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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돌! 상생의 맞수<26>]-넥슨·엔씨소프트
게임신화 극적 인연, 숙명적 만남과 운명적 결별
게임신화 극적 인연, 숙명적 만남과 운명적 결별
우정·협업·견제 거쳐 끝내 등 돌렸다…김택진·김정주 1년 터울 ‘드라마틱 동문’
신정연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6-03-14 17:43:48
▲ 넥슨(왼쪽)과 엔씨소프트는 1990년대 후반 각각 ‘바람의 나라’, ‘리니지’를 히트시키며 게임 업계에 돌풍을 일으켰다. 두 회사는 각각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동문인 김택진(49) 엔씨소프트 대표와 김정주(48) 넥슨 회장이 회사를 세웠다. 두 회사는 한 때 상호협력관계였으나 최근 경영권 공방을 겪었다. ⓒ스카이데일리

서울대 공대 출신인 김택진(49) 엔씨소프트 대표와 김정주(48) 넥슨 회장이 게임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컴퓨터공학과 동문인 두 사람은 김택진 대표가 85학번, 김정주 회장은 86학번으로 1년 선후배 사이다.
 
두 사람은 1990년대 일본과 미국 게임업체들이 지배하고 있던 국내 게임시장에 과감하게 뛰어들어 국내 게임업계의 양대 산맥으로 자리 잡았다.
 
게임시장에 먼저 진입한 사람은 1년 후배인 김정주 넥슨 회장이였다. 그는 카이스트에서 박사과정을 밟던 중 동기인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와 함께 1994년 아버지에게 빌린 자본금 6000만원으로 무작정 넥슨을 창업했다.
 
넥슨이 1996년 ‘바람의 나라’를 출시했을 때만 해도 흥행 성적은 초라했다. 당시 국내 게임시장에 ‘스타크래프트’ 열풍이 불면서 PC방이 증가하고 게임에 대한 관심이 치솟자 ‘바람의 나라’도 100억원대 매출을 올렸다.
 
김택진 대표도 1997년 엔씨소프트를 설립했다. 그는 대학 시절부터 소프트웨어 개발에 참여했다. 엔씨소프트 설립 후에는 넥슨의 당시 송재경 대표를 영입해 ‘리니지’를 개발했다. 김택진 대표 역시 대출을 받아가면서까지 직원들에게 월급을 지급할 정도였지만 게임이 히트를 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엔씨소프트 모바일 사업 진출 시기 놓치고 넷마블에 순위 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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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업계는 지난해 순위가 엇갈렸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로 이어지는 탑 순위는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로 바뀐 것이다. 1위 넥슨은 모바일 사업에 일찍 진출해 모바일 게임 ‘히트’가 오픈마켓에서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하면서 더욱 도약했다.
 
넥슨은 지난해 3월부터 전담부서에 불과했던 모바일 사업팀을 본부 급으로 승격시키는 등 모바일 체제로 개편하기 위한 작업들을 진행했다.
 
넥슨에 따르면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액 1조8086억원, 영업이익 5921억원, 당기순이익 5241억원을 기록해 후순위 업체들과 격차를 더욱 벌렸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연결 기준 실적은 ▲2013년 매출액 1조2423억원, 영업이익 6335억원, 당기순이익 3339억원 ▲2014년 매출액 1조3368억원, 영업이익 6175억원, 당기순이익 4705억원을 기록하며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이 3년 연속 증가했다.
 
 
 ▲ 자료: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넥슨 등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넥슨은 피파온라인3, 서든어택뿐만 아니라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등이 인기를 끌며, 국내 시장에서 꾸준히 성장이 증가하고 있다.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기타지역에서도 꾸준히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반면 엔씨소프트는 몇 년전부터 모바일게임 시장에 진출할 것을 예고해왔지만 모바일 시장 성공가능성에 대한 의문과 넥슨과의 경영권 분쟁에 회사역량을 집중했던 탓에 진출시기를 놓쳤다. 그 결과 타 게임업체들이 모바일 시장 성장으로 커가는 동안 엔씨소프트의 매출은 정체됐고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을 독주하고 있는 넷마블에 밀려 업계 2위에서 3위로 순위가 밀려났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연결 기준 엔씨소프트는 매출액이 2013년 7567억원, 2014년 8387억원, 2015년 8383억원을 기록하며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2013년 2052억원, 1587억원 ▲2014년 2782억원, 2275억원 ▲2015년 2375억원, 166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실적은 2014년 대비 14.63%, 26.86% 감소했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2016년 2월11일 기준. ⓒ스카이데일리

넥슨 엔씨소프트 경영 참여, 엔씨 넷마블 참가시키며 방어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경영권 분쟁 씨앗은 2012년 6월 넥슨 일본법인이 엔씨소프트 지분 14.7%를 약 8045억원에 인수해 최대주주로 오르면서 싹이 텄다. 두 기업은 처음에 해외 대형 게임사를 인수해 힘을 합쳐 한국 게임산업의 위상을 높이고자 했다.
 
