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란 영국 경영전략가 존 호킨스가 주창한 개념으로 지식과 정보를 이용한 창조적인 경제활동을 일컫는 말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통용되는 창조경제의 개념은 이와 다소 차이가 있다. ‘박근혜 정부’의 주요 정책 중 하나인 창조경제는 정보기술을 중심으로 첨단과학기술을 산업 전반에 접목시켜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가 경제를 발전시킨다는 개념이다. 존 호킨스의 창조경제가 ‘이론’에 가깝다면 우리나라의 창조경제는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한 일종의 ‘정책’인 셈이다. 이는 박 대통령이 대선 후보시절부터 ‘핵심공약’ 중 하나였으며 임기 내에 한국경제의 체질을 바꾸겠다는 목표로 추진해 왔다. 박근혜 대통령은 집권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점차 창조경제를 국정키워드로 삼는 모습이다. 지난해 6월 미래창조과학부는 ‘9대 미래성장동력 실행계획’을 발표했고 이어 전국 17개 도시에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속속 들어서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창조경제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각 시도별로 1개 이상씩 들어선 창조경제혁신센터는 국내 주요 대기업이 저마다 강점이 있는 산업분야를 중심으로 투자했다. 24일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로 창조경제혁신센터 지원 대기업 총수들을 초청해 오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재계 인사들은 오는 ‘8·15 광복절 특사’에 재계 인사들의 사면을 촉구하기도 했다. 스카이데일리가 창조경제를 중심으로 뭉친 박근혜 대통령과 재계 주요 인사들과의 만남을 중심으로 현재까지 창조경제혁신센터 등의 성과와 재계의 주요 사안 등에 대해 진단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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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오전 청와대로 기업 총수들을 불러들였다. 전국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지원하는 기업들과 관계부처장관 및 실무자 등을 격려하기 위한 자리였다. 오찬 전부터 허창수 전경련회장과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등은 최근 이뤄지고 있는 ‘기업인 사면’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대통령 국정과제와 기업인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는 등 ‘윈윈을 위한 신 정경유착’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스카이데일리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창조경제혁신센터장과 각 센터를 지원하는 대기업 총수들을 청와대로 불러 오찬을 가졌다.
한국경제의 ‘체질개선’을 임기 하반기 최우선과제로 정한 박 대통령이 ‘창조경제’ 지원을 위해 발 벗고 나선 대기업 총수들에게 협조를 당부하기 위한 자리인 것이다. 재계 인사들은 이날 박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오는 8월 15일 광복절을 맞아 실시될 ‘대통령 특별사면’에 기업인 사면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는 이번 자리가 사실상 ‘신(新) 정경유착’의 긍정적인 신호탄이라고 해석했다. 권력과 검은 돈으로 점철된 구시대적 정경유착이 아닌 국가 경제발전과 이를 위한 권력의 호흡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또한 지배구조 개편작업을 서두르는 재계가 과거의 독단적 총수문화를 벗고 주주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또 이에 걸맞은 보답을 하는 ‘친주주적’ 행보를 보이는 것 역시 체질개선에 나선 국내 경제에 긍정적인 시그널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창조경제혁신센터 등 ⓒ스카이데일리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삼성은 ‘전자’ 현대는 ‘자동차’ 기업들 맞춤지원
오찬에는 전국 17개 혁신센터장과 각 센터를 지원하는 재계 총수 그리고 최경환 경제부총리,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장관, 김종덕 문화체육관광장관, 윤상직 산업통상부장관, 임종룡 금융위원장, 한정화 중소기업청장, 최동규 특허청장 등 60여명이 참석했다. 사실상 이번 정부의 하반기 역점 사업인 창조경제를 위한 거물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이 자리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창조경제의 기반이 마련된 만큼 이를 활용하고 발전시켜 본격적인 성과를 창출해내야 할 것이다”며 “세계와의 경쟁에서 우리가 살아남고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이루기 위해 창조경제로의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국 17개 혁신센터 구축이 완료됨에 따라 이들 혁신센터는 해당 지역과 산업의 구심점이 돼 창업 등 지원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또한 이를 위해 각 센터의 지원을 맡고 있는 재계와 관계부처 등이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혁신센터는 대기업·중소기업 상생발전과 각 지역의 유능한 숨은 인재를 찾을 수 있는 접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혁신센터가 창업과 지역 혁신의 거점기능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려면 여기 모이신 지원기업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제 우리 기업들은 보다 속도감 있게 박차를 가해 혁신센터가 성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우수 벤처기업을 폭넓게 지원하고 청년들을 위한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들 것이며 전용 펀드를 조성해 판로 개척을 도와 중소 벤처기업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고 화답했다.
