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OECD는 ‘2014 OECD 과학기술산업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는 OECD 회원국(34개국) 및 비회원국 12개국 총 46개국의 R&D(기술개발, Research and Development) 동향이 담겨 있었다. 우리나라는 GDP대비 총 R&D 투자비율 4.36%로 조사대상국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기업의 R&D집약도(매출액 대비 총 R&D 투자비율) 역시 3.4%로 1위를 기록했다. OECD는 R&D를 ‘인간·문화·사회 등을 망라하는 지식의 축적을 늘리고 또 그것을 새롭게 응용하게 되면서 이뤄지는 모든 창조적인 활동’이라 설명하며 R&D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경제학 이론 중 ‘내성적 성장이론(Endogenous growth theory)’은 R&D에 의한 기술 진보가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지하자원 대신 인적자원의 경쟁력이 있는 우리나라가 귀담아야 할 부문이다. 최근 서울시 서초구 양재·우면동 일대가 R&D의 거점지역으로 변모하는 분위기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현재 계획 중인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가 완공되면 이곳을 그룹 사옥으로 활용하고 현 양재동 사옥을 R&D센터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LG전자와 KT는 이미 우면동에 ‘LG전자 우면 R&D센터’와 ‘KT R&D센터’를 세우고 한창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도 가세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우면동에 ‘삼성전자 서울 R&D캠퍼스’를 세웠다. 연면적 33만㎡(약 10만평) 규모의 이곳은 이달 말께부터 속속 입주를 시작하며 약 7000여명의 임직원이 이곳에서 근무할 예정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삼성의 R&D 거점기지가 될 서울 R&D캠퍼스 등에 대해 진단해봤다.
|
▲ 삼성전자 서울 R&D캠퍼스(사진)는 현재 6개동의 건물이 완공된 상태다. 입주를 앞두고 내부 마무리공사가 한창이었다. 공사가 마무리되는 이달 말 경부터 삼성전자 디자인경영센터, 소프트웨어센터, DMC연구소 등이 입주를 시작할 예정이다. ⓒ스카이데일리
서울시 서초구 우면동에 위치한 ‘삼성전자 서울 R&D캠퍼스’를 6일 오전 찾았다. 아파트들이 밀집한 주거지역 한 가운데 ‘성촌마을’이란 거대한 표석 뒤로 6개동의 건물들이 웅장하게 눈에 들어왔다.
건물은 A동부터 F동까지 총 6개동으로 이뤄져 있었다. 표석 바로 뒤에 위치한 10층짜리 C동을 제외하면 나머지 건물들의 층고는 8층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삼성 측 관계자는 이 6개동 건물들 모두 지하로 연결돼 있다고 전했다.
이곳이 삼성전자 R&D센터임을 나타내는 현판은 크지 않았다. C동 입구에 위치한 안내도에만 ‘SAMSUNG ELECTRONICS’라는 작은 글씨 밑으로 ‘Seoul R&D Campus’라고 표기돼 있을 뿐이었다. 나머지 안내도에는 ‘SAMSUNG ELECTRONICS’라는 글자만 적혀 있다.
각 건물 입구에는 한명 내지 두·세 명씩 짝을 이룬 보안업체 직원들이 일반인들의 건물 출입을 통제했다. 한 보안업체 직원은 “건물은 현재 내부공사 및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고 설명했다.
실제 유리로 된 외벽 너머로 일부 인원들이 마감공사를 하는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다. 삼성 사원증을 목에 건 일부 사람들도 건물을 드나들었다. 보안업체 직원은 “입주를 앞두고 일부 직원들이 오가는 것 같다”며 “입주는 10월 말부터 12월까지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 ⓒ스카이데일리
R&D센터는 주택가로 둘러싸인 곳이다. 북족으로 우면산을 등진 이곳 R&D센터는 남쪽으로는 태봉로를 사이에 두고 약 1500단지 규모의 서초 네이처힐 3·4단지가 자리하고 있다. 동·서로는 우면초등학교와 영동중학교가 자리했다.
네이처힐 4단지 앞에 조성된 상권 역시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조였다. 상가 건물에는 은행·마트·교회·학원·병원·약국 등의 간판이 내 걸려 있었다. 단 한 건물만이 ‘유일한 오피스텔 건물’이란 현수막을 내걸었을 뿐이다.