당시 김정주 회장은 김택진 대표에게 세계 최대 게임 업체인 EA를 인수하자는 제안을 했다. EA는 피파시리즈를 비롯해 다수 히트작을 보유한 미국의 게임회사였다. 일본에서 상장한 넥슨은 김택진 대표의 엔씨소프트 지분 14.7% 인수하고 매각대금으로 엔씨소프트가 EA주식 매입대금으로 쓰게 했다. 김정주 회장은 지분을 인수하면서 김택진 대표에게 경영권을 확실히 보장할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EA가 경영권을 팔지 않기로 해 EA 인수건은 수포로 돌아갔다. 이후 두 기업은 여러 방향에서 사업제휴를 모색하면서 넥슨의 경영권 보호 약속도 잘 지켜졌다. 하지만 넥슨은 실적이 악화되고 엔씨소프트의 주가 하락이 맞물리면서 엔씨소프트에 투자한 8000억여원에 대한 넥슨 일본법인 주주들의 원성이 커졌다.
 
넥슨은 엔씨소프트의 주식을 추가로 매입하며 경영참여를 선언했고, 엔씨소프트는 적극 방어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당시 엔씨소프트가 넥슨의 적대적 M&A 가능성에 대한 우려 때문에 적극 방어에 나선 것이라는 시각이 있었다.
 
지난해 1월 엔씨소프트는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넷마블에게 의결권이 없던 8.9%에 해당하는 엔씨소프트의 자사주를 약 3900억원에 인수하도록 했다. 엔씨소프트 역시 9.8% 지분에 해당하는 넷마블 신주를 약 3800억원에 인수했다. 양사는 이를 통해 상호 퍼블리싱, 크로스 마케팅, 합작회사 설립 등 다양한 협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당시 엔씨소프트는 넥슨이 15%, 김택진 대표가 9% 지분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우호 지분이 필요했다. 자사주 9%가 있었지만 의결권이 없는 관계로 넷마블에 이를 넘겼다. 넷마블에게만 지분권을 내줄 수 없어 엔씨소프트 역시 넷마블의 신주발행에 따른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율 10%를 확보했다.
 
넷마블은 국내 모바일 게임부문에서는 1위였지만 글로벌 상품으로 더 큰 확장이 필요했다. 해외 게임 업체와 경쟁하기 위해 좋은 게임 자원을 갖고 있던 엔씨소프트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양사의 전략적 제휴로 엔씨소프트는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었고 넷마블은 돈 한푼 들이지 않고 엔씨소프트의 지적재산권을 가져올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 김택진(오른쪽) 엔씨소프트 대표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85학번, 김정주 넥슨 회장은 같은 과 86학번으로 두 사람은 1년 선후배 사이다. 두 사람은 세계적인 게임회사 EA를 인수하려는 꿈을 품었으나 실패하고 말았다. 두 회사는 한국 게임산업을 이끄는 양대 산맥으로 불린다. [사진=뉴시스]

지난해 10월 넥슨은 블록딜 방식으로 보유했던 지분 전량을 처분했다. 당시 넷마블이 참여하면서 경영참여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한 것이다. 1주당 처분가격은 18만3000원, 총 처분금액은 약 6051억여원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넥슨과 엔씨소프트와의 협력관계를 끊었다고 분석했다. 넥슨·엔씨 연합 실패에 대해 서로가 최고라고 여기는 상황에서 협업내용과 목적에 대한 논의가 애매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위험상황에 대한 전략도 없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넥슨은 지난해와 같은 성장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게임회사 인수로 성장해왔던 넥슨은 지난 10일 미국 유명게임 개발사 빅휴즈게임즈를 인수했다. 또한 지난해 모바일 게임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면서 그동안 쌓아온 역량을 총동원할 예정이지만 그만큼 많은 자금이 투자된 만큼 리스크로 꼽히고 있다.
 
엔씨소프트 역시 모바일게임 시장 진출로 기업가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 7일 출시한 ‘블레이드앤소울 모바일’이 중국 모바일 게임시장에서 매출 5위를 기록해 주가가 상승했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안에 10여종의 모바일 게임 라인업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업계관계자들은 지난해 부진했던 엔씨소프트의 상승을 눈여겨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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