사의 M&A 주요 사례’에서 올해 글로벌 보험시장 M&A의 거래 건수는 전년 대비 32% 감소했지만 50억 달러 이상 대규모 거래가 증가하면서 전체 거래 규모는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런 흐름의 중심에는 특종보험이 있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특종보험 시장 규모를 2021년 1047억 달러에서 2031에는 2790억 달러 규모로 전망했다. 특종보험은 특수한 위험·산업을 다루며 화재·해상·자동차·장기보험 등을 제외한 다양한 위험을 담보한다. 업계에서는 연평균 성장률을 10% 이상으로 평가할 만큼 성장성이 높지만 언더라이팅 전문성, 글로벌 중개 네트워크 등 진입장벽이 높아 다수의 글로벌 손보사들은 특종보험 포트폴리오와 인력을 한꺼번에 확보할 수 있는 M&A를 택하고 있는 추세다.
대표적 사례로 미국 AIG의 영국 특종보험사 인수가 꼽힌다. 리포트는 AIG가 올해 10월 캐나다 사모펀드 운용사 원엑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특종보험과 재보험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해 온 영국 손해보험사 콘버그 그룹을 약 70억 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대형 딜을 통해 사이버·전문직 배상책임·기술위험 등 고부가가치 특종 라인과 재보험 포트폴리오을 동시에 확보, 수익성이 높은 글로벌 틈새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일본 솜포 홀딩스도 특종·재보험 플랫폼 강화에 대규모 자본을 투입하고 있다. 솜포는 올해 8월 영국 자회사 에듀런스를 통해 아스펜 보험회사를 약 35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번 거래로 특종·재보험 분야 글로벌 플랫폼을 키우고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주당이익(EPS)을 동시에 개선하고, 글로벌 재보험 시장 상위 10위권 진입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국내 보험사 중에는 DB손해보험이 같은 흐름에 합류했다. DB손보는 올해 9월, 미국 포테그라 그룹을 약 16억5000만 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포테그라는 특종보험·보증보험에 강점을 지닌 회사로 DB손보는 특종·보증보험 중심의 글로벌 플랫폼과 언더라이팅 전문 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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