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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이슈]-한전부지 개발 공공기여금 혈전
허탈한 현대차…1조7천억 내놓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허탈한 현대차…1조7천억 내놓는데 ‘어떻게 이런일이’
서울시, 25개구 균등·분배 강행…강남구, 강남땅 내세워 ‘변전소 불허’ 초강수
김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5-07-22 00:05:24
 ▲ 최근 서울시와 강남구가 한전 부지 개발 공공기여금 사용 범위를 두고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는 데 대해 여론의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이들 두 지자체의 다툼으로 인한 부작용의 여파가 사회적 파장으로 확산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엉뚱하게도 거액을 내놓는 현대차의 사업차질이라는 불똥까지 튀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삼성동 한전 부지 [사진=정성문 기자] ⓒ스카이데일리

최근 한전 부지 개발 공공기여금 사용 범위를 두고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서울시와 강남구, 양 쪽 모두에 대해 여론의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양측의 갈등으로 인한 부작용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실제로 이 중 일부는 이미 현실화 돼 버렸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그룹 “삼성동 한전 부지 개발 대가로 1조7000억 공공기여금 지불할 것”
 
서울시와 강남구, 경제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최근 서울시와 강남구청은 삼성동 한전부지 개발과 관련해 개발주체인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불하기로 한 공공기여금의 사용 범위를 두고 첨예한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갈등은 양측 모두 어느 정도 납득이 될 만한 근거를 앞세우고 있어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상황이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11일 삼성동 한전 부지에 국내에서 가장 높은 빌딩을 지으면서 얻게 될 이익의 대가로 1조7030억원 규모의 공공기여(시설투자, 기여금 등)를 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한전부지 개발구상 및 사전협상 제안서’를 서울시에 제출했다.
 
사전협상 제도는 용도지역 상향조정에 따른 특혜 시비를 없애기 위해 지난 2009년 도입한 제도다. 1만㎡ 이상 부지의 용도지역을 변경할 때 공공과 민간이 사전협상 절차를 통해 공공기여 비율을 산정함으로써 특정 기업 혹은 개인에게 과도한 이득이 집중되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게 이 제도의 본래 취지다.
 
 ▲ 지난달 23일 서울시는 현대차그룹이 제시한 제안서의 내용을 토대로 본격적인 사전협상 작업에 돌입했다. 그런데 이에 대해 강남구가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고 나섰다. 서울시가 독단으로 사전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강력 반발한 것은 물론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사진은 박원순 서울시장(사진 왼쪽)과 신연희 강남구청장 ⓒ스카이데일리

현대차그룹이 서울시에 제출한 제안서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총 7만9341.8㎡(약 2만4000평) 한전 부지 터에 건폐율 38.42%, 용적률 799%를 적용해 115층(571m)짜리와 62층짜리 빌딩 두 동을 지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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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서는 현재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설정돼 있는 토지 용도를 ‘일반 상업지역’으로, 용적률은 법정 최대치인 800%에 가까운 799.13%까지 늘려야 한다. 현대차는 토지 용도 변경을 조건으로 토지 감정가의 36.75%(공공기여율)인 약 1조7030억원을 공공기여금으로 지불하겠다고 제안했다.
 
“불편 감내 강남구 지역주민들 위해 써야” vs “서울시 25개 자치구 균등·분배 사용해야”
 
지난달 23일 서울시는 현대차그룹이 제시한 제안서의 내용을 토대로 본격적인 사전협상 작업에 돌입했다. 현대차가 제안한 계획안을 강남구 등 관련부서·기관과 협의하는 한편 도시계획위원회 등 전문가 자문, 양측 협상단과 외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협상조정협의회 등을 거쳐 조정할 예정이다. 특히 현대차가 제안한 공공기여율 확정과 공공기여금의 용도를 둘러싼 이견을 조정하는 게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져 나왔다. 사업 예정지의 관할 지자체인 강남구가 서울시가 독단으로 사전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강력 반발한 것은 물론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강남구는 “서울시가 구와 협의 없이 종합운동장 등을 포함한 지구단위계획을 일방적으로 발표해 공공기여금을 다른 데 쓰려 한다”며 “115층 규모에 달하는 개발구상안과 1조7030억원이란 공공기여금 규모를 언론보도를 통해 알았는데, 이는 지방자치의 기본 이념이 짓밟힌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강남구는 “영동대로에 7개 광역대중교통 등 인프라가 조성될 예정인데, 이런 개발이 모두 별개로 추진된다면 최소 20년 이상 공사를 해야 한다”며 “심각한 교통난이 예상돼 영동대로 지하를 한 번에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는 또 “현대자동차의 공공기여금은 한전부지 주변(영동대로) 개발에 최우선으로 사용돼야 한다”며 “현대차그룹의 공공기여금이 영동대로 개발에 최우선적으로 사용되지 않으면 시의 어떠한 사전 협의도 전면 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 서울시(시청사, 사진 왼쪽)와 강남구의 갈등 요지는  현대차그룹이 지불하게 될 공공기여금의 사용 범위다. 서울시는 25개 자치구가 나눠서 써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강남구는 관할구역에 존재하는 부지를 개발하는 만큼 각종 불편함을 감내해야 하는 지역 주민을 위해 사용돼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강남구가 이처럼 관할구역에 존재하는 부지를 개발하는 만큼 각종 불편함을 감내해야 하는 지역 주민을 위해 공공기여금이 사용돼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서울시는 공공기여금인 만큼 서울시 25개 자치구의 발전을 위해 균등하게 분배해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특히 서울시는 공공기여금 사용 범위를 자치구에서 서울 전역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법령 개정 건의안을 정부에 제출하는 강수를 펼치기까지 했다. 강남구가 공공기여금 사용 범위가 자치구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구단위계획 구역을 확대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맞불을 놓은 셈이이서 더 큰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강남구 변전소 이전 불허 강수…재계 “애꿎은 현대차그룹만 사업 차질 우려” 지적
 
