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이 발달할수록 사양을 맞이해야 하는 제품들이 있다. 휴대폰이 개인에게 보급되면서 줄어들기 시작한 일반전화가 그렇고 개인용 컴퓨터(PC)·인터넷·이메일·PDF 등이 등장하면서 팩스와 타자기의 역할이 희석된 것 역시 그렇다. 음악을 재생하는 방식도 마찬가지다. LP를 밀어낸 CD와 테이프는 MP3의 등장과 함께 매대에서 사라졌거나 명맥만 유지하고 있으며 MP3 역시 스트리밍이 등장하면서 점차 비중이 줄어드는 추세다. 특히 스마트폰의 등장은 많은 제품들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거나 역할을 크게 약화시키는데 한 몫 했다. 과거 가방 안에 들어있었던 MP3플레이어, 수첩, 노트, 디지털카메라, 전자사전 등의 기능은 스마트폰의 등장 후 대폭 줄어들게 됐다. 일부 학자들과 업계 관계자들은 스마트폰 옆을 지키고 있는 지갑과 지갑 속을 채우고 있는 신용카드 역시 그렇게 될 지 모른다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현금사용을 크게 줄인 신용카드가 스마트폰 속으로 들어가면서 폰 하나로 경제생활까지 가능해 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이다.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하듯 점차 간편 결제시장이 확대되고 있으며, 경계를 망라한 다수의 기업들이 이 분야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국내 간편 결제시장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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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모바일 결제시장 규모가 해를 거듭할수록 급증하는 가운데 로아컨설팅이 조사한 결과 카카오(사진우·제주본사)와 삼성전자가 소비자들의 선호도 1·2위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운영 중인 카카오페이·삼성페이 모두 온·오프라인 사용이 가능하지만 온라인에서는 카카오가 오프라인에서는 삼성이 각각 우위를 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카이데일리
“카카오페이로 시작해 삼성페이로 끝난 한 해였다. 카카오페이가 모바일 간편 결제시장을 열었다면 삼성페이는 이를 오프라인으로 확대하며 시장을 넓혔다. 또 해외 업체들의 러시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내년 간편 결제시장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 전문가가 올 한해 모바일 업계를 뜨겁게 달궜던 간편 결제서비스에 대한 평을 이렇게 했다. 지난해 정부는 결제간소화를 추진하면서 공인인증서 의무사용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이에 네이버·카카오 등 포털업체들은 물론이고 기존 온라인 결제사업자, 유통업체, 스마트폰 제조사, 금융사 등 다양한 분야의 업체들이 현재 간편 결제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업계는 지난 8월 출시한 삼성페이가 오프라인 간편 결제시장을 장악하며 일약 급성장한 것을 주목하는 분위기다. 관건은 ‘가맹점’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신규 업체들이 해당 사업 분야 진출을 예고한 가운데 내년 시장전망에 대한 목소리가 분분한 상황이다.
점점 더 단순하게…전화 중 간편 결제 6조 육박 시장규모
통계청이 발표한 국내 모바일 결제시장 규모는 지난 상반기 기준 5조7200억원이다. 지난 2013년 1분기 1조1270억원, 2분기 1조3480억원을 나타냈던 것과 비교하면 분기 시장규모가 2년 새 4조5000억원 이상 증가한 수치다.
가장 높은 성장세를 나타낸 것은 지난해 4분기다. 이전 분기 대비 시장규모가 1조원 가까이 급성장 한 것이다. 정부의 공인인증서 규제 완화 방침과 맞물려 지난해 9월 출시한 카카오페이의 흥행이 시장을 이끌었다는 반응이다.
▲ 자료: 통계청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카카오페이는 모바일에서 신용카드 결제를 종전보다 빠르게 지원해주는 서비스다. 사용 중인 신용·체크카드를 최대 20개까지 등록 가능하며 별도의 인증과정 없이 비밀번호 입력만으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카카오 측은 해당 서비스를 별도의 어플리케이션 출시가 아닌 기존 카카오톡 앱 내에서 가능하게 했다. 국내 제1의 메신저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시작하다보니 다수의 신용카드사와 가맹점 수가 급증했다.
