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은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이 명동 다음으로 많이 찾는 장소다. 이태원은 애초에 용산 미8군 기지의 군인을 대상으로 기념품 장사를 주로 하는 곳이기도 했다. 지금도 이태원 시장을 가보면 군용제품을 팔거나 뱃지, 기념품 등을 파는 가게들이 종종 있다. 이태원은 1997년 서울시에서는 처음으로 관광특구로 지정되면서 외국인 유치에 열을 올렸다. 현재 이곳은 연간 164만명, 하루 4500여명이 찾는 외국인 관광의 메카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관광명소로 자리를 잡았지만, 이곳은 마땅한 주차시설도 없고 공공화장실도 찾기가 매우 어렵다. 이런 곳을 서울시는 2003년 뉴타운 구역으로 지정했다. 지난 2011년에는 한남1구역에 추진위가 설립 되면서 재개발이 순조롭게 흘러가는 듯 했다. 이태원 상권이 확장되면서 이곳 일대는 자연스럽게 토지가와 임대료와 상승했다. 스카이데일리가 일부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힌 한남제1구역 재개발 지역을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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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산구 이태원동 79번지 일대는 지난 2002년 뉴타운 지구로 지정됐다. 용산구 이태원동을 비롯한 보광동 한남동 일대는 현재 한남 1~5구역으로 나뉘어 재개발이 진행 중이다. 그 중 한남제1구역은 주민들 반대에 부딪히며 10년 넘게 재개발이 답보상태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지난 2003년 11월 한남뉴타운으로 지정된 이래로 한남1구역 재정비 촉진구역 재개발은 주민들 반대에 부딪히며 12년 넘게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
용산구 이태원동 79번지 일대는 지난 2003년 서울시가 한남뉴타운으로 지정했다. 이후 2006년 한남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되면서 재개발이 순조롭게 시작 되는 분위기였다. 이에 한남1구역은 지난 2011년 추진위원회를 설립하면서 재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한남 제1구역은 외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이태원동 해밀톤 호텔 건너편에 있는 지역으로서 관광특구로 지정된 곳이기도 하다. 한남 제1구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지대가 낮아 높은 용적률을 받을 수 있는 곳이라고 부동산 관계자들은 전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해밀톤 호텔 앞 보광로를 따라서는 건물을 낮은 층으로 짓고, 1구역 중심으로 갈수록 25층까지 높은 층을 배치해 최대한 용적률을 끌어 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추진위 설립 4년인데 주민 동의율 낮아…반대 주민 “재개발하느니 임대료 받겠다”
한남 제1구역은 추진위가 설립된지 4년이 지났지만, 주민 동의율이 낮아 현재까지 조합도 설립되지 않은 상태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1구역은 다른 한남 구역에 비해 집값도 비싸고, 주민 반대가 심해 조합 설립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주택이 지어진지 30년이 넘어가고 노후화된 주택이 주를 이루는 한남 제1구역은 서울의 다른 재개발 지역보다 주민동의가 낮다. 동의율이 낮은 배경에는 2~3년 전부터 이태원동이 인기를 끌면서 이태원 상권이 재개발 구역인 한남1구역까지 확장됐기 때문이다. 임대인들이 재개발을 하느니 오를 전망이 있는 임대료 수익이 더 낫다는 판단에서다.
추진위가 설립될 당시 2010년 용산구청 신청사가 완료되고 보광로59길에 폭 8m 소방도로가 형성되면서 노후화된 주택을 리모델링해 카페와 음식점이 곳곳에 들어섰다. 상권이 형성되자 건물임대료나 집값이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 지난 2010년 신 용산구청사가 지어지면서 보광로 59길에 소방도로가 형성됐다. 소방도로와 신청사가 들어서자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졌다. 현재 한남제1구역 재개발 지역 일대는 노후화된 주택을 리모델링하는 공사가 군데군데 진행 중이다. ⓒ스카이데일리
한남 1구역 내에 있는 한 부동산 전문가는 “노인 거주비율이 높은 이곳에 임대수입을 얻어 생활하는 사람이 많다”며 “재개발을 굳이 해서 더 많은 이익을 추구하기보다 현재 임대료도 충분하기 때문에 재개발을 반대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이 든 건물주들은 자식들, 재개발보다 높아지는 임대료 수익이 더 효자라는 말까지 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송덕화 한남1구역 추진위원장은 “현재 재개발 구역 내에 있는 반대 세대를 제외하고 분리개발을 진행 중이다”며 “이 분리가 원만하게 진행 된다면 조합을 설립하는데 지장이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외국인이 처음 찾은 명소인 이태원이 너무 노후화 돼 있고, 주차장, 공공화장실을 눈 씻고 찾아 볼 수가 없다”며 “또한, 새롭게 난 소방도로 이면에는 위급상황이 발생하면 소방차가 들어 갈 수 없는 지역이어서, 대승적인 차원에서 재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개발이 12년 넘게 제자리 상태에 머물고 주민들의 반대가 심해지자 서울시는 지난 2일 입장을 드러냈다.
서울시 주거재생본부 관계자는 “한남재정비촉진지구는 용산공원·남산·한강 등 주변지역과의 조화 및 경관과의 정합성을 검토하는 사항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남재정비촉진지구 전체계획에 대해 검토 중에 있으며 향후 논의과정에 따라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도정법 개정 국회 통과…4년안에 조합 설립 못하면 한남뉴타운 악재
지난달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개정’(이하 도정법)이 개정안이 국회 본 회의를 통과했다. 이번 개정안의 골자는 추진위가 설립된 이후 4년 간 조합이 설립되지 못하면, 이를 자동적으로 정비구역을 해제한다는 내용이다.
▲ 한남제1구역은 이태원 상권이 확장되면서 최근 2~3년 사이에 음식점을 비롯한 카페 등이 속속 들어오고 있다.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사람들이 발길이 잦아지고 상권이 형성되자 인근 임대료나 집값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서울시에 따르면 2012년 이전에 추진위를 만들고 현재까지 조합설립인가가 나지 않은 정비구역은 77곳이다. 이 중 한남 제1구역도 이번 도정법 개정안에 속하는 곳이다. 이번 개정안은 특히 잘되는 곳은 밀어주고 안되는 곳은 과감하게 구역 해지한다는 정부의 복안이 담겨 있다.
한남1구역 재개발 반대하는 주민들은 이번 개정안을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현재 재개발 때문이 아니더라도 이곳 지역은 이태원 상권 확장의 여파로 단독주택의 경우 시세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태원에 정통한 한 부동산 관계자는 “지난해에만 하더라도 토지면적 3.3㎡당 2000만원대에 불과했던 한남1구역은 현재 그 두 배가 올라 3.3㎡당 4000만원에 거래가 된다”고 밝혔다.
한남 제1구역은 애초부터 274% 용적률에 일반분양 47%라는 기본계획이 나왔었다. 한남에 재개발이 진행 중인 5개 구역 중에서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하고 있으며, 1구역의 사업 여부에 따라 나머지 구역들의 사업성도 결정될 것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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