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타이어 전문지 ‘모던 타이어 딜러(Modern Tire Dealer)’가 실시한 글로벌 업계 순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전 세계 7위이자 국내 1위 업체다.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10위권 중반에 머물렀으나 2000년대 중반 이후 꾸준히 10위 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조양래 회장이 이끌고 있다. 조 회장은 효성그룹 창업주 조홍제 회장의 차남이다. 1969년 한국타이어 상무를 맡으며 처음 한국타이어에 발을 들인 후 전무·부사장·사장 등을 거쳐 부친으로부터 한국타이어를 물려받아 회장이 됐다. 그는 전문경영인제를 택했다. 1988년 이후 한국타이어의 경영은 사장단의 몫이었다. 그러다 지난 2012년 전격 복귀했다. 한국타이어를 분할하면서 지주부문과 사업부문으로 나누는 개혁을 실행하면서다. 기존 한국타이어는 지주부문계열사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이하·월드와이드)’가 됐다. 기존 한국타이어가 하던 사업은 신설된 동명의 법인 ‘한국타이어’가 맡았다. 그룹의 두 핵심계열사는 현재 조 회장의 두 아들이 도맡은 상태다. 장남은 조현식 월드와이드 사장이다. 차남은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이다. 조현범 사장의 경우 이명박 전 대통령의 3녀 수연 씨와 결혼해 ‘MB의 사위’로 익히 알려진 인물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한국타이어그룹이 두 조 사장 시대를 맞기 위해 한창인 시기라고 입을 모은다. 스카이데일리가 한국타이어그룹의 후계구도를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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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계열사 아트라스BX가 올 해 두 차례 공개매수를 실시했다. 상장폐지를 위한 충족조건인 지분 95% 확보가 목적이었다. 결과적으로 두 차례 모두 실패했다. 이를 두고 업계와 증권가의 관심이 집중됐다. 자동차배터리 업계 2위의 ‘알짜계열사’를 왜 상장폐지 시키려 하는가에 대한 궁금증이다. 업계에서는 한국타이어그룹의 후계구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은 한국타이어 본사 ⓒ스카이데일리
최근 한국타이어그룹의 계열사 상장폐지 시도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보이는 여론이 높게 일고 있다. 사실상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굳이 상장폐지를 해내려는 배경에 대해 의구심을 드러내는 목소리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15일 증권가 등에 따르면 한국타이어그룹 상장계열사인 ‘아트라스BX’는 지난 3월에 이어 지난달까지 총 두 차례에 걸쳐 주당가 5만원의 공개매수를 단행했다. 주식 공개매수 이유는 상장폐지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였다. 현행법상 상장기업의 상장폐지를 위해서는 최대주주 지분율 95%를 넘어야 한다.
지난 3월 7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된 1차 공개매수 당시 아트라스BX는 자사주 517만3966주를 확보했다. 지분율로는 56.55%에 달하는 양이었다. 하지만 아트라스BX의 최대주주이자 그룹 계열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지분율(31.13%)을 더해도 총 우호지분은 87.68%에 불과했다. 이는 상장폐지 요건인 95%에 7.32%p 모자란 수치다.
아트라스BX는 이에 굴하지 않고 지난달 공개매수를 재차 진행했다. 하지만 4일부터 23일까지 19일간이나 진행된 2차 공개매수를 통해 확보한 주식은 1.88%에 불과했다. 여전히 상장폐지 요건에는 5.44%p 부족한 셈이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아트라스BX, 오뚝이처럼 재차 상장폐지 추진…자동차배터리 업계2위 ‘알짜 계열사’
금감원 등에 따르면 상장폐지를 위한 주식 공개매수를 두 차례나 실시한 아트라스BX는 자동차배터리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기업이다. 지난해 전체 매출액의 98.5%가 자동차배터리 부문에서 발생했다.
국내 자동차배터리 시장은 주요 4개 사가 전체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구조다. 아트라스BX도 이 중 한 곳이다. 지난 2014년 아트라스BX는 시장점유율 19.4%를 기록하며 세방전지(39.8%)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아트라스는 실적 측면에서도 줄곧 양호한 상태를 이어갔다. 지난해 아트라스BX의 실적은 매출액 5424억원, 영업이익 656억원, 당기순이익 546억원 등이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매출액은 16.6%, 영업이익은 18.6%, 당기순이익은 5.8% 각각 증가한 수치다.