플랫폼 전략·비즈니스 모델 개발업체 로아컨설팅이 조사한 ‘간편결제서비스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42.6%의 선호도를 나타내며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34%를 기록한 삼성페이가 차지했다.
삼성페이는 삼성전자가 지난 8월 전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간편 결제서비스다. 9월에는 미국 현지에 진출해 구글·애플 등과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자사의 일부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 등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 자료: 로아컨설팅 ⓒ스카이데일리
삼성전자는 지난 2월 루프페이를 인수하며 마그네틱보안전송기술(MST)을 확보했다. 신용카드 정보를 담은 기기를 마그네틱 방식 결제 단말기에 가까이 대면 결제가 가능하게 한 것이다.
해당 기술은 현재 교체 중이다. 보안에 대한 문제가 제기된 것이다. 현재 카드결제기는 점차 IC단말기로 교체를 맞고 있는데 삼성페이는 기존 MST 결제방식과 IC단말기 결제방식을 모두 지원한다.
“관건은 오프라인” 업계 속속 오프시장 눈독…2016년 “그래도 삼성이” 전망
업계는 내년 간편 결제시장이 7조원 대에 진입할 수 있음을 조심스럽게 전망하는 분위기다. 미국과 중국계 결제업체들이 속속 국내 진출을 선언한 가운데 LG전자가 ‘LG페이’ 출시를 예고했으며 신세계·롯데 등 유통기업들이 속속 자체 결제서비스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유통사들의 경우 고객관리 차원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SSG페이를 운용 중인 신세계의 경우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신세계몰 등 운영 중인 쇼핑몰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큰 폭의 할인율을 내세워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신용·체크카드가 보편화되면서 현금사용이 줄어들었던 것처럼 이제 신용카드의 종말이 시작됐다는 평을 내리기도 한다. 실제 삼성페이가 단 시간 내 업계 강자로 오를 수 있었던 까닭도 삼성페이를 지원하는 기기만 있으면 지갑이 따로 필요 없다는 편리성 때문이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페이를 비롯한 대다수 간편 결제서비스는 온·오프라인 모두 결제가 가능하다”며 “삼성페이의 경우 유독 오프라인 결제에서 각광받는 서비스다”고 말했다.

▲ 업계는 점차 카드조차 없어지는 시대가 도래 할 것이라 전망했다. 업종을 불문하고 다수의 업체들이 간편 결제시장 문을 두드리는 상황에서 점차 오프라인 시장의 강점을 나타내는 곳이 업계 선두로 올라설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은 카카오페이의 안내화면(위)과 오프란인에서도 쉽게 결제가 가능한 삼성페이 [사진=카카오 모바일 이미지 캡쳐, 삼성전자] ⓒ스카이데일리
이어 그는 “온라인 결제에서는 기존 공인인증서 체계보다 비밀번호만 입력하는 것이 덜 번거롭다고 여겼던 사람들이 유독 오프라인에서는 핸드폰을 켜는 것조차 귀찮아한다”면서 “기기에 살짝 가져다 대기만 해도 결제가 되는 삼성페이가 인기 있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들은 내년 전망치를 두고 전망을 달리하는 분위기였다. ‘삼성페이 독주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과 ‘삼성·카카오의 시장 양분’ 그리고 ‘춘추전국시대가 될 것’이란 주장들이 나온 것이다.
이 중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예측은 삼성의 독주와 삼성·카카오의 시장 양분이다. 전문가들은 모바일 간편 결제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간편한 사용과 제휴사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 시리즈만 사면 사용할 수 있는 삼성페이와 카카오톡 유저들이 사용하는 카카오페이 모두 급격히 늘어나는 유저 수를 바탕으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며 “다만 점차 오프라인으로 시장이 확대되면서 삼성페이의 강세가 두드러질 것이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카메라·수첩·게임기·녹음기 등이 속속 사라지게 된 것처럼 간편 결제시장의 성장으로 지갑과 신용카드마저 스마트폰에 흡수될 세상이 다가오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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