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고 부촌아파트라 불리는 서울시 강남구 도곡동 일대 타워팰리스 부지는 예전 공군사관학교로 쓰이던 곳이다. 1994년 삼성그룹은 이곳에 최대 102층 높이의 초고층 삼성 사옥을 지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공사를 진행할 무렵 도곡동 일대 주민들의 반발과 1997년 발발한 IMF 금융위기는 신사옥 건립의 발목을 잡았다. 1998년 삼성그룹은 신사옥에서 고급 아파트 건립으로 방향을 틀었다. 1999년 착공에 들어간 타워팰리스는 2004년까지 순차적으로 준공됐다. A·B·C·D동 4개 동으로 이뤄진 타워팰리스 1차는 2002년 입주를 시작했으며, 2차는 2003년, 3차는 2004년 입주를 시작했다. 우리나라 부촌 아파트를 대표하는 만큼 입주민들의 이력은 화려하다. 이학수 전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장충기 삼성전자 사장, 김인우 삼성선물 사장, 이승한 전 홈플러스 회장 등 삼성 출신의 많은 CEO들이 아파트의 호실을 보유했거나 보유중이다. 삼성 출신 CEO는 아니지만 가구업계 유통구조에 긍정적 변화를 끼친 경규한 전 현대리바트 대표 역시 한 호실을 보유했다. 스카이데일리가 경규한 전 대표와 그의 부동산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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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규한 전 현대 리바트 대표는 도곡동 고급 아파트인 타워팰리스 한 호실을 보유했다. 우리나라 부촌 아파트를 대표하는 만큼 입주민의 이력이 화려하다. 이학수 전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장충기 삼성전자 사장, 김인우 삼성선물 사장, 이승한 전 홈플러스 회장 등 삼성 출신의 많은 CEO들이 아파트의 호실을 보유했거나 보유중이다. ⓒ스카이데일리
경규한(68) 전 현대리바트 대표는 부촌 타워팰리스 아파트 한 호실과 강남구 논현동에 빌딩 한 채를 소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경 전 대표는 120억원대의 부동산을 소유했다.
경 전 대표가 소유한 서울시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는 부촌 대명사로 불리는 아파트다. 타워팰리스는 지난 2000년대 초반 착공 당시 삼성동 아이파크와 함께 서울을 대표하는 고급 아파트로 자리 잡았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경 전 대표는 2013년 11월 임의경매를 통해 타워팰리스 한 호실을 부인으로 추정되는 서모씨와 함께 공동으로 구입했다. 경 전 대표 소유 한 호실 공급면적은 233.9㎡(약 71평), 174.6㎡(약 53평)다.
시세와 관련해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지어진 지 1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강남을 대표하는 최고급 아파트다”며 “경 전 대표 소유 아파트 한 호실은 약 24억원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경 전 대표는 도곡동 고급 아파트 이외에도 논현동 빌딩 한 채를 본인 명의로 소유하고 있다. 이 빌딩은 논현동 가구거리 인근에 위치하고 있으며, 경 전 대표가 몸담았던 리바트 스타일숍 논현점의 지척 거리에 있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지하2층, 지상5층으로 이뤄진 빌딩 토지면적은 446.9㎡(약 135평), 연면적은 1367.5㎡(약 414평)다. 경 전 대표는 논현동 빌딩을 지난해 10월에 매입했다. 매입 금액은 100억원이었다.
논현동 부동산 관계자는 “건물 모양이 ‘ㄴ’자 형태로 돼 있다”며 “이 건물은 전면이 좁고 후면이 큰 건물이어서 가구거리에 있지만 가구업체가 들어오기 힘든 면이 있다”고 전했다.
빌딩 시세와 관련해 김윤수 원빌딩 팀장은 “학동로 대로변은 토지면적 3.3㎡(1평)당 8000만원 수준인데, 경 전 표대는 매입가 기준 3.3㎡당 7400만원으로 잘 매입했다”며 “이 건물은 임차인 보증금을 제외하고 임대 수익률 4.75% 가량 나오는 좋은 건물이다”고 말했다.
▲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뼈를 깎는 구조조정 실행…주식시장 재상장 1등 공신
경규한 전 리바트 대표는 충청북도 괴산 출신이다. 그는 용산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경 전 대표는 지난 1979년 현대산업개발에 입사하면서 현대그룹에 몸을 담았다.
