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건설(사진)의 HRSG 사업부 매각설이 불거지자 해당 사업부 직원들의 반발이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사측이 검토가 아닌 이미 매각 쪽에 무게가 실려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두산건설 측은 매각을 검토 중일 뿐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스카이데일리
두산건설의 배열회수 보일러(HRSG) 부문 매각설이 불거지면서 해당 사업 부문 직원들의 반발의 목소리가 새어나오는 등 잡음이 무성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HRSG 사업부문은 지난 2013년 4월 두산건설이 최대주주인 두산중공업으로부터 양수받은 사업부문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두산중공업은 57.20% 지분을 소유했다.
HRSG(Heat Recovery Steam Generator)는 가스복합화력발전의 핵심기기 중 하나로 가스터빈을 통해 나온 고온가스를 재활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시설이다. 두산건설의 사업은 인프라(34.37%), 건축(33.34%), CPE(19.72%), HRSG(12.30%), 기타(0.26%) 등으로 나뉜다.
해당 사업을 양수한지 채 3년이 지나지 않은 지난달 금융권 및 관련업계 등을 중심으로 HRSG 사업부문의 매각설이 나돌았다. 유동성 극복을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이 같은 설을 뒷받침했다.
이달 들어서는 모 증권사가 단독으로 이를 인수하며 거래금액은 3000억원 선이라는 소문이 나오기도 했다. 언론을 통해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두산건설은 지난 5일 “HRSG 사업부 매각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공시했다.
“CEO, 다 같이 살기위해 매각 강조”, “이제와서 우리를 어떻게” 직원불만 고조
하지만 내부 직원들의 주장은 달랐다. 두산건설의 태도가 ‘검토’가 아닌 ‘매각’에 이미 무게감이 실려 있었다는 것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HRSG 사업부 관계자 등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이 없다는 내용의 공시가 나오기 이틀 전인 지난 3일 두산건설은 HRSG 사업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가 진행됐다고 전했다. 또한 이 자리에는 이병화 두산건설 사장(CEO)과 송정호 부사장(CFO)이 자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2016년 2월4일.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그 자리에 참석한 직원들은 당시 이 사장이 ‘다 같이 살기 위해서 매각만이 유일한 길이다’고 설명했다며 사업부 매각이 기정사실화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아울러 해당 설명회가 ‘근로자 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 매각 절차 중 일부가 아니었느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했다.
약칭 ‘근참법’에 따르면 근로조건 결정권이 있는 사업 또는 사업장 단위로 노사협의회를 설치해야 하고 사측은 경영계획 전반 및 실적에 관한 사항, 인력계획에 관한 사항 등을 보고해야 한다. 직원들은 근참법에 따라 이 사실을 알린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이날 이 설명회에 참여했다는 한 직원은 “해당 설명회에서 정작 직원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한 채 모두가 살기위한 방법으로 우리 사업부의 매각을 운운했다는 점에서 분개할 수밖에 없었다”며 “결국 두산건설을 위해 HRSG 사업부가 희생하라는 의미가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이어 그는 “엄밀히 따지면 두산건설에 전체에 도움을 준 것은 우리 사업부다”며 “이관 당시 이익잉여금은 두산건설이 앞서 진 빚 갚는데 사용됐고 이후에는 타 사업부의 ‘구멍’을 위해 조기수금까지 불사했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또 그는 “돌아온 것은 300여명의 사업부 직원들을 다른 곳으로 보낸다는 것이 최선이라는 경영진의 입장이다”고 주장했다.
해당 발언의 진위여부를 위해 스카이데일리가 두산건설과 접촉을 시도했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HRSG 사업부의 매각을 검토 중인 것은 맞지만 이와 관련해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공시그대로의 답변이 돌아왔다. 해당 설명회 역시 매각 검토 중 직원들과의 소통의 자리였다는 것이었다.
이 사장과 송 부사장의 참석여부 및 해당 설명회에서 나왔다는 매각 관련 발언에 대해서는 “확인해보겠다”는 답변과 함께 “이 사장은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2015년 9월 30일 기준. ⓒ스카이데일리
HRSG 사업부, 전체 웃도는 영업이익률…두산건설, 3년만 영업이익 적자전환
지난 2013년 이관된 HRSG 사업부는 두산건설 전체 영업이익율을 웃도는 실적으로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인프라·건축 등의 사업부문에 비해 매출비중은 크지 않으나 영업이익에 있어서 견줄만한 성과를 내 왔다는 것이다.
사업부가 처음 이관된 지난 2013년 HRSG 사업부는 1253억원의 매출액과 15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12.3%의 영업이익률을 나타냈다. 이듬해에는 9.9%, 지난해 3분기까지는 8.4%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두산건설 전체 영업이익률을 넘는 수치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두산건설의 연결실적은 ▲2013년 매출액 2조2039억원, 영업이익 648억원, 당기순손실 603억원 ▲2014년 매출액 2조2080억원, 영업이익 1328억원, 당기순손실 686억원 ▲2015년 3분기 누적 1조3259억원, 영업이익 293억원, 당기순손실 145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각각 2.9%, 6.0%, 2.2%다.
두산건설은 지난해 영업 손실을 기록하며 3년 만에 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두산건설은 지난해 매출액 1조8054억원, 영업손실 1669억원, 당기순손실 5207억원의 잠정실적을 지난 4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대비 각각 4027억원, 2997억원, 4522억원 감소한 수치다.
“사실상 897원에 알짜 사업부 인수”…“자회사 재무개선해야 모회사 영향 적어”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2013년 당시 HRSG사업부의 양수·양도가액은 5716억원 규모였다. 두산건설은 양수금액을 두산중공업에 현물출자 즉 신주 발행으로 지급했다. 2013년 4월 두산건설은 2억1171만여주의 신주를 발행했고 이는 두산중공업에게 배정됐다. 1주당 2700원이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양수도가액과 현물출자가액의 차액인 879원은 현금으로 지급한다고 명시됐다.
당시 두산중공업의 지분율은 72.74%에서 87.73%로 늘었고 최대주주 자리는 변동없었다.
두산건설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재정악화에 빠져들었고 최대주주인 두산중공업이 유상증자, 상환전환우선주 인수 등을 통해 약 1조5000억원을 지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두산중공업의 꼼수 지원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2013년 유상증자를 통한 거래는 사실상 두산건설이 단돈 879원을 들여 알짜 사업부를 인수한 것이나 마찬가지다”며 “이런 식으로 매입한 사업부를 수 천억원에 팔려는 움직임이 있는데 이는 ‘눈 가리고 아웅 식’의 ‘꼼수지원’이나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 같은 지원은 자회사의 유동성 위기가 모회사까지 전가될 가능성이 큰 위험한 방식이다”며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박용만 회장이 직접 두산건설의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한 방법을 내놔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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