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Acquisitions)는 대상기업의 자산 혹은 주식을 취득해 경영권을 획득하는 것이며, 합병(Merges)은 두 개 이상의 기업이 결합해 법률적으로 하나의 기업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기업 인수·합병(M&A)은 기업을 사고파는 것을 말한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산업 환경에서 M&A는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유용한 전략으로 사용된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M&A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게 남아 있다. 중소기업의 핵심기술을 빼가는 대기업들의 횡포를 경험한 데에다가, 과거 적대적 M&A를 시도해 소위 ‘먹튀’한 헤지펀드들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인 특유의 동업에 대한 부정적 의식 역시 시너지를 내는 공동경영 방식의 M&A 시장 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부작용과 부정적 여론이 일어날 수 있는 적대적 M&A와 달리 정상적인 M&A는 장점이 많다. M&A는 자본주의의 큰 흐름이면서 기업인들에게는 중요한 경영전략으로 오래전 부상했다. 기업들은 M&A를 통해 기업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한편 한계에 달한 사업을 정리하고 신성장동력을 찾기도 한다.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세계 경제 시장에서 글로벌 M&A 시장 규모는 나날이 커지고 있다. 이런 세계적인 추세와 재계의 요청에 의해 정부는 지난해 10월 M&A활성화를 골자로 한 상법 개정안을 국회에 상정했다. 스카이데일리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을 통해 국내외 M&A 시장을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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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 시장 활성화 방안을 담은 정부의 상법 개정안이 1년여 만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통과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삼각주식교환, 역삼각합병, 삼각분할합병, 소규모 주식교환 요건 완화, 간이 영업양도·양수 도입 등이 담겨 있다. 사진은 국회의사당 ⓒ스카이데일리
인수·합병(M&A) 원활히 하는 내용 정부입법 상법 개정안 국회 의결
최근 기업 인수·합병(M&A)을 원활히 하는 내용을 골간으로 한 정부의 상법 개정안이 1년여 만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통과했다. 소위는 상법 개정안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삼각주식교환, 역삼각합병, 삼각분할합병, 반대 주주 주식매수청구권 제도정비, 무의결권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 권한, 소규모 주식교환 요건 완화, 간이 영업양도·양수 도입 등이 담겨 있다.
이번 개정안에 도입된 삼각합병은 A회사의 자회사인 B가 C회사를 합병하면서, 소멸하는 C회사의 주주에게 B가 아닌 모회사 A회사의 주식을 교부하는 방식이다. 삼각합병 이용시 C회사가 B에 흡수돼 A회사의 자회사가 된다. 삼각합병을 할 경우 합병 당사자가 아닌 A회사의 주주총회 특별결의 또는 A회사 주주에 대한 주식매수청구권 부여가 요구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어 미국 등 선진국에서 선호하는 방식이다.
이와 유사한 역삼각합병은 주식교환을 이용한 방식으로, B가 가지는 A회사의 주식을 C회사 주주에게 이전하고, 그 대가로 C의 주주가 가진 C회사 주식은 B가 아닌 모회사 A회사에게 이전하는 방식이다. A회사가 C회사의 주식을 취득함으로써 C회사를 자회사로 만든다는 점에서는 삼각합병과 같으나, 삼각합병과 달리 C회사를 소멸시키지 않고 존속시킴으로써 C회사가 가지는 상호∙영업권∙특허권 등이 유지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삼각분할합병은 분할 합병시 분할되는 회사의 주주에게 존속회사(합병회사) 모회사의 주식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다.
매도기업, 한계사업 정리 신성장동력 출구…매수기업, 검증된 신사업 진출 시너지
정부는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M&A 시장이 확대돼야 한다는 재계의 주장을 받아들여 지난해 10월 기업의 원활한 구조 조정 및 투자 활동이 가능하도록 다양한 형태의 기업 인수·합병 방식이 포함된 상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상법 개정안아 정부기관과 인수·합병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이들은 이번 개정으로 소규모 합병이 쉬워지면서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자금지원과 투자 확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좀비기업과 한계기업의 증가로 기업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하는 정부 역시 이번 개정안의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통과를 반기는 분위기다. 국내 기업들 역시 반기는 상황이다.
매도 기업 입장에서 M&A는 한계 사업을 정리하고 신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다. 불필요한 사업 부문이나 기업을 다른 곳에 매각함으로써 집중화를 도모하고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M&A는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려는 인수자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이미 시장에 진출해 사업성이 검증된 기존 기업을 인수함으로써 기업은 핵심기술과 노하우를 확보할 수 있다. 시장 지배력을 키우고 위험을 분산하는 역할로도 활용된다.