경 전 대표가 나온 용산고는 범 현대가 출신 CEO가 많이 포진됐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정상영 KCC 명예회장과 그의 두 아들인 정몽진 KCC 회장, 정몽익 사장 3부자 역시 용산고를 나왔다. 경 전 대표는 용산고 총동창회 회장을 역임할 정도로 애교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 전 대표는 1989년 현대 리바트의 전신은 정주영 회장이 설립한 금강목재공업으로 1977년 현대건설 가구사업부에서 현대그룹 계열사로 독립했다. 금강목재공업은 이후 현대종합목재로 사명을 변경했다.
경 전 대표는 이 시기 현대종합목재로 자리를 옮기면서 평생의 업이 되는 가구업계와 인연을 맺게 된다. 문제는 1997년 금융위기 때 터졌다. 현대 리바트는 외환위기 직격탄을 피하지 못해 위기를 맞았다.
당시 현대 리바트는 누적 적자 1000억원을 넘어섰다. 급기야 현대그룹은 1999년 리바트를 그룹에서 분리시켰다. 이후 현대 리바트는 현대를 빼고 ‘리바트’로 사명이 변경됐다. 변한 것은 사명만이 아니었다. 월급이 삭감되자 자발적으로 회사를 떠나는 직원도 생겼다.
계열 분리된 리바트가 추락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계열분리된 지 1년이 지난 후 전임 사장이 사직했다. 2000년 공석이 된 대표 자리에는 사원들의 추대로 경 전 대표가 사장직에 올랐다.
당시 대표 자리는 쉬운 것이 아니었다. 그는 지난 1991년부터 적자를 기록한 회사를 구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리바트는 퇴직한 사람들의 퇴직금을 전부 지급하고 남은 사람들의 퇴직금을 모아 자본금 50억원의 종업원 지주회사로 새 출발을 했다.
재무통 출신인 그는 대표 취임 후 3000명에 달하던 직원을 1000명 수준으로 줄이는 강력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합판공장이나 목재사업 등 규모만 크고 이익이 되지 않는 사업부는 정리했다. 당시 가구업계에 관행인 덤핑판매를 중단하고, 노세일 전략을 단행했다.
경 전 대표는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회사 유통구조도 바꿨다. 리바트는 대리점에서 주문만 받고 본사에서 생산·배달·설치를 한꺼번에 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도입했다. 그 결과 고객들의 만족도는 높아지고 회사는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갔다.
▲ 경규한 전 대표는 지난해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빌딩을 본인 명의로 구입했다. 당시 구입 가격은 100억원이었다. 해당 빌딩은 논현동 가구거리 인근에 위치하고 있으며, 경 전 대표가 몸담았던 리바트 스타일숍 논현점의 지척 거리에 있다. ⓒ스카이데일리
지난 1998년 증시에서 퇴출된 리바트는 알짜 기업이 돼 2005년 11월 7년 만에 재상장됐다. 직원들이 억지로 매입했던 우리사주는 재상장 후 금값으로 변했다.
경 전 대표는 업계 최초로 환경기술 연구소 설립, 친환경 마크 획득 등 회사를 친환경 기업으로 이끌었다. 가구업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경 전 대표는 지난 2009년 출범한 한국가구산업협회의 초대 회장을 맡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2011년 제품안전의 날 행사에서 친환경안전제품개발에 기여한 공로로 동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경 전 대표의 지휘 아래 제자리를 찾아갔던 리바트는 건설경기 침체로 다시 위기를 겪었다. 리바트 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특판사업 부문이 분양시장의 악화로 부진을 겪게 됐다. 이 시기 현대백화점그룹이 현대그린푸드를 앞세워 리바트 지분을 사들이며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리바트는 2011년 11월, 12년 만에 다시 범 현대가로 편입됐다.
업계에 따르면 경 전 대표 등 리바트 임원 7명이 보유했던 지분 12.23%는 흥국운용이 지난 2013년 5월 주당 9000원에 사들였다. 금감원 경영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경 전 대표는 2012년 말 당시 191만4010주의 주식을 보유했다. 주당 9000원씩 계산하면 172억원에 이르는 금액이다.
주식을 처분했던 2013년 5월 경 전 대표는 13년간 이끌었던 리바트에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경 전 대표 후임으로는 김화응 현대H&S 대표이사가 선임됐으며, 리바트는 2014년 3월 사명을 ‘현대 리바트’로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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