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세계인터내셔날(사진)이 올해 초반 비디비치코스메틱을 인수하며 화장품 사업 확장에 확고한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또 지난해 말 글로벌 화장품 제조사 인터코스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등 화장품 사업을 수입브랜드, 자체브랜드, 제조 등 화장품 사업을 크게 3가지 분야로 확장시켰다. ⓒ스카이데일리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올해 1월 비디비치코스메틱(이하·비디비치)을 인수하기로 결정 한 뒤 합병한 배경을 두고 업계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18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신세계 측은 지난 2012년 프리미엄 코스메틱 브랜드 비디비치(VIDIVICI)를 인수한 후 화장품사업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붓는 등 지속적인 확장을 단행해 왔다. 하지만 지난 4월 매년 적자를 내 온 비디비치를 신새계인터내셔날과 합병하면서 계열사에서 뺐다.
올 연말에는 경기도 오산에 생산라인까지 마련된다. 사업 드라이브의 배경에는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의 강한 의중이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그 실효성에 대해서는 해석이 분분하다.
또한 비디비치가 연일 적자를 기록하는 등 신통치 못한 실적을 이어오고 있고 더욱이 소비자들의 반응 역시 신통치 못한 상황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정 사장의 ‘집착’이란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정 사장은 지금까지 특유의 감성과 섬세함을 갖고 있는 이른바 ‘명품DNA’를 통해 글로벌 트렌드를 읽는다는 호평을 받아 온 가운데 각종 명품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켜 왔다. 이에 신세계백화점 안팎에서는 ‘고급스러운 감성을 입히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판을 받고 있지만 화장품 사업에서만큼 유독 실적부진에 낮은 브랜드 인지도 등으로 진땀을 내고 있는 상황이다.
100억 쏟았는데 맥 못 추는 비디비치…현장 취재 결과 소비자들 “모른다” 반응
▲ 자료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비디비치가 최근 4년간 기록한 당기순손실은 ▲2012년 14억원 ▲2013년 46억원 ▲2014년 62억원 ▲2015년 26억원 등이다. 이에 신세계는 지속적인 유상증자를 바탕으로 자금을 수혈했지만 소용이 없는 분위기다. 투입된 자금만 100억원 안팎에 달했기 때문이다.
판매 현장에서는 공격적인 마케팅이 펼쳐지고 있다. 현재 비디비치 쿠션제품을 구입한 고객에게는 리필을 무료로 증정하는 행사가 진행 중이다.
익명을 요구한 비디비치 직원에 따르면 앞서 비디비치는 신세계백화점에서 VIP고객들을 대상으로 리뉴얼 제품들을 무료로 나눠주는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또 지난달 27일에는 배우 한채영을 모델로 내세워 내수는 물론 중국 진출까지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이 같은 노력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백화점 고객들에게 비디비치 브랜드 인지도가 현저히 낮다는 평가들이다. 비디비치는 전국 신세계백화점 중 8개 지점에 입점한 상태다. 신라아이파크·한화갤러리아·신세계 등 3곳의 신생 면세점에도 입점했다.
스카이데일리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신라아이파크 면세점을 찾아 화장품을 구매하려는 고객들을 만나봤다. 상당수가 비디비치 브랜드에 대해 “모른다”고 답했으며 일부 인지하는 고객들 역시 “구매 의향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1·2층에는 비디비치 매장 두 곳이 입점했다. 기자가 방문했을 때 이웃한 매장들이 고객들로 붐볐으나 비디비치 매장을 둘러보는 고객은 소수에 불과했다.
구매력이 좋은 40~50대 중년여성들의 경우 대체적으로 해당 브랜드를 모른다고 답했다. 김명순씨(52)는 “처음 들어보는 화장품 브랜드라 별 관심이 없다”며 “샘플을 써보면 좋은지 안 좋은지 판단해 보고 사겠지만 일단은 별로 사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전했다.
