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KDB산업은행(사진)의 신임 수장을 놓고 낙하산 인사라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 신임 회장이 지난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선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보은인사 논란이 일어난 것이다. 이에 산업은행 측은 이 회장은 금융업계 경력만 40여년에 달하는 다양한 금융을 경험한 베테랑으로 보은인사만이라고 볼 수 없다고 해명했다. ⓒ스카이데일리
▲ 신임 이동걸(사진) KDB산업은행 회장이 친박 낙하산 논란에 휩쌓인 가운데 ‘자질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12일 공식 취임한 이동걸(68) 산업은행 회장은 반대하는 산업은행 노조를 설 연휴 기간 설득해 동의를 이끌어내며 수장의 자리에 올랐다. 이 회장은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 후보에 대한 금융인들의 지지를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전임 회장인 홍기택 전 회장도 박근혜 대선캠프 출신으로 보은인사 논란이 있었다. 이 회장은 보은 인사 논란과 함께 그가 금융권 출신이기는 하나 기업 구조조정 관련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더해졌다. 이로 인해 홍 전 회장, 이 회장 등 연이은 산업은행의 보은 인사가 도마 위에 올랐다.
홍기택 전 회장 이어 박 대통령 대선관련 인물 또 취임 보은인사 논란
홍 전 회장에 이어 새로 취임한 이 회장이 박 대통령 대선후보 시절 지지자라는 사실이 드러나며 산업은행 회장에 대한 보은인사 논란이 재점화 되고 있다. 이에 산업은행 측은 금융 공기업 수장의 최종 임명권자가 대통령이다 보니 불거지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는 입장이다.
이 회장은 대선 당시 박 대통령 지지 연설을 했다. 또 대통령과 연관이 깊은 영남대학교 경제학과 출신이고 지난 2013년에는 영남대 특임석좌교수직을 맡기도 해 친박 인사로 불리는 인물이다.
영남대는 박정희 전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 부녀와 밀접한 연관을 지녔다. 1980년 영남대 출범 당시 임원 중 상당수가 박정희 전 대통령들의 측근들로 구성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 사망 5개월 뒤 28세였던 박 대통령은 영남대 이사로 취임했고 취임한 지 한 달 만에 이사장에 선출됐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당시 학생과 교직원들의 반대시위로 인해 이사장직을 사임하고 이사로만 남게 됐다. 또 1988년 학내 민주화운동과 대규모 입학 부정비리사건이 터지면서 학교가 시끄러워지자 이사직에서도 물러났다.
▲ 자료: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시시스템. 2014년 12월 31일 기준.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이후 20년간 임시 이사 체제로 운영되던 영남대는 2009년 이사 7명 중 4명의 정식 이사를 박 대통령이 추천한 사실이 드러나며 다시 잡음이 일기도 했다.
이 회장이 영남대 출신이라는 사실뿐만 아니라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대선 후보를 지지한 사실에도 이목이 쏠렸다.
당시 신한금융투자 부회장이던 이 회장은 전현직 금융인 1365명이 모인 새누리당 중앙당사에서 박 대통령을 지지를 선언하며 당선에 일정 기여했다는 관측이 정관계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산업은행은 전임 회장인 홍기택 전 회장이 박 대통령 대선캠프 출신으로 낙하산 인사라는 거센 비난이 쏟아지며 홍역을 치른 바 있다. 박 대통령 대선 후보 시절 지지자들이 연이어 수장에 취임하자 산업은행 노조는 지난 4일 이 회장의 취임 반대성명을 통해 자질검증을 요구했다.
이 회장은 노조의 반대 속에서 지난 설 연휴 기간 동안 노조사무실에서 공개토론회를 가졌고 그 결과 다수 직원들의 취임 찬성 의견을 이끌어내며 지난 12일 공식적으로 회장직에 올랐다.
산업은행 노조 관계자는 “정부에서 임명하는 구조다보니 낙하산 인사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는 숙명에 놓였다”며 “하지만 산업은행이 정책금융 대표기관의 입지가 있기 때문에 전문성을 지닌 내정자를 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런 차원에서 전문성 검증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던 것이다”며 “낙하산 내정자에 대해서는 출근저지운동을 하거나 노동조합간부 및 위원장과 내정자 간에 의견조합을 하는 것이 관례다”고 덧붙였다.
