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2006년부터 본사 사옥 이전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기존 양재동 본사가 포화상태라는 지적이 줄곧 제기돼 이를 대체할만한 대규모 사옥 건설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계열사들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초고층 사옥 건설을 추진했다. GBC(Global Business Center)로 불리는 초고층 빌딩 건설 계획이다. 현대차는 당초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삼표레미콘 뚝섬 부지에 약 2조원을 투자해 110층 규모로 짓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서울시의 초고층 빌딩 건립정책과 도시계획이 바뀌면서 좌초됐다. 오세훈 전 시장 시절인 2010년, 서울시는 조례 개정 등을 통해 이를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3년 뒤인 2013년 박원순 시장이 50층·200m 이상 초고층 빌딩을 도심과 부도심에만 지을 수 있도록 규정해 사실상 뚝섬 부지에 초고층 빌딩 건설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통합 사옥 건설부지 확보가 절실했던 현대차그룹은 한국전력공사의 본사 매각 소식을 듣고 입찰에 참여했다. 현대차그룹은 위치나 규모면에서 뚝섬부지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한전부지를 인수하기 위해 공격적인 행보를 펼칠 수밖에 없었고 인수대금으로 공시지가의 7배에 달하는 10조5500억원을 들여 인수에 성공했다. 지난 17일 서울시는 현대차그룹과 사전협상을 마무리하고 구체적인 GBC 계획안을 발표했다. 스카이데일리가 글로벌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현대차그룹의 GBC와 이를 둘러싼 박원순 서울시장의 향후 행보에 대해 진단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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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는 현대차그룹의 통합 사옥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설 사전협약을 마무리하고 최종 계획안을 공개했다. 이번 협상을 마무리함에 따라 박원순 시장은 1조7000억원이라는 거액의 공공기여금을 마련했다. 이 자금은 대부분 강남권 개발에 쓰일 예정이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박 시장의 국제교류복합지구 개발과 맞물린 현대차타운의 건설이 대선좌표에도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고 보는 시선이 있다. 사진은 삼성동 GBC 조감도 [자료=서울시]
현대차그룹의 통합 사옥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설을 위한 최종 계획안이 공개됐다. 업무용 사옥뿐 아니라 전시·컨벤션, 공연장, 호텔 등 6개 건물로 구성된 대규모 복합 공간까지 들어설 예정인 가운데 완공되면 삼성동 일대가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 지역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공공기여금 용처 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강남구와 원만한 해결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공공기여금 투자가 영동대로 지하공간 통합개발 등 강남구를 중심으로 한 투자 개발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에 서울 경제의 중심축이 삼성동으로 옮겨갈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박원순 시장이 1조70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액수의 공공기여금 집행에 있어 이른바 정치적 행보 욕심 때문에 전시행정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경각심을 갖고 집행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앞서 서울시는 서울시장으로 부임했던 이명박 전 대통령과 오세훈 전 시장의 전시행정으로 막대한 빚을 떠안은 사례가 있다. 서민형 대권주자 이미지를 가진 박 시장 역시 강남구에 편중된 투자행보를 펼치는 이면에는 대선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정몽구 회장의 105층 新랜드마크 건설에 국제교류복합지구 박원순 시장 ‘어깨동무’

▲ 자료:서울시 및 현대차그룹 ⓒ스카이데일리
서울시는 지난 17일 현대차그룹의 GBC 건설과 관련해 6개월에 걸친 사전협상을 마무리 짓고 개발계획안을 발표했다. 지난 2014년 현대차그룹이 한전부지를 매입한 이후 불과 1년 5개월 만이다.
이날 발표된 계획안의 핵심은 현대차가 사들인 옛 한전부지 7만9341㎡의 부지에 105층 높이의 현대차그룹 통합사옥과 함께 전시·컨벤션, 공연장, 호텔 등 6개 건물로 구성된 대규모 복합 공간을 조성해 서울시내에 새로운 랜드마크를 조성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서울시가 계획중인 국제교류복합지구 조성 사업을 완성해 세계적인 MICE산업 메카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GBC 메인타워는 당초 571m(115층)로 건설될 계획이었지만 사전협상 과정에서 553m(105)로 결정됐다. 이는 완공시 내년 완공 예정인 제2롯데월드타워(555m 123층)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높은 마천루가 될 전망이다.
통상 초고층 빌딩의 모습이 고층으로 올라갈수록 좁아지는 것과 달리 현대차그룹의 GBC는 정사각형 부지위에 수직타워로 지어진다. 공간효율성을 높여 연면적만 56만611㎡에 달한다.
