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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 피하려다 호랑이 만난 소액주주
스카이데일리 칼럼
최성규 기자페이지 + 입력 2015-06-26 01:01:36
 ▲ 최성규 차장(취재2팀장)
요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연일 기사에 오르내리고 있다. 기사의 중심에는 삼성물산 지분 7.12%를 보유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엘리엇)이 있다.
 
엘리엇의 수장 폴 싱어는 ‘행동주의 투자자(Activists)’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행동주의 투자자는 주식을 대량으로 매집해 기업 경영에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수익 창출을 위해서라면 다른 나라의 경제 위기를 이용하기도 하고 언론을 동원하기도 한다.
 
이런 비윤리적인 면 때문에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학교 경제학과교수는 “엘리엇은 ‘벌처펀드’의 선구자이자 국제 ‘알박기’ 펀드로 행동주의 펀드의 극단에 서있다”며 “행동주의 펀드답게 포퓰리즘을 통해 대중의 이익으로 포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특정집단의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엘리엇은 실제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비율인 1 대 0.35가 삼성물산의 가치를 과소평가했고, 합병조건도 공정하지 않아 주주이익에 반한다”며 합병 반대 의사를 밝히고,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우호지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은 주주 이익을 명분으로 삼성물산 1대 주주인 국민연금에 합병 반대 서한을 보내고, 소액주주들에도 반대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 일부 소액주주들이 엘리엇 측에 동참하는 분위기를 형성해 삼성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비록 삼성물산이 엘리엇보다 많은 우호지분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한 표가 아쉬운 상황에서 삼성물산은 소액주주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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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삼성물산 역시 주주들에게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찬성하기 위해 삼성물산이 의결권을 대리 행사할 수 있도록 위임해 달라고 요청했다.
 
삼성물산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사업 포트폴리오와 보유 역량을 합치면 회사와 주주 모두에 장기적으로 큰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판단해 이사회에서 최종적으로 합병 추진을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주주는 회사의 주인이지만 우리나라 재벌들은 소액주주들의 이익을 등한시한 부분이 있다. 그래서 소액주주 연대 측이 합병 반대를 위해 300만주(1.92%)를 결집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도 이해가 된다.
 
그러나 엘리엇을 포함한 헤지펀드들의 이력을 살펴보면 엘리엇의 의도는 다분히 불순해 보인다. 지난 2003~2005년까지 소버린은 SK 지분을 매집하고 적대적 인수·합병을 시도해 9000억원대 이익을 거뒀다.
 
칼 아이컨은 2006년 민영화된 KT&G를 공격해 1년 반 뒤 1500억원의 이익을 얻고 한국을 떠났다. 외환카드 인수과정에서의 시장을 교란하고 이익을 챙긴 론스타 등 그동안 헤지펀드를 겪으면서 우리는 그들의 실체를 학습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일정 부분 주주의 이익이 실현된 적도 있었다. 중요한 것은 기업의 미래에 관심이 없다는 점이다. 엘리엇 역시 당장의 이익이 아닌 삼성물산의 미래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다. 엘리엇은 자신들이 원하는 이익이 실현되면 미련 없이 떠나는 헤지펀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익의 추구가 죄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동안 헤지펀드들은 사익을 추구하면서 서슴지 않고 한 국가 또는 한 기업을 훼손시켰다. 더 이상 헤지펀드가 한국에서 맘껏 활개를 치도록 내버려 둬선 안 된다.
 
소액주주들이 서운한 것이 이해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진짜 주주 이익을 생각해 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필요가 있다. 당장의 이익이 아닌 향후 이익까지 신중히 생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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