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적으로 바이오시밀러 및 신의약품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삼성그룹과 SK그룹이 바이오·제약산업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주력사업으로 밀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바이오·제약산업은 두 대기업의 핵심 산업은 아니었지만 두 그룹은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전략을 달리하며 이 분야를 키워왔다. 사진은 SK그룹 본사(왼쪽)와 삼성그룹 서초사옥 ⓒ스카이데일리
인구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 등으로 의약품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삼성과 SK가 바이오·제약산업을 주력사업으로 밀고 있어 화제다.
삼성그룹과 SK그룹은 최근 본격적인 바이오·제약산업을 진출 확대 행보에 나섰다. 과거 바이오·제약산업이 두 대기업의 핵심 산업은 아니었다. 하지만 두 그룹은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전략을 달리하며 바이오·제약 산업을 키워왔다.
제약업계 한 중역은 “조선·철강·해운 등 주요 한국경제 기둥들의 불황이 지속되면서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물론 그 윗선까지 바이오와 신약에 거는 기대가 크다. 정부가 오히려 선제적 투자행보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바이오와 신약개발에 몰입하고 있는 대기업은 물론 제약업계에서는 이른바 ‘박근혜 바이오코드’에 업계가 동행하고 있다는 말이 유행하고 있을 정도다”고 귀띔했다.
의약품 수요 증가…국내 대기업 의약품 계열사 지주사 편입
삼성그룹은 2010년 5대 신수종 사업을 발표하면서 바이오산업을 핵심 산업으로 꼽았다. 바이오산업은 현재 사물인터넷 분야와 함께 삼성의 5대 신사업 중 가장 유력한 분야다.
삼성그룹은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체제로 사업재편을 하면서 과거의 전자·반도체 산업을 이어 받을 주자로 두 계열사의 투자에 화력을 집중했다.
삼성은 이 같은 발표 후 2011년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업체인 삼성바이오로직스, 2012년 바이오시밀러 연구개발 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각각 설립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적인 임상시험 수탁기업인 퀸타일즈와 삼성이 합작해 설립한 회사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시밀러를 개발·상업화 하기위해 미국 생명공학 업체인 바이오젠 아이덕과 합작한 회사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주사격인 삼성물산이 51.04%, 삼성전자가 46.79%, 퀸타일즈가 2.17%의 지분을 갖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91.2%, 바이오젠 아이덕이 8.8%의 지분을 갖고 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12월 인천 송도 경제자유구역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제3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제 3공장이 2018년에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론자와 베링거인겔하임 등을 제치고 세계1위 바이오의약품 생산전문기업(CMO)으로 도약하게 된다. 삼성은 이후에도 약 2조원을 투자해 4, 5 공장을 더 세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SK그룹 역시 바이오제약사업을 5대 핵심성장산업으로 꼽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그룹 지주사인 SK 등기이사로 복귀하자마자 바이오제약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바이오팜, SK바이오텍, SK케미칼 3개 사가 각각 강한 영역에 집중하는 식으로 사업을 키워오다 지주사 SK로 집중도를 더 높이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이사회를 열고 제약 계열사 중 하나인 SK바이오텍 지분 100%를 지주사인 SK가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설비증설 등 재원확보를 위해 지난해 11월 세종시 명학산업단지에 증설 부지를 확보해 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 공장이 증설되면 현재 16만L의 생산 규모의 공장이 20년까지 64만L로 확장할 예정이다. SK바이오텍은 현재 대덕 내 4개 생산설비를 운영하고 있다. 의약품은 각국 허가 기관 및 제약사의 엄격한 규정을 충족하는 시설에서만 생산할 수 있는데 대덕 생산설비는 미국 식품의약국과 미국 의약품기구 및 일본 후생성의 현장 실사를 통과할 정도로 우수한 품질 관리 역량을 인정받았다.