▲ 현대차그룹 GBC에는 메인타워외에도 전시,컨벤션, 호텔, 공연장, 판매시설 등 복합공간이 조성될 계획이다. 사진은 (좌)전시·컨벤션동, (가운데)호텔·업무시설, 공연장동이다. [이미지=서울시]
메인타워에는 현대차그룹 52개 계열사, 1만3000명 임직원이 총집결한다. 최상층 2개층을 제외한 나머지 공간은 대부분 업무공간으로 활용될 계획이다. 다만 104층과 105층은 전망대로 활용돼 일반인들에게도 공개된다. 신차 출시 행사와 같은 특별 이벤트도 진행된다.
이밖에 전시·컨벤션 3개동(8층/3층·5만251㎡)과 호텔·업무시설(40층·19만5317㎡), 공연장(7층·2만9850㎡), 판매시설(지하2층~지상1층·8만6818㎡)도 조성된다. GBC부지 중앙은 ‘도시 광장(Urban Plaza)’로 꾸며져 유동인구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GBC를 서울시 핵심산업인 MICE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핵심 공간으로 만든다. 국제수준의 공연장과 컨벤션 시설은 코엑스부터 잠실운동장으로 이어지는 MICE 클러스터에 중추적인 역할이 기대된다.
GBC는 지구단위계획 결정과 수도권 정비심의, 건축심의 등을 통과한 후 이르면 내년 초 착공에 들어가 2021년 중반까지 준공할 계획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해당 프로젝트를 통해 서울의 미래 경제를 견인하고 시민들과 세계인이 즐겨 찾는 미래 서울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며 “국제교류복합지구가 완성되면 서울시는 세계적인 MICE산업 메카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공기여 1조7491억 쥔 박원순 시장…영동대로 개발 등 대부분 강남에서 쓴다
현대차그룹은 한전부지를 10조5500억원에 매입했고 이 과정에서 공공기여금으로 1조7491억원을 낸다. 그간 서울시와 강남구는 현대차그룹이 한전부지 매입이후 기여금 투자용처를 두고 갈등을 빚어왔다.
하지만 박 시장은 17일 브리핑에서 강남구와 갈등에 대해 원만히 해결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현대차 공공기여금 대부분은 부지 주변 교통문제나 공연장 설치 등 강남구에 대부분 투자된다”며 “초기 강남구와의 갈등은 원만하게 정리됐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그간 강남구가 주장한 영동대로 지하 공간 통합 개발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 자료: 서울시 ⓒ스카이데일리
영동대로 지하 통합 개발은 삼성역에서 봉은사역 구간 영동대로 지하에 삼성역을 통과하는 6개 광역·도시철도 통합 환승 시스템을 구축하고 상업·문화시설 등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현재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와 KTX 동북부 연장, 위례신사선 등 6개 철도 사업이 추진중이거나 계획 중이다.
영동대로 지하 통합개발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현대차 GBC 준공 시점인 2021년 완공돼 삼성동이 강남권 교통 중심지로 변모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타당성 조사와 협의를 거쳐 공공기여 우선순위와 추진 일정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민형 대선후보, 강남 대규모 개발에 대선행보 직간접 영향 ‘치적 쌓기용’ 시선도
이처럼 박 시장이 1조7000억원대인 막대한 금액의 공공기여금이 기본적으로 강남구에 집중될 것이라고 밝힌데 대해 일각에선 ‘염불보다 젯밥식의 전시행정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서울시는 앞서 시장으로 부임했던 이명박 전 대통령과 오세훈 전 시장의 전시행정으로 막대한 빚을 떠안은 바 있다. 이에 박 시장은 부임초 초고층 빌딩 건립정책과 도시계획 규제를 정비했다. 그 단적인 사례로 강남의 한강변 아파트 재건축 층수까지 철저하게 제한한 것이 바로 박 시장이다.
하지만 이번 공공기여금 사용이 대부분 강남구에 편중됐다는 점에서 당초 내세웠던 서민형 시장 이미지 내지 그 연장선상의 정책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특히 박 시장이 서민 이미지를 가진 대선 후보라는 점에서 이번 ‘강남정책’은 강남권 유권자들의 ‘반 박원순’ 여론을 되돌리는데 직간접적으로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이에 따라 박 시장에게는 이번 현대차의 천문학적 공공기여금을 통해 강남권 유권자들을 아우를 기회로 작용하게 될 것으로 보는 정세분석가들이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청계천 개발을 통해 큰 지지를 얻었듯이 박원순 시장의 국제교류복합지구가 순조롭게 완공되면 이 또한 지지세를 끌어올리는데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기여금을 자신의 치적으로 삼는 행동은 지양해야 할 것”이라며 “막대한 금액의 공공기여금을 집행함에 있어 전시행정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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