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열린 고등법원 파기환송심에서 이재현 회장이 징역 2년6개월이라는 실형을 선고받음에 따라 CJ그룹의 오너 부재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기정사실화됐다. 이에 따라 향후 글로벌 시장개척을 위한 대규모 투자 의사결정 역시 불투명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불거졌 나왔다. 기존 CJ그룹의 투자 규모도 감소세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시장 진출마저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 공백 이후 전문경영인 중심의 전략기획협의체 및 그룹 경영위원회를 가동해 경영 전반을 이끌고 있지만 최근 이 회장의 공백을 책임졌던 이미경 부회장 역시 건강상의 이유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져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막후경영 실세로 알려진 손복남 고문(이재현 회장의 모친)이 최근 뇌경색으로 쓰러져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후계 승계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손 고문의 동생인 손경식 회장이 그룹경영을 하고 있지만 지배력의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CJ그룹으로서는 호재로 작용할 만한 소식이 들려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이 중국 대형 바이오기업인 ‘메이화성우’ 인수에 착수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간 CJ제일제당은 해당 기업인수와 관련해 3년 넘게 협상과 결렬이라는 줄다리기를 펼쳐온 끝에 드디어 결실을 맺은 것이다. 인수금액이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투자결정에 상당한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 이에 재계 일각에서는 CJ그룹을 이끌 톱(총수 또는 오너)이 사실상 공백으로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전문경영인’을 전면에 내세우는 방향전환이 불가피하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총수 부재와 잇단 악재를 겪고 있는 가운데 공격적인 해외 기업 M&A에 나서고 있는 CJ그룹과 이를 둘러싼 향후 전망 및 전문경영인 도입 여론 등에 대해 진단해봤다.
|
▲ CJ그룹이 오너 부재라는 악재속에서 중국의 대형 바이오기업인 메이화성우 인수를 추진한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메이화성우는 중국내 MSG(L-글루타민산나트륨)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으로 사료용 아미노산 시장 세계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이 메이화성우를 성공적으로 인수하게 될 경우 사업상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사진은 CJ제일제당 ⓒ스카이데일리
CJ제일제당이 중국의 대형 바이오기업인 메이화성우(梅花生物) 인수를 추진한다. 그간 오너인 이재현 회장의 공백으로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던 CJ그룹이 공격적인 투자 행보에 나선 것이다.
이 회장은 구랍 15일 열렸던 서울고법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에서 집행유예에 그칠 것이라는 당초 기대와 달리 실형 선고를 받았다. 결국 이 회장의 경영 공백 장기화는 기정사실화된 셈이다. 이에 따라 CJ그룹은 성장을 위한 투자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판단하에 공격적인 해외 투자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CJ그룹이 오너 부재의 위기 속에서도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며 성장에 대한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최종결정권자인 이 회장 부재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나오고 있지않아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오너로부터 전권을 일임 받은 전문경영인의 필요성이 조심스럽게 대두되고 있다.
CJ제일제당, 성장동력 바이오 진출…투자금 1조원 상회 ‘메이화성우’ 인수 촉각
CJ제일제당은 바이오사업 확대를 위해 중국의 대형 바이오기업인 메이화성우(梅花生物) 인수에 나섰다. CJ제일제당은 그간 총수의 부재로 대규모 투자를 미뤄왔지만 이 회장의 경영 공백 장기화가 기정사실화되면서 더는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 자료: 상하이증권거래소 ⓒ스카이데일리
CJ제일제당은 13일 글로벌 바이오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원가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메이화성우 인수를 추진 중이며, 현금 및 현물투자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한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이화성우 역시 상하이증권거래소 통해 “자사는 CJ제일제당의 중국 바이오 공장을 매입하고 CJ제일제당이 메이화성우 지분 일부를 받는 방안을 CJ제일제당 측과 협의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메이화성우는 중국내 MSG(L-글루타민산나트륨)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으로 지난해 매출액만 약 99억위안(약 1조8천억원)을 기록한 조미료 및 바이오 제품 생산 회사다. 현재 MSG, 핵산 등 식품첨가제와 라이신, 트립토판 등 사료첨가제를 생산하고 있다.
