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흥국화재(사진)는 지난해 민원발생 건수 최다를 기록한데 이어 영업이익마저 반 토막 나면서 안팎으로 악재를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흥국화재의 실손보험 가격 인상률이 손보업계 평균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나 자사의 실적악화를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손해보험(이하 손보) 산업은 고용, 저축, 사회안정 등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민 경제와 직접적으로 이어져있다. 특히 손보사들은 보험 상품을 가입한 소비자들의 재원을 통해 운영된다는 점에서 공공사업의 성격이 강하다.
그런데 최근 ‘흥국화재’가 자사의 실적악화를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반토막 나는 등 급격한 실적악화를 기록한 이후 실손보험 인상률을 동종 손보사 평균 인상률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준으로 책정했기 때문이다.
논란의 중심에는 조훈제 흥국화재 대표가 지목되고 있다. 조 대표는 지난 2014년 8월에 취임해 2017년 3월까지 정식 임기이고, 지난해 말부터 실적악화 등의 이유로 사임설에 시달려왔다. 이에 조 대표가 실손보험료 인상을 통해 실적 보전을 꽤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손보험료 인상률 최대…민원 발생 ‘최다’ 불명예
▲ 자료: 손해보험협회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흥국화재는 보험료 자율화 방침에 의거해 올해 실손보험료를 44.8% 대폭 올렸다. 경영상 취약 부문을 근거로 30%의 제한폭이 있음에도 동종업계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인상폭을 기록했다.
손보업계 평균 실손보험 인상율이 20%대 안팎인데 반해 인상폭이 무려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셈이다. 이처럼 흥국화재가 실손 보험료를 대폭 인상한 데 대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인상된 금액만큼의 서비스 개선이 이뤄질지는 의문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흥국화재는 지난 2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고객의 실손의료보험 중복계약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고, 보험금 비례분담 등 보장금 지급에 관한 세부 사항을 고객에게 안내 후 확인받지 않고 계약을 체결하는 등 불완전판매가 행해졌다는 이유에서다.
더군다나 흥국화재는 지난해 고객 10만명 당 민원 건수가 가장 많은 손보사로 지목됐다. 최근 금감원이 발표한 ‘금융민원 및 상담동향’에 따르면 흥국화재는 보유계약 10만건당 민원 발생 건수가 45.62건으로 민원발생 건수가 손보사 중에서 가장 많았다.

▲ 자료: 금융감독원 ⓒ스카이데일리
2014년 흥국화재의 민원건수는 35.5건으로 손보업계 평균인 30건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민원발생 건수가 오히려 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군다나 손보업계 평균 민원건수 증감률은 10%안팎인데 비해 흥국화재는 28.5%의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서비스의 질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데 가격만 올리고 있어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조훈제 대표, 실적 악화로 잇단 ‘사임설’…자사 수익 보전 ‘급급’ 우려
이처럼 흥국화재를 둘러싼 잡음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조훈제 흥국화재 대표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조 대표는 지난해 말부터 실적부진 등의 이유로 사임설에 시달려왔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의 제재와 소비자들의 민원에도 불구하고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흥국화재의 지난 3년간 연결실적은 ▲2013년 영업수익 2조8375억원, 영업이익 344억원, 당기순이익 119억원 ▲2014년 영업수익 3조8123억원, 영업이익 453억원, 당기순이익 320억원 ▲2015년 영업수익 4조2356억원, 영업이익 177억원, 당기순이익 197억원 등이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2016년 2월 2일 기준. ⓒ스카이데일리
지난해 흥국화재의 실적은 매출액면에서 11% 증가했지만 수익성면에서는 급격한 실적 하락을 기록한 것이다. 영업이익은 약 60%, 당기순이익은 38% 가량 급감했다.
이에 흥국화재측은 지난 2014년 RG손실액 환입으로 인한 기저효과라는 주장이다. RG(Refund Guarantee)는 선주가 선박을 주문할 때 미리 주는 선수금에 대해 만일의 사고시 금융기관이 환급을 보증해 주는 지급보증을 말한다. 흥국화재는 그간 받지 못했던 RG를 받게돼 그 이익이 2014년 재무평가에 반영됐다는 의미다.
하지만 업계 및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조 대표가 자사의 실적부진 등을 소비자에게 전가해 자신의 치부 가리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소비자 단체 일각에서는 “조 대표의 정식 임기는 2017년 3월까지지만 실적 악화 등의 이유로 연임이 불투명하다는 점에서 실적보전을 위해 무리수를 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실제로 흥국화재는 손보업계에서도 전문경영인 교체가 잦다. 지난 10년간 총 8명의 전문경영인이 교체됐다. 임기를 채운 대표보다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자리를 옮긴 인사가 대부분이라는 점을 들며 재계에서는 실적 부진을 기록한 조 대표가 버티기 쉽지 않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흥국화재는 태광그룹 계열사로 주요주주는 흥국생명(59.56%), 태광산업(19.63%)이다. 흥국생명과 태광산업은 이호진 전 회장이 각각 56.3%와 15.1%로 최대주주 지배력을 확고히 갖고 있다. 따라서 흥국화재는 이 전 회장의 지배력이 직접적으로 미치는 계열사로 평가받는다.
▲ ‘태광그룹 바로잡기 공동투쟁본부’는 최근 광화문 흥국생명빌딩 앞에서 태광그룹 이호진 전 회장 구속촉구 기자회견을 가졌다. 회견장에는 이형철(왼쪽 네 번째) 태광그룹 바로잡기 공동투쟁본부 공동대표를 비롯해 박석운(왼쪽 다섯 번째) 진보연대 공동대표, 김형탁(왼쪽 세 번째) 정의당 부대표 등이 참석했다. [사진=뉴시스]
금융소비자단체 관계자는 “흥국화재는 민원발생 건수와 실적 부진 등 악재가 겹쳐져 있는 만큼 대대적인 개선이 필요하지만 중소형 보험사의 구조적 문제라는 점에서 이마저도 쉽지 않아보인다”며 “손보사의 경우 이윤 뿐 아니라 공공성도 빼놓을 수 없는 만큼 자사의 실적 악화를 소비자들에게 전가하는 행태는 지양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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