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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후계 미래방점<16>]-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용진 1조 베팅 긴장…‘코스트코’ 독점에 일전불사
정용진 1조 베팅 긴장…‘코스트코’ 독점에 일전불사
창고형 매장에 자존심 재도전…무 연회비, 신용카드 무제한 ‘정면 도전장’
신정연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6-04-19 00:07:56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은 2009년 창고형 할인매장 진출을 발표했다. 창고형 매장 진출은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 1994년 미국 프라이스와 기술 제휴, 창고형 할인매장 프라이스클럽을 이미 4년간 운영한 바 있다. 하지만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미국 프라이스사에 프라이스클럽을 넘겼다. 그로부터 12년 후인 2010년, 월마트가 철수한 용인 구성 매장을 개조해 이마트 트레이더스 1호 매장으로 오픈했다. 코스트코가 15년 이상 독점해온 시장 탈환을 위해 재도전에 나선 셈이다. 신세계그룹 경영권 승계와 무관하지 않은 정용진 부회장의 또 하나의 승부수는 5년이 지난 지금, 과연 얼마나 통하고 있을까. 스카이데일리가 이마트 트레이더스 용인 매장을 취재했다.

 ▲ 점포형 마트의 성장세가 주춤한 가운데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지난해 6월 일산 킨텍스 점에 이르기까지 총 10호점을 개설, 코스트코에 도전장을 던질 만큼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용인에 위치한 이마트 트레이더스 구성점 ⓒ스카이데일리
 

17일 기자가 방문한 용인 이마트 트레이더스 매장 입구에는 ‘연회비 없는 창고형 할인매장’이란 커다란 간판이 내걸려 있었다. 기존의 이마트와는 달리, 창고형답게 각종 제품을 매대에 수북 수북 쌓아 놓았다.
 
월마트 시절의 2층 매장을 1층으로 개조해 천장을 높였다. 마트뿐만 아니라 스타벅스, 펫샵, 카페, 푸드코트 등도 고루 갖추고 있었다. 
 
매장에서 판매하는 단위도, 고객들이 카트에 담은 물량도 달랐다. 호주산 부챗살의 경우 1500g, 약 2근반을 2만원에 판매 중이다. 일반 대형마트 최저가보다 10~15% 가량 저렴했다. 또한 일반 대형마트에서 취급하지 않는 대형 케이크는 물론 고가의 핸드백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었다.
 
매장은 온통 연두색으로 꾸며 이마트와 전혀 다른 느낌을 주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주로 신도시에 입점해 양재동 코스트코까지 가기 어려운 고객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 기자가 찾아간 이마트 트레이더스 구성점은 기존 월마트 시절의 2층 매장을 1층으로 개조해 천장을 높였다.  또 매장을 연두색으로 꾸며 이마트와는 다르게 보이도록 했다. 사진은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대량으로 판매 중인 상품들 ⓒ스카이데일리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코스트코가 굳건히 지키고 있는 창고형 할인 매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한데에는 선발 주자의 약점을 적극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
 
우선 트레이더스는 연회비를 받지 않는다. 회원제로 운영 중인 코스트코는 연회비로 매년 3만 5000원을 내야한다. 이 때문에 지인의 카드를 빌려야하는 불편을 감수하며, 코스트코를 이용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또한 삼성카드 하나로만 대금 결제를 가능하도록 한 코스트코와는 달리, 신용카드 제한도 없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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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트레이더스를 찾은 한 고객은 “코스트코를 꼭 이용해야하는 사람이 아니면 트레이더스가 있는데 굳이 연회비를 내면서까지 코스트코를 이용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관계자 역시 연회비와 카드사 제한을 없앤 게 급성장의 가장 큰 동력일 것이라는 분석에 동의했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2015년 12월31일 기준.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코스트코와 비슷한 제품도 한국인 입맛에 맞게 변형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스카이데일리
출국 전 대량으로 물건을 사기 위해 방문했다는 또 다른 고객은 “서울 코스트코까지 멀기도 하지만 일단 연회비와 카드 제한이 있다는 게 너무 불편하다”면서 “대부분의 제품이 코스트코와 비슷해 특이한 외국제품을 찾는 게 아니라면 여기서도 필요한 물건을 다 살 수 있다”고 밝혔다.
 
코스트코와는 제품 구성이 다소 다르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코스트코는 외국제품, 트레이더스는 한국제품이 많지만 전반적으로 비슷하다”며 “오히려 신선식품이나 공산품 같은 경우는 트레이더스가 잘 구비해 놓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관계자도 매출 성장과 관련해 “신선식품 특히 축산식품 부문이 매출 신장에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트레이더스는 코스트코와는 달리 매장이 넓고 크다는 장점도 있다. 두 곳을 모두 방문해봤다는 한 고객은 “코스트코는 비좁아 이동하기 불편한데 트레이더스는 매장이 넓어 쇼핑하기에 쾌적하다”고 지적했다.
   
트레이더스는 또 한국인 입맛에 맞춘 제품들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기존의 코스트코에서 히트친 베이커리류를 대거 선보이고 있지만, 한국인 입맛에 맞도록 짜지 않게 변형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2014년에 매출 7501억원을 올렸지만 2015년에는 9624억원으로 28.3%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14억원에서 190억원으로 66.7%나 증가했다. 지난 3월 매출액은 828억98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654억8600만원) 26.6% 성장했다.
 
 ▲ 트레이더스 관계자는 트레이더스의 급격한 성장은 아무래도 연회비가 없고 카드사 제한이 없다는 게 가장 큰 원인이 아닐까 한다고 답변했다. 트레이더스를 찾은 방문객들도 비슷한 목소리를 냈다. 사진은 이마트 트레이더스 구성점 매장 안 ⓒ스카이데일리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마트 사업부문을 총괄해온 정용진 부회장의 판단이 적중한 것 같다”며 “창고형 할인매장의 가격 경쟁력 때문에 트레이더스는 앞으로도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부회장은 올해 트레이더스에 1조원 이상 투자할 계획을 세웠다. 그 중 5000억원은 점포 확장을 위한 용지 확보에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 같은 트레이더스의 공략에 코스트코도 맞불을 놓았다. 코스트코는 작년 8월 구성점과 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기흥에 12호 점포를 오픈했다. 본격적인 창고형 할인매장 시장 쟁탈전이 불붙은 셈이다.
 
코스트코 역시 지난해 매출 3조2000억원을 달성하며 2014년 2조8619억원에 비해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갔다. 트레이더스는 현재로선 코스트코보다 매출및 영업이익이 한참 낮다. 하지만 후발 주자로 코스트코의 약점을 적절하게 공략함으로써 급성장을 일구고 있다는 점이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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