▲ 지난 2011년 7월 SK텔레콤을 통해 하이닉스 인수를 선언했던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3조4267억원을 투입해 하이닉스를 품에 앉았다. 이후 SK그룹은 4조원에 달하는 설비 증설 투자를 단행했다. 현재 SK하니익스는 그룹의 주력인 통신과 에너지 불황을 대체하는 알짜 계열사로 부상했다. 사진은 SK하이닉스 이천 공장 ⓒ스카이데일리
삼성전자는 M&A에서 새로운 사업영역을 찾았다. 지난 2월 삼성전자가 인수한 미국의 루프페이는 기존의 카드 단말기에서도 스마트폰 간편결제가 가능한 마그네틱 보안전송(MST) 기술을 가진 업체다. 삼성전자는 2000억원을 주고 해당 기업을 인수해 전자결제 시스템의 핵심기술을 보유하게 됐다. 루프페이 인수는 삼성페이가 나올 수 있는 배경이었다.
SK의 하이닉스 인수는 신의 한수라는 평가를 받는 M&A 사례다. 2013년 흑자전환에 성공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려 인수 2년 만에 SK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발돋움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액 16조9000억원, 당기순이익 3조8000억원을 달성했다.
4000조원대 글로벌 M&A 시장, 90조원대 국내 M&A 시장 ‘지금도 확대 추세’
글로벌 M&A는 신성장 산업과 국경 간 M&A를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영국 금융 조사업체 톰슨 로이터 등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초순까지 진행된 M&A 총액은 3조4600억 달러(한화 약 4000조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 한 해 3조3530억 달러를 이미 뛰어넘은 수준으로, 이런 추세라면 종전 최고치였던 2007년의 4조1200억 달러를 무난히 돌파할 전망이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은 세계 최대 맥주회사 안호이저-부시 인베브(AB InBev)가 2위 업체인 사브밀러를 1042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한 것을 포함해 최근 대형 M&A가 잇따라 성사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 자료: 금융감독원 ⓒ스카이데일리
국내 M&A시장도 확대 추세에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부동산 인수를 포함한 국내 M&A 시장은 797억 달러(약 87조3000억원) 규모였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200억 달러대로 다소 주춤했던 M&A 시장은 2013년 400억 달러를 넘어 2014년 800억달러를 육박했다.
M&A 시장은 날로 성장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여전히 M&A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존재한다. 국민들은 헤지펀드로 인한 국부 유출을 경험한 데다가 자수성가형 부자를 높이 평가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성공을 가로채는 것처럼 보이는 M&A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다.
일례로 2003년 3월 소버린펀드는 SK(주) 주식 14%를 매입한 후 최태원 회장 교체를 주장했다. 당시 6100원대에 불과했던 SK(주)의 주가는 경영권 분쟁 속에서 2004년 12월 6만9000원까지 올랐다. 2005년 7월 SK(주) 지분을 모두 매각한 소버린펀드는 1조원의 차익을 낸 뒤 한국을 유유히 떠났다.
2006년 기업 사냥꾼으로 불리는 칼 아이칸은 공개매수 방식을 동원해 KT&G에 대해 적대적 M&A를 시도했다. KT&G는 비록 경영권을 지켰지만 아이칸 경영권 다툼 과정에서 오른 주가로 인해 약 1500억원 시세 차익을 얻었다.
이런 적대적 M&A의 폐해를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M&A 시장은 경제 규모에 비해 발달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국내 M&A시장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법 개정보다도 M&A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 자료: 자본시장연구원 ⓒ스카이데일리
황세윤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중소·벤처기업 M&A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대기업이 매수의 주제로 나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국내 대기업들은 핵심인력을 통해 기술을 빼오는 우회적인 방법으로 M&A를 했는데, 앞으로는 제 값을 다 주고 M&A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적대적 인수·합병의 빗장을 풀면 합법적 기업사냥이라는 선순환 효과를 오히려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정부가 입법을 추진하면서까지 M&A 풀무질을 하는 것은 기업들을 약육강식 정글에 밀어넣는 모습이지만 경쟁력을 갖춘 기업과 한계기업들이 시장에서 구분되고 자정되는 기능을 할 것이라는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다만 긍정적 인수·합병 시장이 성숙되기까지는 상당한 시행착오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황실장은 이에 대해 “이번 상법 개정안으로 잘 안 되던 국내 M&A 시장이 바로 활성화되지는 않겠지만, 향후 활성화 분위기를 조성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며 “개정안은 필요·충분 조건일 뿐 긍정적인 M&A 문화를 조성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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