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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국화재의 감시시스템이 도마에 올랐다. 이 회사를 감시하고 조언하는 역할을 해야 할 사외이사들이 보험에 대한 전문성이 전무할 뿐 아니라, 경영에 대한 경험 역시 미숙한 인사들로 구성돼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신문로에 위치한 흥국생명 빌딩 ⓒ스카이데일리
사외이사는 대주주와 관련 없는 외부 인사를 이사회에 참가시켜 대주주의 독단경영과 전횡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제도로, 1998년 외환위기 직후 국제통화기금(IMF)의 권고로 도입됐다.
그러나 이 제도의 도입 취지는 상당 부분 퇴색한 모습이다. 그간 퇴직한 권력기관 인사들의 전관예우를 통한 재취업 창구로 악용돼 정경유착의 고리가 더 단단해졌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흥국화재 사외이사, 보험 업무와는 무관
이런 상황에서 흥국화재의 감시시스템이 도마에 올랐다. 이 회사를 감시하고 조언하는 역할을 해야 할 사외이사들이 보험에 대한 전문성이 전무할 뿐 아니라 기업 경영에 대한 경험 역시 미숙해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비판할 수 있는 인사들로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흥국화재의 사외이사는 3월 말 현재 신문영, 한준우, 박진수 이사 등 총 3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신문영 이사는 감사위원회 위원을 겸직하고 있다.
▲ 자료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신문영 이사는 메이필드 호텔전문학교 학장 출신으로 현재 학교법인 호서학원 감사다. 한준우 이사는 한국국제전시장 사장 출신이며, 현재 연성대학교 관광학부 교수다. 이 두 사람은 관광, 호텔 등 문화 전문가다. 금융이나 보험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박진수 이사는 한국증권선물거래소 IT통합추진위원회 위원을 역임한 현직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다. 그나마 박 이사가 금융거래에 친숙할지는 모르지만, 이 역시 보험 업무와는 상이해 전문성이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모든 것은 아는 만큼 보인다. 회사가 (경영을) 잘 한 건지 잘못한 건지 구분도 못하는 상황에서 어떤 의견을 낼 수 있겠느냐”며 “흥국화재 사외이사들이 전문성이 떨어져 회사의 ‘꼭두각시’ 역할을 하는 게 아닌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흥국화재 관계자는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해당 사외이사들은 상법과 보험업법 등에 의거해 적법하게 선임됐다”고 답변했다.
▲ 흥국화재와 흥국생명에 대해 업계에서는 보험회사의 업무와 경영 등에 대한 내공이 쌓여있지 않은 인사가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비판할 수 있는 시각이 있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스카이데일리
대주주인 흥국생명도 ‘판박이’
흥국화재의 대주주인 흥국생명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흥국생명은 3월 말 현재 강성주, 이경학, 정연택, 김상희 이사 등 총 4명의 사외이사가 활동 중이다.
강성주 이사는 포항문화방송 대표이사 출신이며, 이경학 이사는 현재 KR실업 대표이사다. 정연택 이사는 충남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상희 이사는 대전고등검찰청 검사장과 법무부차관을 역임했다.
이 가운데 이경학 이사가 코리안리재보험 상무 출신이기는 하지만 보험회사 경영 전반에 대한 노하우는 모자라다는 게 견해가 주를 이룬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경학 이사의 경우 코리안리재보험에서 상무까지 역임했다”며 “이 이사는 보험전문가이며, 다른 이사들은 법률, 미디어, 사회학 등 각 분야의 전문가를 모신 것이다. 회사는 이들의 다양한 전문지식이 시너지효과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제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상법이 규정하고 있는 사외이사의 권한과 책임은 사내이사에 준한다”며 “이사회는 경영진이 마련한 주요 경영 전략 등을 검토해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게 핵심 역할이다. 따라서 풍부한 기업 운영 경험을 갖춘 전문경영인 출신이 많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 자료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고액 연봉 받는 ‘거수기’ 사외이사
지난해 흥국화재와 흥국생명의 사외이사들이 받은 보수의 총합은 수억 원에 이른다. 이런 이유로 이들이 전문성 없이 자리를 꿰차 앉은 데 대한 보수가 너무 높은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난해 말 기준 흥국화재 사외이사는 총 4명(감사위원회 위원 겸임 2명)이었는데 흥국화재는 이들에게 총 2억4400만원을 지급했다. 사외이사 2명의 평균보수는 3100만원, 감사위원회 위원을 겸임한 사외이사 2명의 평균보수는 9100만원이었다.
흥국생명은 지난해 말 기준 사외이사 4명(감사위원회 위원 1명)에게 총 1억3400만원을 지급했다. 사외이사 3명의 평균보수는 2200만원, 감사위원회 위원을 겸임한 사외이사의 평균보수는 6800만원이었다.
경제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일부 사외이사의 경우 이사회에 참석해 찬성표만 던져주면 받아가는 액수가 웬만한 대기업 직장인들이 1년 연봉과 맞먹는다”며 “거수기 역할을 하는 사외이사들을 바라보는 샐러리맨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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