R&D센터 뒤편으로는 이곳의 입주에 맞춰 새로운 상권이 형성되는 모양새다. 3~4층 규모의 신축 상가 건물들이 들어선 이곳은 식당·카페·편의점·당구장·미용실 등이 입점했거나 입점을 준비 중이었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이곳 상가에 많은 이들이 입점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일같이 많은 이들이 전화 등을 통해 문의를 계속한다는 것이다. 또한 1층의 경우 계약이 완료된 상태라고 전했다.
이곳 R&D센터는 삼성전자 산하 다수의 연구기관들이 이달 말부터 입주를 시작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디자인경영센터, 소프트웨어센터, DMC연구소 등의 이주가 마무리되면 이곳 R&D센터는 약 7000여명의 임직원들이 상주하게 된다.
▲ ⓒ스카이데일리
연말까지 인력배치가 마무리되면 이곳 R&D센터는 삼성의 미래를 책임질 다양한 연구·개발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동안 ‘하드웨어’에 치중된 삼성전자를 ‘소프트웨어’ 중심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이끌 전진기지가 될 전망이다.
세계 속에서 인정받는 삼성전자가 앞으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에 치중해야 한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된 상태다. 미래 고부가가치는 ‘제품’이 아닌 ‘시스템’이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전자의 경우 세계에서 가장 많은 휴대폰(스마트폰·피처폰 등)을 판매하고 있지만 스마트폰 운용체제(OS)는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삼성 자체 OS ‘타이젠’이 있지만 이는 일부 스마트TV에만 탑재된 상태다. 안드로이드에 비해 늦게 출시해 점유율 및 인지도 등에서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 해 삼성전자의 브랜드가치는 453억달러(약 53조원) 가량이다”며 “도약을 위해선 R&D센터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 최고수준의 하드웨어가 오늘날 삼성의 브랜드 가치를 이뤄냈다”며 “도약을 위해서는 이제 디자인·프로그램 등을 바탕으로 한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때다”고 말했다.
▲ 자료: 삼성전자 등 ⓒ스카이데일리
경부고속도로 따라 ‘삼성타운’…서초동 그룹 본사부터 천안까지
일각에서는 이곳 R&D센터가 상대적으로 고립됐다고 지적했다. 본사가 위치한 강남일대와 R&D센터 사이에 우면산이 자리하고 있어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R&D센터가 양재IC 인근에 위치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실제 삼성그룹 간 접근성은 우수하다고 볼 수 있다. 그룹 본사가 위치한 서초동부터 각종 전자계열사 본사 및 사업장 등 삼성그룹 관계기업과 시설들이 경부고속도로 인근에 대거 위치했기 때문이다.
반포IC와 서초IC 사이에는 삼성그룹 본사가 위치했으며, 양재 IC에는 서울 R&D캠퍼스가 위치한 가운데 수원·기흥·평택·천안IC 인근에는 삼성그룹 내 전자계열사가 다수다.
수원IC와 기흥IC 일대는 삼성전자 타운이라 불러도 손색없을 정도다. 수원IC 인근에는 삼성전자 본사 및 수원사업장을 비롯해 삼성SDI 배터리연구소, 삼성전기 본사·수원사업장, 삼성SDS 수원 ICT센터 등이 자리했다.
인근 기흥IC 주변으로는 삼성전자 기흥사업장·나노시티화성캠퍼스·부품연구소 등이 자리했으며 삼성SDI본사와 삼성디스플레이 기흥캠퍼스가 위치했다.
▲ 전문가들은 이곳 R&D센터가 강력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7위의 브랜드가치를 지닌 삼성전자의 도약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또한, 이곳이 양재IC 인근에 자리했다는 점에서 경부고속도로를 따라 조성된 삼성그룹 전자계열사와의 연결성이 용이하다는 평가다. ⓒ스카이데일리
평택IC 인근에는 오는 2017년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단지로 거듭나게 될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공사가 한창이며 천안IC 인근에는 삼성전자 천안·온양사업장, 삼성SDI 천안사업장, 삼성디스플레이 아산본사 및 천안·아산사업장 등이 자리한 상태다.
삼성과 코닝사가 합작해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인 올레드(OLED) 기판유리와 타겟을 생산하고 있는 삼성코닝어드밴스드글라스 역시 천안IC 인근에 아산사업장을 두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그룹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전자계열사가 경부고속도로를 중심으로 밀집해 있다는 것은 삼성이 효율성의 극대화를 추구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또한, 경부고속도로를 중심으로 전국 어느 곳이나 빠르게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