수 조원에 달하는 공공기여금의 사용 범위를 두고 서울시와 강남구가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시민여론은 어느 한 쪽의 잘잘못이 아닌 이번 갈등 자체를 문제 삼고 있어 이목이 쏠리고 있다.
 
경제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서울시와 강남구의 갈등은 단순히 두 지자체를 벗어나 다른 부문에서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상충된 관점을 앞세운 이들 지자체의 갈등이 사회 전반의 빈부 및 이념 갈등으로까지 확대되는 부작용을 낳고 있는 것과 함께 엉뚱하게도 현대차그룹에까지 불똥이 튀고 있는 부분이다.
 
이번 갈등은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실제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서울시의 ‘무분별한 분배’를 문제 삼는 목소리가 일고 있는가 하면 반대로 강남구에 대해서는 ‘과도한 지역이기주의’라는 비난 섞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문제는 이들 지자체의 의견이 완전히 대립되면서 지지하는 여론 또한 엇갈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례로 이번 서울시의 계획 변경으로 수혜를 받게 된 송파구와 이를 반대하는 강남구는 서로 불편한 관계가 돼 버렸다. 이번 사태에 대한 두 자치구 주민들의 입장 또한 사회적 갈등 양상으로 번질 우려되고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 서울시와 강남구의 다툼으로 인한 각종 부작용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그룹 또한 적지 않은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자체의 갈등으로 인해 현대차그룹이 주도하는 옛 한전 부지 개발사업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특히 강남구에 대해서는 노골적으로 몽니를 부리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사진은 현대차그룹 본사 전경 ⓒ스카이데일리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오히려 심각하게 지적되는 부분이 따로 있다. 재계 다수의 관계자들이 “서울시와 강남구의 갈등으로 애꿎은 현대차가 입는 피해가 실로 막대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재계 한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시와 강남구의 갈등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곳은 현대차그룹이다. 두 자치구의 갈등으로 현대차그룹은 10조원이 넘는 돈을 투입해 진행 중인 ‘한전 부지 개발 사업’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실제로 강남구가 현대차의 앞길을 막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30일 강남구청이 현대차그룹이 제출한 한전 용지 내 삼성변전소 증축계획안에 대해 ‘불허’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한전 별관동 지하에 위치한 삼성변전소는 3924㎡ 규모로 삼성동 일대 6035가구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설비가 복잡하고 안전문제와도 직결돼 현대차그룹은 신사옥 착공 전에 변전소를 먼저 이전하려 했다.
 
그러나 강남구청은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이전 과정에서 연면적이 3924㎡에서 5999㎡로 2075㎡ 증가해 증축이 아니라 신축에 해당하기 때문에 해당 구청의 인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게 그 이유였다.
 
문제는 강남구청이 변전소 이전을 불허한 이유를 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재계는 물론 일반 대중들 까지도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강남구가 서울시와 갈등을 빚자 애꿎은 현대자동차그룹을 상대로 몽니를 부리고 있다는 게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여론이다.
 
게다가 강남구가 변전소 이전을 인질 삼고 있는 듯한 태도를 비쳐 논란은 커지고 있다. 지난 20일 강남구는 보도자료를 통해 “강남구는 현대차그룹의 한전부지 개발 착공을 위해 선결사항의 하나인 변전소 이전·신축 허가권을 갖고 있다”며 “따라서 강남구를 제외한 서울시와 현대차그룹 양자만의 협상으로는 실효적인 개발작업 진행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참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계의 다른 중역은 “강남구의 보도자료 내용은 누가 보더라도 ‘변전소 이전·신축 허가권을 갖고 있으니 강남구의 입장을 반영해라’라는 협박에 가깝다”며 “결국 강남구는 현대차의 변전소 이전 계획을 불허한 것이 서울시와의 갈등 때문이라는 것을 스스로 시인한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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