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은 명실부상한 ‘K-푸드’의 대명사이자 대한민국 식문화를 이끈 기업이다. ‘신라면’을 통해 한국을 넘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농심 그룹이 이제 창업주 고(故) 신춘호 회장의 손자인 오너 3세, 신상열 미래사업실장·전무를 중심으로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신 전무는 내년 1월1일부로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그룹 내 입지를 더욱 확고히 다질 예정이다.
신동원 농심 회장은 ‘제2의 신라면 신화’를 기치로 내걸고 그룹의 글로벌 확장을 진두지휘해왔다. 2021년 회장 취임 이후 꾸준히 그룹의 성장을 이끌어온 가운데, 그의 장남인 신상열 부사장 승진은 자연스럽게 농심의 미래 비전과 승계 구도에 대한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신 부사장의 젊은 리더십은 농심의 글로벌 전략과 신사업 발굴에 속도를 붙이는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젊은 리더, 신상열 부사장이 개척할 신사업 영역 기대
1993년생인 신상열(32) 전무는 미국 컬럼비아대학교를 졸업하고 2019년 농심에 평사원으로 입사하며 경영 수업을 시작했다. 그는 입사 1년 만에 대리를 달았고, 이후 경영기획팀 부장, 구매담당 상무 등을 거쳤다. 지난해에 미래사업실장·전무를 맡았고, 이번에 다시 부사장에 오르게 된다. 입사 6년 만의 초고속 승진이다. 그가 농심의 경영 후계자가 될 것이라는 관측은 2021년 타계한 창업주 고(故) 신춘호 회장의 발인식에서 그가 영정을 들고 있는 모습에서 이미 세간에 회자됐다.
농심은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았다. 신동원 회장은 ‘미래 60년 먹거리’를 위해 해외 사업과 신사업을 강조해왔다. 2023년 말 미래사업실을 신설하고 신 전무에게 인수합병(M&A)을 비롯한 신사업 발굴과 중장기 성장 전략을 맡겼다. 미래사업실장으로 경험을 쌓은 신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킨 것은 라면과 스낵으로 성장해 온 농심의 경영전략이 신사업 확장을 향하고 있다는 전망을 가능케 한다. 특히 신 회장은 농심의 주력사업인 라면과 스낵 외에 대체육·건강기능식품·스마트팜에 꾸준히 사업 비중을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농심의 경영 실적과 기업 가치: K-푸드의 선봉장
농심은 K-푸드 열풍을 타고 역대급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신라면을 필두로 짜파게티·너구리 등 기존 주력 제품이 국내외에서 고르게 성장하며 견고한 매출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2024년 농심의 연결 기준 경영 실적은 △매출 3조4387억 원 △영업이익 1631억 원이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액은 0.8%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23% 감소했는데 이는 글로벌 원가 변동성과 해외 마케팅 전략 비용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올해의 경우 1~3분기 누적 영업이익(1505억 원)은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된 수준으로 판단된다. 실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2조6319억 원)은 2% 늘었고 영업이익은 45% 증가했다. 2024년 연간 영업이익이 1631억 원이었음을 감안할 때, 올해는 3분기 만에 이미 상당 부분을 달성했으며, 4분기 실적까지 합산하면 2024년 수준을 상회하는 이익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신라면, 35년 연속 1위 ‘국민 라면’의 글로벌 확산
농심의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동력은 단연 신라면이다. 1986년 첫선을 보인 신라면은 출시 40주년을 앞두고 올해 누적 판매량 425억 개를 넘어설 전망이다. 1991년 국내 라면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른 이후 단 한 번도 정상을 놓치지 않아 ‘국민 라면’임을 입증하고 있다.
신라면을 필두로 한 농심의 글로벌 성장세는 해외 시장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농심의 최근 3년간 글로벌 매출은 ▲2022년 1조1517억 원 ▲2023년 1조2515억 원 ▲2024년 1조3038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해왔다. 올해 3분기에서만 연결 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4% 늘어난 8712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중 해외 법인의 매출이 266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4% 성장했다. 해외에서의 견조한 실적이 전체 성장세로 이어진 셈이다.
신동원 회장이 신상열 부사장에게 증여한 이태원 단독 주택
이태원동은 전통적으로 부촌(富村)의 명성을 이어온 지역이다. 특히 주한 외국 공관이 밀집하고 고급 단독주택과 빌라가 주를 이루면서 국제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유엔빌리지·한남더힐 등 고급 주거 단지와 인접해 있으며, 풍수지리적으로도 명당으로 평가받는 배산임수(남산 자락) 지형에 자리 잡고 있다.
신 회장은 1992년 3월부터 소유하고 있던 이태원동 단독주택을 2021년 5월 신 부사장에 증여해 소유권을 넘겨줬다. 이는 경영권 승계와 별도로 당시 오너 일가의 재산 승계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이태원동은 국내 최고가 단독주택들이 밀집한 지역이지만 매매 거래가 빈번하지 않은 지역 중 하나여서 해당 주택의 현재 시세를 판단하기 어렵다. 다만, 유사한 규모의 주택 실거래가를 통해 그 가치를 추정할 수는 있다.
신 부사장의 자택(연면적 461㎡, 대지면적 746㎡)이 위치한 이태원로**길 인근에서 최근 유사 면적의 주택이 228억 원에 거래된 사실이 확인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근접한 거리에 있는 한 단독주택(연면적 496.92㎡, 대지면적 1073.1㎡)이 지난 6월 228억 원에 매매됐는데, 이를 기준으로 볼 때 신 부사장 자택의 현 시세는 200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신 부사장 소유 자택의 바로 이웃에는 고(故) 신춘호 농심그룹 창업주로부터 신동원 회장에게 유증된 2층 단독주택이 있다. 이 주택은 연면적 638.49㎡·대지면적 1130㎡로 신 부사장 자택의 약 1.5배 규모가 된다. 주목되는 건 등기부등본 상 신 회장 명의의 주택에 약 17억7775만 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고, 채무자에 신 회장을 비롯한 농심 일가 9명의 이름이 올라가 있다는 점이다. 이는 고 신춘호 창업주 타계 후 농심 일가 전체가 납부해야 할 막대한 규모의 상속세를 연부연납하기 위해 해당 주택을 국가(세무서)에 납세 담보로 제공한 것으로 해석된다.
신 부사장의 자택에도 약 50억3500만 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는데, 이 역시 신 부사장이 조부와 부친으로부터 상속 및 증여를 받는 과정에서 발생한 막대한 세금을 납부하기 위한 재원 마련의 증거로 해석된다. 농심 오너 3세인 그가 2021년 고 신춘호 회장으로부터 상속받은 650억 원 상당의 농심홀딩스·농심 주식, 부친으로부터 증여받은 이태원 주택 등에 대한 상속세·증여세가 4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면서 당시 이 거액의 세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세간의 관심이 쏠린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농심 관계자에 문의했으나 “경영 관련 사항이 아닌 개인적인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태원 일대 고급 단독주택은 희소성 프리미엄이 붙어 장기적인 가치 상승 여력이 매우 높게 점쳐지고 있어,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 프리미엄 자산으로서의 가치가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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