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장사상충은 모기 속에 들어있는 유충을 통해서 감염되는 기생충이다. 수의사 등 전문가들에 따르면 심장사상충이 특히 활발하게 활동하는 4월부터 10월 사이에 꾸준히 예방약을 먹지 않으면 동물의 목숨이 위험해질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사진은 서울시내 동물병원과 반려견. [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4, 5월이 되면 모기로부터 전염되는 심장사상충을 예방하기 위한 약을 구입하려는 견주들의 발길이 분주해진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심장사상충 예방약의 가격이 동물병원과 동물약국의 차이가 너무 크게 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장사상충은 모기를 매개로 전염되는 회충으로 작은 실처럼 생긴 기생충이기 때문에 사상충(絲狀蟲)이라고 불린다. 개와 고양이를 주요한 숙주로 하며 심장·폐동맥·폐혈관 등에 손상을 줘 숙주를 사망에 이르게 하는 기생충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심장사상충은 매우 드물게 인간도 감염된다. 감염된다해도 사람에게 해를 주지 못해 견주들이 걱정할 것은 아니라고 한다.
심장사상충은 14도 이하로 내려가면 활동을 정지하고 더 이상 크지 않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겨울철에는 활동이 활발하지 않다. 또 모기로 전염되는 특성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모기가 활동하는 시기가 제일 위험하다. 이 시기를 주로 4월부터 10월까지로 본다.
예방약은 크게 먹는 종류의 약과 바르는 종류의 약으로 구분된다. 일반적으로 약은 4월부터 5월 사이에 가장 활발하게 판매된다. 먹는 종류의 약과 바르는 종류의 약 모두 4월부터 10월까지 매달 한 번씩 먹거나 발라야 한다.
바르는 종류의 약으로는 한국조에티스에서 생산하는 ‘레볼루션’과 바이엘코리아에서 생산하는 ‘애드보킷’이 있다. 먹는 종류의 약으로는 삼우메디안의 ‘하트캅’과 메리알코리아의 ‘하트가드’, ‘하트가드플러스’가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의 심장사상충 예방약의 시장규모는 지난 2014년 기준 약 130억원 가량이다. 이중 한국조에티스의 ‘레볼루션’이 전체 시장의 42%를 점유하고 바이엘코리아의 ‘애드보킷’이 20.7%를 차지했다. 바르는 약의 경우 두 회사가 전체 심장사상충 예방약 시장의 62.7%를 점유하고 있다.
먹는 약의 경우 메리알코리아의 ‘하트가드’ 시리즈가 18.5%를 차지하고 있어 삼우메디안의 ‘하트캅’ 등 기타 회사에서 생산하는 약품 들을 모두 합친 점유율인 18.8%와 비슷하다. 즉, ‘레볼루션’, ‘애드보킷’, ‘하트가드’ 시리즈 등 세 종류의 약이 전체 심장사상충 예방약의 81.2%를 차지한다.
먹는 심장사상충약…오리지널, 제네릭 최대 3배 차이
이런 가운데 심장사상충 예방약이 어떤 제품은 병원에서만 살 수 있고 약국에서는 구매할 수 없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비싸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복용제 ‘하트가드’와 ‘하트캅’는 ‘이버맥틴’이라는 성분이 들어간 심장사상충 복용제다. 하트가드가 오리지널(Original. 오리지널약)이고 하트캅이 제네릭(Generics. 복제약)이다. 성분이나 효능에는 차이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가격이 다르다. 하트가드가 하트캅보다 많게는 3배 비쌌다. 하트가드는 병원에서만 판매됐다.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I동물병원 관계자는 “하트가드는 한 달 동안 효과가 있는 분량인 한 알에 9000원이다”며 “6개월 분량(6알)을 한꺼번에 구입 할 경우 원래는 5만4000원이지만 할인해서 4만5000원에 판매한다”고 말했다.
이어 “바르는 약인 ‘애드보킷’의 경우 한 달 분량인 1회 도포 액이 한 개당 1만7000원인데 6개월 분량을 구매하면 원래 10만2000원인 것을 8만원으로 깎아준다”며 “병원에서 해당 동물에게 도포해 주고 주인에게 도포법도 가르쳐준다”고 말했다.