20~30대 젊은 여성층의 경우 두 명중 한명 가량이 브랜드에 대해 “모른다”고 답했다. 알고 있는 나머지 절반 중에서 해당 제품을 사용한다고 답한 이들은 5명 중 1명 꼴이었다.
최설애씨(30)는 “(비디비치는) 어디제품이 유명하다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며 “하다못해 로드숍 브랜드 토니모리만 해도 유명한 제품들이 많은데 인지도가 낮은데다 주력제품도 없는 것 같아 안 가게 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가격이 저렴한 것도 아닌데 비슷한 가격의 샤넬·입생로랑·디올 등 유명 명품 브랜드 제품을 사겠다”, “한채영을 모델로 쓰더라도 제품을 사는 데 별반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 “색조 브랜드지만 정작 색조라인이 부족한 것 같다” 등의 의견이 있었다.
▲ 백화점 및 면세점에 입점된 비디비치의 매장은 타 매장과 비교했을 때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신세계 인터내셔날이 수입하고 있는 화장품 브랜드 및 편집숍 매장 역시 손님들의 발걸음이 뜸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백화점 고객들은 대다수 비디비치 브랜드의 낮은 인지도를 매장을 찾지 않는 이유로 꼽았다. 사진은 서울시내 백화점 및 면세점에 위치한 비디비치, 산타마리아노벨라 매장 ⓒ스카이데일리
신라 아이파크면세점 역시 분위기는 별반 다르지 않았다. 실제로 여타 매장들이 구경하거나 구매하려는 유커들로 북적거리는 반면 기자가 둘러보는 동안 비디비치 매장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면세점 직원은 “손님이 원래 그날 그때 상황 따라 들쭉날쭉하지만 정말 손님이 없을 땐 1시간 내내 서있기만 한 적도 있다”며 “만약 구경을 하더라도 진짜 구매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도 많다”고 털어놓았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원래 샤넬, 랑콤 같은 유명한 브랜드가 아니고서야 백화점에 있는 모든 고객들이 (비디비치)브랜드를 알게 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며 “VIP 무료 증정행사도 좋은 제품을 알리기 위한 홍보 방안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비디비치가 적자이긴 하나 계속 적자폭을 줄여나가고 있으며 올해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인수한 지 아직 4년 차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4년 차에 흑자전환 하는 것은 나쁘지 않은 성과다”고 덧붙였다.
또 “처음부터 흑자를 빨리 낼 것이라 생각하고 인수한 것도 아니고 최근 중국 및 국내 고객들에게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한채영 씨를 모델로 기용하고 중국 온라인 시장 진출 및 신제품 출시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 실적이 많이 개선되고 내년에는 더 많이 좋아질 것이다”고 전망했다.
“집착인가” 계속되는 신세계 화장품 강수…연내 제조공장 건립해 내년부터 가동
비디비치가 적자행보를 보이는 동안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화장품사업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었다. 2014년부터 지난해 1월까지 스웨덴 향수 브랜드 ‘바이레도’, 화장품 편집숍 ‘라 페르바’, 이탈리아 브랜드 ‘산타 마리아 노벨라’의 사업권 등을 잇따라 인수한 것이다.
▲ 자료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현재 신세계는 화장품 제조업 채비마저 마친 상황이다. 지난해 글로벌 화장품 제조업체 인터코스와 50:50 비율로 출자해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제조 기반을 마련하고 R&D센터를 설립하겠다는 복안이다.
경기도 오산에 건설 중인 제조공장은 연내 완공을 앞두고 있다. 연면적 1만2956㎡(3919평) 규모의 이곳 1층부터 3층까지는 생산라인이 들어서게 된다. 4층에는 R&D센터, 5층에는 지원시설이 각각 자리할 예정이다. 공장가동은 이르면 내년 1월부터 가능할 전망이다.
신세계 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사업 다각화를 통해 상호간 시너지가 날 수 있는 기반을 닦아 비디비치를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며 “수입브랜드의 경우 매출을 공개할 순 없지만 수익이 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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