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국내 증시를 뒤흔든 SG증권발 대규모 주가조작 사건의 수사 지원 사례가 국제 금융범죄 대응 모범사례로 소개됐다. 금융정보분석원(KoFIU)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자금세탁과 초국경 금융범죄가 확산하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금융정보 분석 역량과 기관 간 공조 사례를 세계 각국 금융정보분석기구(FIU)와 공유하며 국제 협력 강화에 나섰다.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은 “5일부터 10일까지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2026 에그몽(Egmont) 그룹 총회’에 참석해 글로벌 자금세탁방지(AML) 및 테러자금조달방지(CFT)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13일 밝혔다.
에그몽 그룹은 1995년 설립된 국제기구로 전 세계 금융정보분석기구 간 금융거래정보를 교환하고 자금세탁과 테러자금 조달을 차단하기 위한 국제 협력을 담당한다. 현재 182개 회원국이 참여하고 있으며 글로벌 자금세탁방지 체계의 핵심 협의체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번 총회에서는 AI를 이용한 자금세탁, 초국경 범죄, 민관협력(PPP)을 통한 정보 공유 확대, 각국의 국제기준(FATF) 상호평가 대응 전략 등이 주요 의제로 논의됐다. 금융정보분석원은 이를 통해 국내에서 추진 중인 AI 기반 심사분석시스템 구축과 의심계좌 선제적 거래정지 제도, 차기 국제 상호평가 대응 등에 활용할 정책적 시사점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금융정보분석원은 아시아·태평양 지역그룹(APRG) 회의에서 에그몽 사무국의 요청으로 ‘2023년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대규모 CFD 주가조작 사건)와 금융정보분석원의 역할’을 주제로 특별 발표를 진행했다. 국제사회가 한국의 금융정보 분석 역량을 우수사례로 인정해 직접 발표를 요청한 사례다.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는 2023년 4월24일 삼천리·서울가스·대성홀딩스·선광·다우데이터 등 8개 종목이 하루 만에 30~60% 급락하며 수많은 개인투자자가 피해를 본 사건이다. 금융당국 수사 결과 주가조작 조직은 차액결제거래(CFD)를 이용해 특정 종목의 주가를 끌어올린 뒤 차익을 실현했고, CFD 계좌에서 반대매매가 연쇄적으로 발생하면서 주가가 순식간에 무너진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사건은 3년 4개월 동안 56명이 가담해 약 9249억 원의 불법 수익을 올린 국내 최대 규모의 조직적 주가조작 사건이다. 범죄조직은 차액결제거래(CFD)와 투자자 명의를 도용한 휴대전화 거래를 활용해 기존 시장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갔다.
CFD는 실제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 주가 변동에 따른 차액만 정산하는 파생상품이다. 적은 증거금으로 큰 규모의 거래가 가능한 레버리지 상품이지만 일정 수준 이상 손실이 발생하면 증권사가 강제 반대매매에 나선다. 당시에는 이 반대매매가 연쇄적으로 발생하면서 주가 급락을 키운 ‘도미노 효과’가 나타났다.
금융정보분석원 심사분석실장은 “앞으로도 에그몽 그룹 총회와 실무회의 등에 적극 참여해 각국 FIU와 정보 교환과 경험 공유를 확대하겠다”며 “국경 없는 자금세탁에는 국경 없는 협력이라는 원칙 아래 국제 불법 금융네트워크에 단호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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