그룹 두 후계구도 형과 동생 계열분리 사전정지작업 시선에 “장남 살리기 돌입하나”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최근 아트라스의 이른바 ‘자진 상장폐지’ 배경이 ‘의아하다’며 관심을 드러내는 여론이 높다. 해석도 분분하다. 높은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기업이 굳이 불이익을 감수하면서까지 상장폐지를 추진하려는 것은 분명 어떤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높은 것이다.
현재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는 분석은 한국타이어그룹의 계열분리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시각이다. 안정적인 사익구조를 갖춘 아트라스BX의 완전한 소유권을 획득해 계열분리 시 후계구도에서 무게중심을 맞추는 효과를 누리려는 것 아니냐는 게 업계 일각의 분석이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한국타이어그룹에 정통한 한 관계자에 따르면 앞서 한국타이어그룹은 조양래 회장의 두 아들이 중심이 된 계열분리설이 끊이지 않았다. 그룹 후계 승계 작업의 일환으로 두 형제가 계열사를 나눠서 물려받는 형식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이미 한국타이어그룹은 총수인 조 회장의 장남 조현식 사장이 지주회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를 맡고, 차남인 조현범 사장이 핵심계열사인 한국타이어를 각각 책임지는 구조다. 이미 형제 간 분리 경영은 현실화 됐다는 게 그룹 안팎의 시각이다.
그러나 두 형제에 대한 평가는 사뭇 다르다. 얼핏 보면 그룹 지배구조상 형인 조현식 사장이 이끄는 월드와이드가 더욱 영향력이 있어 보이긴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보면 동생인 조현범 사장이 이끄는 한국타이어의 영향력이 더욱 크다. 실질적인 사업을 전개하는 핵심 계열사이기 때문이다.
두 기업의 실적만 보더라도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매출액은 2236억원에 불과하지만 한국타이어는 3조3584억원에 달한다. 약 15배 차이다. 단순 사업구조상의 차이일 지라도 통상적으로 경영을 맡고 있는 기업의 실적이 경영 능력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는 만큼 동생인 조현범 사장이 평가 측면에서 유리한 입지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이유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국타이어그룹 한 관계자는 “재계에서는 ‘형만한 아우가 없다’는 말이 안 통하는 곳이 한국타이어라고 지목한다”며 “지금까지 보여 온 경영능력 측면에서 동생이 형 보다 낫다는 평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고 귀띔했다.
형제간 균형 위해 아트라스BX 상장폐지 후 장남 지주사에 합병 시나리오 ‘분분’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 ⓒ스카이데일리
한국타이어의 최대주주인 지주회사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25.16%)의 최대주주는 조양래 회장이다. 조 회장은 지주회사 지분의 23.59%를 갖고 있다. 또 조현식 월드와이드 사장은 19.32%,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은 19.31% 등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들을 포함한 전체 특수관계자의 보유비율이 73.92%에 이른다.
조 회장 일가는 핵심계열사 한국타이어의 지분도 확보한 상태다. 조 회장 10.50%, 형 조 사장 0.65%, 동생 조 사장 2.07% 등이다. 이를 감안했을 때, 주력계열사인 한국타이어에 대한 직간접적 영향력은 동생인 조현범 사장이 더욱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이로 인해 그룹 안팎에서는 형인 조현식 사장이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를, 동생인 조현범 사장이 한국타이어를 각각 나눠서 물려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주를 이루고 있다. 동시에 향후 상장폐지 시킨 아트라스BX를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에 합병시켜 무게 중심을 맞출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아직까지는 규모나 그룹 내 영향력 측면에서 한국타이어 쪽으로 무게중심이 기울고 있다는 견해가 높기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형(조현식 사장)에 비해 동생(조현범 사장)이 맡고 있는 사업규모가 크다는 점에서 조양래 회장이 큰아들 고심이 크지 않을까 싶다”며 “특히 동생은 경영능력뿐만 아니라 ‘전직 대통령의 사위’라는 막강한 배경도 갖고 있어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타이어 측은 향후 공개매수계획 및 상장폐지 후 활용방안 등에 대해 정해진 바가 없다고 전했다. 회사 관계자는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2차 공개매수 후 3차 공개매수 추진과 관련해 정해진 바가 없다”며 “아트라스BX와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합병 등에 관한 전망 역시 내부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은 사안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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