인수 금액 및 세부 사항에 대해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메이화성우가 CJ제일제당의 중국내 생산공장을 매입하고 CJ제일제당이 메이화성우의 신주 배정과 기존 지분을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하는 방안을 중점적으로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수 규모는 약 1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
사료용 아미노산 시장에서 세계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CJ제일제당이 메이화성우를 성공적으로 인수하게 됐을 때 원료 조달 측면에서 입지경쟁력을 갖춤과 동시에 사업상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규모 감소세, 총수 부재 장기화 ‘기정사실화’에 근본 대책 ‘요원’ 우려감 제기
이처럼 CJ제일제당이 바이오 기업 인수를 추진하며 신성장동력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총수 부재에 따른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요원하다는 점에서 우려감이 불식되지 않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메이화성우 인수와 관련해 3년 넘게 협상과 결렬이 반복됐던 이력이 있는데다가 중국 내부 상황과 그룹 총수의 부재 등 변수가 산적해있기 때문이다. 앞서 CJ제일제당은 중국과 베트남의 바이오공장 인수를 추진해왔지만 마무리 단계에서 무산된 바 있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2015년 12월 31일 기준] ⓒ스카이데일리
이 회장 부재 이후 손경식 CJ그룹 회장을 주축으로 이채욱 CJ부회장과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등이 그룹 전반 사안을 관리했지만 이미경 부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이후부터 현재 CJ그룹은 손 회장을 필두로 이채욱 CJ부회장과 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 등이 그룹 경영위원회를 통해 경영전반을 이끌 전망이다.
하지만 오너인 손 회장의 부재가 장기화되면 될수록 위기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일각에서는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 CJ그룹은 이 회장의 구속 후 투자규모가 지속적으로 감소해왔다. 지난 2013년 2조5000억원대를 기록한 그룹 투자규모는 지난해 1조9000억원대로 30% 이상 감소했다. 2013년 전까지 투자규모가 꾸준히 늘어난 것과 대비되는 모양새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할 대책으로 3세 경영까지 거론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현재 이 회장은 2명의 자녀를 두고 있는데 이들이 보유한 CJ 주요 계열사 지분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이 회장의 딸인 경후씨가 가진 CJ그룹 주요 계열사 지분은 CJ(0.13%), CJ제일제당(0.15%), CJ E&M(0.27%)이고 아들 선호씨는 CJ,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이 전혀 없다.
‘막후 경영’ 손복남 고문 뇌경색에 오너 자녀들 어려 ‘전문경영인 체제’ 필요성 대두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2015년 12월 31일 기준] ⓒ스카이데일리
이에따라 CJ그룹 내부에서 전문경영인 체제에 무게를 실어줘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CJ그룹은 이채욱 부회장, 양승석 부회장, 김철하 대표 등 전문경영인 중심의 집단경영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와 함께 CJ올리브네트웍스 총괄대표이사였던 허민회 대표가 지난달 CJ제일제당 경영지원총괄로 자리를 옮기며 오너 부재에 빠진 CJ의 경영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허 대표는 이 회장으로부터 상당한 신임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14년 이 회장은 실형 선고를 받은 이후 계열사 CJ E&M과 CJ CGV, CJ오쇼핑 등의 등기이사 직함을 허 대표에게 넘긴 바 있기 때문이다.
재계관계자는 “이 회장이 파기환송심에서 실형 선고를 받으며 경영 부재 장기화가 불가피해진 상황에서 현 실적 유지가 아닌 성장을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하다”며 “이를 위해 건강문제가 걸려 있는 이 회장이 전문경영인 체제에 무게감을 실어주는 행보가 불가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이재현 회장의 모친 손복남 CJ고문이 최근 뇌경색으로 쓰러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문경영인 체제가 시급하다는 여론도 그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손 고문은 CJ그룹이 삼성그룹으로부터 분가해 독립하는데 산파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막후 경영’을 해온 것으로 알려져 왔다.
손 고문의 동생 손경식 회장의 경우도 그룹경영을 맡아 하고 있지만 지분이 미약해 지배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들은 전문경영인 체제에 대한 필요성을 더욱 높혀 왔다는 게 재계의 시선이다.
CJ그룹 안팎에서는 전문경영인이 전면에 나설 경우 기존 임원들이 우선 고려될 수 있겠지만 이재현 회장의 개인적 신임을 받는 의외의 복병이 지휘봉을 잡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