▲ 자료: 산업은행 및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또 그는 “검증과정을 직원 앞에서 당당하게 하라고 요구하자, 이동걸 내정자가 공개토론회 개최 요구에 응했다”며 “질의 응답 과정에서 이 회장의 진정성 있는 태도와 금융업계에서 쌓은 40년의 경력을 믿어보기로 의견이 모아져 노조 측도 출근저지 투쟁을 철회하고 향후 약속이행 여부를 감시하도록 하는 것으로 마무리 됐다”고 합의 과정을 전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여전히 대통령 측근 낙하산 인사라는 비난과 전문성 및 경험이 부족한 인사단행이라는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부채 257조 불구 고액연봉 ‘신의 직장’…‘전문성 부족’ 논란 속 해결과제 산더미
금융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공기업 중에서도 고액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일명 ‘신의 직장’으로 불린다. 지난해 247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부채가 있음에도 임직원들의 연봉이 다른 공기업보다 높은 축에 속해 ‘방만 경영’이란 비난과 함께 ‘부실 공룡’이란 별명까지 더해졌다.
산업은행,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산업은행의 부채는 2013년 148조9699억원, 2014년 247조736억원, 2015년 3분기 257조593억원 등이다. 부채비율은 2013년 794.3%, 2014년 818.0%, 2015년 3분기 717.6%를 보였다.
산업은행이 이 같은 막대한 부채를 감축하기 위해선 부실이 우려되는 기업과 장래성이 없는 기업에 대한 대출유예 성격의 자금을 지원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 정계 및 업계의 중론이다.
또 기업의 구조조정이 산업은행의 주력 분야인 만큼 구조조정에 대한 전문적인 경험이 수장의 주요 자질로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 회장은 금융업에 40년간 종사했지만 일반금융계 쪽에 주로 몸담아 왔기 때문에 정책금융 및 구조조정 분야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 회장은 △1970년 한일은행 입사 △1987년 신한은행 이직 △2002년 신한캐피탈 대표이사 △2006년 굿모닝 신한증권 대표이사 △2009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겸 이사회 의장 등 을 거쳐 금융계 수장직 경력만 20년가량 갖고 있다.
그러나 총 40여년 이라는 긴 금융계 경력에 비해 정책금융 및 기업의 구조조정 관련 경험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산업은행 홍보팀 조성욱 대리는 “낙하산 인사라는 말을 언론에서 많이 쓰지만 사실 60년 넘게 내부인사가 회장직을 맡게 된 경우는 없었다”며 “박 대통령 지지 선언 등 일부만 놓고 보면 보은인사로 볼 수 있는 측면도 존재하지만 금융권 수장만 20년 하신 분으로 다방면의 경험을 지니셨기 때문에 충분한 자질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회장이 모든 은행사업을 주관하는 것은 결코 아니며 수십년 축적된 노하우를 가진 직원들과 시스템이 있기 때문에 수장으로 인해 모든 사업이 좌우되진 않는다”며 “오랜 금융계 경험을 토대로 한 사업 판단은 충분히 해줄 능력을 갖춘 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자료: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실. ⓒ스카이데일리
이 회장은 노조와의 소통을 통해 내부적인 잡음은 제거한 상태지만 여전히 일각에서 문제 삼는 비전문가 측근인사 꼬리표를 달고 있다. 경영의 최전방에 서게 된 이 회장의 책상 앞엔 자질을 검증 받기 위한 현대상선 구조조정, 9조원 규모 자회사 매각, 대우조선해양 정상화 등 굵직한 과제들이 쌓여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산은 회장의 자리는 잠시라도 공석으로 남겨둘 수 없을 만큼 이슈가 쌓여 있으므로 당장 눈앞의 과제들을 해결하는 모습을 통해 신임 회장의 실력검증은 자연히 이뤄질 것이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지난 18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116개 비금융자회사 중 성장 가능성이 있는 벤처기업의 IPO를 추진한다”며 “KAI·한국GM·대우조선해양 등의 매각을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또 데드라인(마감기한)에 끌려다니는 구조조정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이날 기자 회견에서 보은인사 논란에 대해 그는 “40여년 금융계에 있으며 보험을 제외한 거의 모든 영역에서 수행한 업무 노하우를 살릴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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