▲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동물약국에서 판매하는 복용약의 가격은 병원에 비해 저렴했다. 서울시 서초구에 위치한 한 약국 관계자는 “하트가드와 동일한 성분인 국산약 ‘하트캅’은 6개월 분량이 1만8000원이다”며 “1회분인 한 알에 3000원인 셈이다”고 말했다. 오리지널과 제네릭의 가격 차이가 최대 3배 가까이 났다.
이어 “애드보킷과 유사한 성분과 동일한 효과를 가진 바르는 약인 ‘레볼루션’의 경우 6개 한 세트에 7만8000원이다”며 “1개에 1만3000원이다”고 말했다. 1개에 1만7000원이던 동물병원보다 4000원 저렴했다. 두 약품은 성분이 다른 오리지널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가격차가 3배 비싼 하트가드는 동물병원에서만 판매됐다. 약국에서는 판매할 수 없어 제네릭을 판매했다는 것이다. 이는 사실로 밝혀졌다.
#box1#지난달 14일 공정거래위원회는 하트가드를 수입하는 메리알코리아에 시정명령을 내렸다. 메리알코리아는 하트가드를 제조하는 프랑스 제약사 메리알의 한국법인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메리알코리아는 지난 2005년부터 작년 8월까지 국내 독점판매상인 에스틴에게 심장사상충 예방약인 하트가드를 공급하면서 동물병원에만 판매하도록 제한했다. 메리알은 매월 에스틴으로부터 보고서를 받아 하트가드가 동물병원 밖으로 유출되는지 확인·관리해왔다
또 지난 2013년 이후 동물 약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동물약국이 급증했음에도 이들 동물약국에 약을 공급하지 못하게 하고 동물병원에만 공급하도록 강제했다고 공정위는 전했다.
하트가드 등 심장사상충 예방제는 수의사 처방전 대상이 아니다. 동물약국이 판매하는데 관련법상 특별한 제한이 없는데도 동물약국에서는 판매 제한을 받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그 결과 하트가드 브랜드 내에서의 동물병원과 동물약국 간의 유통경쟁과 심장사상충 예방약 브랜드 간의 경쟁이 모두 저해됐다”며 “하트가드가 동물병원에만 공급되고 동물약국으로의 유통·판매가 사실상 제한됨에 따라 하트가드의 가격이 높게 유지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트가드의 도매가는 개당 2900원 수준인데 반해 동물병원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소매가는 그 3배가 넘는 9000원이었다”며 “동물약국으로 하트가드가 일부 유출돼 판매된 경우에는 그 60%인 5500원에서 5800원 수준으로 거래가 됐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메리알에 대해 애완견 심장사상충 예방약과 관련해 부당하게 거래상대방을 구속하는 조건으로 거래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시정명령을 부과했다.
▲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14일 심상사상충 예장약 중 하나인 ‘하트가드’를 제작하는 회사인 메리알코리아에 시정명령을 내렸다. 공정위에 따르면 메리알코리아는 소비자가격이 비싼 동물병원에만 약품을 납품하고 동물약국에는 납품하지 않게 해 약품의 가격을 비싸게 했다고 한다. [사진=공정위]
소비자 “비싼 이유 이제 알겠다”…“더 싼데 가라” 배짱영업도
가격차이에 대해 소비자들은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5kg 무게의 소형견을 키우는 김모씨(여·24)는 “처음에는 동물병원에서 약을 구입했지만 동물약국에서 거의 1/3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매번 동물약국만을 이용한다”며 “동물병원의 약값이 지나치게 비싸다”고 말했다.
다른 견주 정모씨(여·35)는 “하트가드가 오리지널이고 하트캅이 카피약이라는 것은 많이 들어안다”며 “알게 모르게 카피약은 불안하다는 인식이 있어 비싸도 오리지널을 써왔는데 왜 비싼 이유를 이제 알겠다”고 전했다.
이러한 가격 차이에 대해 약국 관계자는 “소비자가 동물약국에서 약품을 구매하는 경우 먹는 약이던 바르는 약이던 구매자가 자신의 반려동물에게 직접 먹이거나 발라줘야 한다”며 “동물병원에서는 바르는 약의 경우 직접 발라주는 등의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시내 일선 동물병원에 가격 차이가 나는 이유를 질문하자 대부분 대답을 회피했다. 한 동물병원의 관계자는 “그러면 싼데 가서 구입해서 써라”고 말하기도 했다.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