재계는 인구 고령화, 만성질환 증가로 의약품 수요가 늘면서 바이오·제약산업은 반도체산업에 이은 대기업들의 제2의 각축장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19년 4274억달러 규모…SK 신약 주력, 삼성 바이오 집중
▲ 삼성그룹과 SK그룹의 두 오너인 이재용 부회장(왼쪽)과 최태원 회장은 바이오·제약 산업을 직접 챙기며 장군멍군 식 경쟁을 하면서 핵심 사업으로 키우고 있다. 두 그룹은 제조설비에 대규모 투자를 하면서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다국적 제약기업들과 정면승부에 나설 예정이다. [사진=뉴시스]
두 그룹은 이처럼 제조설비에 대규모 투자를 하면서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시장과 정면승부에 나설 예정이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마켓라인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오산업 시장규모는 2014년 3231억달러에서 2019년 4273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제약업은 막대한 투자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오너의 강력한 의지가 필요하다.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 허은철 녹십자 사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 등도 모두 강력한 리더십으로 제약사업에서 실적 성공을 거뒀다.
삼성그룹은 복제의약품에 주력하고 SK그룹은 신약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현재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항암제, 당뇨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6개 제품에 대한 개발과 임상 및 허가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출범 3년만인 지난 7일 바이오시밀러의 국내 시판 허가를 취득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류마티스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치료제인 SB4를 국내 및 유럽 허가를 받아 시장에 진출했다. SB2도 국내와 유럽에 출시를 앞두고 있고, SB5의 임상 3상도 진행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1월 유럽연합집행위원회 허가를 받아 EU 28개국과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등 유럽경제공동체 국가의 문을 연데 이어 2월에는 유럽 시장 중 영국에서 처음 판매를 시작했다. 삼성은 캐나다에도 브렌시스 판매허가를 신청해 이르면 올해 중 허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항암제인 SB3는 임상 3상, SB8은 임상 1상, 인슐린 제로는 머크와의 개발협력 제품으로 SB9이 임상 3상에 들어간 상태다.
신약개발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오리지널 제약사와 특허분쟁 가능성도 있어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가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최 회장의 뚝심 있는 경영이 관심을 받고 있다.
SK그룹에서는 SK케미칼, SK바이오팜, SK바이오텍에서 바이오·제약 사업을 맡고 있으며, 각각 백신·제약 산업, 신약개발, 원료의약품 위탁생산을 맡고 있다. SK그룹은 1993년부터 중추신경계 질환 치료제 개발에 집중, FDA로부터 15개 신약 후보물질 임상시험 승인을 받아 개발 중이다.
SK바이오팜은 미국에서 임상 3상을 마치고 허가를 신청한 급성반복발작 치료제와 미국에서 3상이 진행되고 있는 SKL-N05를 각각 미국 제약회사와 기술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SK바이오텍은 미 화이자, 스위스 노바티스 등 다국적 제약사들에 에이즈, 심혈관계 치료제의 중간체 등을 공급하고 있다. SK바이오팜 역시 최근 뇌전증 신약을 독자개발했고, 미 식품의약국 임상 2상을 마치고 임상 3상 약효시험 없이 안전성 테스트만 거쳐 신약 승인을 받을 수 있게 돼 이르면 2018년 출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뇌전증 치료신약으로 미국시장에서 승부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 자료: 각 사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SK케미칼은 국내 신약 1호인 항암제 선플라주와 발기부전치료제 엠빅스S, 천연물신약 조인스 등을 개발하며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갖췄다. 지난해 12월에는 세계 최초 세포배양 4가 독감백신 시판허가를 획득하며 백신 영역에서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또한 SK케미칼이 개발한 4가 독감백신 스카이셀블루는 한 번의 접종으로 4가지 독감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는 차세대 백신이다. 이 백신은 생후 6개월부터 만 18세 이하 소아, 청소년 대상으로 세계 첫 번째 세포배양 백신이며 세포배양 기술로 생산된 국내 첫 번째, 세계 두번째 백신이다.
SK케미칼은 2008년부터 스카이셀플루 개발에 돌입해 7년간 1000억원 이상의 연구개발 비용을 투자했다. 4가 백신생산을 위한 공장설비 증설만도 3000억원이 넘게 들었다.
또 경북 안동에 세계적으로도 앞선 첨단 백신공장인 L하우스를 설립, 신규 백신 개발과 대량생산이 동시에 가능한 시스템을 갖췄다. 대상포진, 폐렴구균, 자궁경부암, 로타바이러스 백신도 개발하고 있다.
SK그룹은 앞으로 완제의약품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글로벌 유망업체와의 협력 및 M&A도 적극 검토할 예정이다. SK바이오팜이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 수출한 수면장애 치료신약과 급성발작 치료신약은 지난해 해외에서 임상 3상에 돌입했고 뇌전증 신약 역시 해외에서 독자 임상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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