▲ ⓒ스카이데일리
청와대 재계 ‘경제인 사면’ 빅딜 성사될까…전경련·대한상의 회장도 오찬회동 참석
오찬 회의에는 전남 여수 혁신센터를 지원하는 GS그룹 허창수 회장(전경련 회장)과 경남 창원의 혁신센터를 지원하는 두산그룹 박용만 회장(대한상의 회장)도 참석했다. 이들은 오찬 참석 전부터 줄곧 박 대통령에게 경제인 사면을 요청했던 공통점이 있다.
지난 22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진행된 ‘제40회 대한상의 제주포럼’ 기자간담회에서 박 회장은 “기업인도 국민화합과 국가이익 차원에서 사면 대상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단지 기업인이라는 이유로 빠지면 오히려 역차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들에게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남은 처벌을 받는 것보다 밖에 나와 좀 더 모범적인 기업을 만드는데 힘쓸 수 있을 것이다”며 “이들이 모범적인 기업을 만들 수 있게 기회를 주시기를 간곡히 소청한다”고 밝힌 바 있다.
허 회장도 지난 23일 전경련 CEO 하계 포럼 중 박 회장과 비슷한 생각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기업인을 사면해 사회에 공헌할 기회를 줘야 한다”면서 “사면을 하면 기업인은 사회에 보답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고 본인 뿐 아니라 나라를 위해 열심히 할 것이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과의 만찬을 앞두고 국내 양대 경제인 모임의 수장이 ‘사면’과 관련된 언급이 이어지자 청와대 측은 사면을 논할 자리가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오찬을 앞둔 시점에서 한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오찬에서 기업인 사면 언급은 없을 것이다”고 못박기도 했다.
▲ ⓒ스카이데일리
하지만 재계 다수는 사실상 창조경제를 구심점으로 뜻을 모은 청와대와 재계의 사실상 ‘빅딜’이 이뤄졌다고 해석했다.
재계 관계자는 “박 대통령도 재계의 도움으로 혁신벤처센터를 건립해 임기 중 역점사업인 창조경제의 틀을 마련했다”며 “이날 공식적인 사면언급은 없었으나 언론 등을 통한 메시지 전달이 분명히 된 만큼 박 대통령이 용단을 내리게 될 것이다”고 전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창조경제를 추진하는 박 대통령이 기업인 사면을 통해 기업에 확실한 지원 메시지를 전달하게 된다면 창조경제 추진이 훨씬 용이할 것이다”면서 “사실상 긍정적 시그널의 ‘신 정경유착’이 국가 경제의 체질을 바꿔놓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신 정경유착’이 우리나라 경제에 순기능을 할 것이라는 해석에 다른 기업인들도 뜻을 같이했다. 이들은 이 같은 신 정경유착이 비단 정권과 재계를 넘어서 일반 주주들을 비롯한 사회 전반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재계의 한 고위층 인사는 “우리나라 대기업들의 최대 화두는 ‘지배구조 개편’이다”며 “최근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과정에서 드러났듯이 지배구조 개편에 있어 정부의 직·간접적 지원이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같은 점을 들자면 정부와 재벌 모두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들 모두 서로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며 “서로가 서로를 도와 개혁을 이뤄 국가경제를 발전시키겠다는데 이 정경유착이 나쁠 이유가 어딨느냐”고 강조했다.
▲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창조경제혁신센터장 및 지원기업 대표 간담회에 참석, 격려사를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의장, 이재용 삼성그룹부회장, 김선인 대구혁신센터장, 박근혜 대통령, 허창수 GS그룹회장, 박용만 두산그룹회장, 최상기 경남혁신센터장, 최경환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장관, 김승연 한화그룹회장 [사진=뉴시스]
재계 관계자들은 또 SK하이닉스, 현대차, 제일모직 등이 속속 주주를 위한 정책을 내놓은 것도 신 정경유착의 연장선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와 기업’ 그리고 ‘기업과 주주’간 유대관계가 강화되면서 국가경제에 이바지할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최근 기업들은 잇따라 주주들을 위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주된 목적은 ‘주가관리’다. 기업의 결단에 따라 주가가 떨어지며 예기치 않은 주주들의 손해를 최대한 막기 위해 주가관리에 힘을 쏟겠다는 것이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한전부지 매입 이후 주가가 하락하자 주주들에게 중간배당을 약속했고 주당 1000원의 배당을 약속했다. 회사 역사상 처음이었다. SK하이닉스도 자사주 2200만주 매입을 약속한 상태며 제일모직도 최근 합병과정에서 떨어진 주식가치를 올리기 위해 자사주 250만주 매입을 약속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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