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2년 연속 낙제점을 받은 한국가스공사(사진)의 새로운 수장으로 이승훈 사장이 선임된지 1년 남짓 지났다. 대표적인 친박 낙하산 인사라는 타이틀을 달고 시작했지만 올 1분기 역대 최대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스카이데일리
국내 공기업 중에 직원 연봉이 가장 높은 곳은 한국가스공사이다. 이달 초순 한 언론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가스공사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약 8478만원에 달했다.
가스공사는 그러나 전임 사장이 비리 혐의로 불명예 퇴진했고, 올해 발표된 2015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는 낙제점을 받았다. 2년 연속 D학점을 받아 성과급을 받지 못한다. 하지만 연봉은 작년보다 3.75% 올라 한전 직원에 비해 평균 1000만원 가량 더 받는다.
가스공사는 이승훈(71) 현 사장이 선임된 지 1년이 지났다. 이 사장은 그러나 아직도 낙하산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또 최근 성과연봉제를 무리하게 통과시키는 바람에 노조 측과 첨예하게 대립 중이다.
가스공사는 이런 와중에도 올 1분기에 영업이익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으며 해외사업 또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정통 경제학자 출신 에너지공기업 수장…박 대통령 측근 낙하산 꼬리표
대구 출신으로 역대 최고령인 이승훈 사장은 대표적인 친박 인사로 꼽혀왔다.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출신으로 2015년 6월까지 국무총리실 소속 녹색성장위 민간 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실전 경영 경험이 전무했던 경제학자가 대표적인 에너지 공기업의 최고 직위에 올랐다. 당연히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 사장은 대선 당시 후보 정책자문 기구 역할을 한 국가미래연구원 발기인이기도 했다. 미래연구원은 박 대통령의 경제교사로 알려진 김광두 연구원장이 설립한 정책연구소다.
▲ 이승훈 사장은 성과연봉제 도입을 놓고 노조와 첨예하게 대립하는 등 아직까지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다. 사진은 지난 5월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한-쿠웨이트 양해각서(MOU)에 서명하고 있는 이 사장(오른쪽)과 니자르 알 아드사니 쿠웨이트 석유공사 사장 [사진=뉴시스]
미래연구원 출신은 다수가 장·차관 자리를 꿰찼다. 그로 인해 정관계에서는 국가미래연구원이 사실상 내각구실을 하는 게 아니냐는 소문이 나돌 정도였다. 박 대통령 역시 2010년 12월 국가미래연구원 출범 때 발기인으로 직접 참여했다.
이 사장은 가스공사 사장 후보로 거론될 때부터 논란이 일었다. 대표적인 부실 공기업 중 하나인 가스공사의 사장직을 맡기에는 경험이 일천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시장 만능주의를 신봉하는 학자 출신이라는 우려가 가장 컸다. 특히 전력 민영화를 주장한 전력이 부각됐다.
이 사장은 대표적인 ‘시장경제론자’로 1990년대 후반부터 전력 분야 민영화를 주장해왔다. 2014년에도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전기를 공공재라고 하는데, 경제학 관점에서 전기는 결코 공공재가 아니다”며 “전력산업 구조 개편이 예정대로 진행됐다면 전력 과소비와 전력난도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소신 발언을 한 적이 있다.
일부 경제시민 단체와 가스공사 노조는 전력과 가스는 주요 공공재인 만큼 시장 경쟁을 앞세워선 안 된다고 비난했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 사장은 지난해 7월 가스공사 최고직에 올랐다.
성과연봉제 통과로 노조와 갈등, 민영화 논란 등 잡음 지속
▲ 자료: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안팎으로 잡음이 지속된 가운데 가스공사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33년 만에 역대 최고치에 달해 눈길을 끌었다. 요금 인상과 미수금 회수도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가스공사 1분기 매출과 당기순이익은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3% 오른 8941억원을 기록했다. LNG 가격인하로 인해 매출은 지난해 대비 24% 감소한 10조2121억원에 그쳤다.
업계에서는 2분기 영업이익 또한 전년에 비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해외 자원 개발 이익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부채 비율도 줄어 들고 있다. 2014년 381%였지만 작년 321.5%로 감소했고 올 1분기에는 297.5%까지 부채 비율이 떨어졌다.
이 같은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낙하산 인사라는 오명은 계속되고 있다. 박 대통령이 강조한 성과연봉제를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등 정부의 입맛에 안테나를 맞추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성과연봉제는 박 대통령의 특별한 관심 때문에 각 공기업이 매끄럽지 못한 모양새로 추진하고 있다. 가스공사의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다. 기획재정부가 제시한 ‘데드라인’에 맞춰 노조 동의없이 이사회 의결로 성과연봉제 도입을 지난달 1일 강행 처리했다.
노조 측은 ‘날치기 통과’라며 이 사장을 포함한 이사진 10명과 지원본부장을 근로기준법 취업규칙 위반 등을 이유로 대구지검에 고발한 상태다.
▲ 자료: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가스공사는 지난해 12월초부터 지난 4월말까지 약 5개월간 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1000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추징당해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에너지산업 부문의 시장 경쟁 체제 구축에 대한 이 사장의 지론이 그의 발등을 찍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근 국회에서 전력·가스 민간개방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고 여야가 한목소리로 우려를 나타냈다.
반면 정부는 줄곧 경쟁 체제 구축을 모색해왔다. 헌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사장이 천연가스 도매를 독점하고 있는 가스공사 수장을 맡아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이 사장은 해외 에너지 개발 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 중이다. 이 사장이 현직에서도 평소 소신이었던 민간과의 가스 매입 경쟁 체제를 주창할 수 있을지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가스공사 사장직을 맡은 후 논란의 중심에 선 이승훈 사장은 서울시 송파구 신천동의 장미 3차아파트 한 호실을 소유하고 있다. 1984년에 매입한 아파트를 32년째 보유 중이다. 공급면적 157.08㎡(약 48평형), 전용면적은 134.16㎡ (약 41평형)이다.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현 시세는 약 12억원 정도다. 1979년 분양 당시 평당 가격은 70만원 선이었다. 그 때 장미아파트의 가격은 3000만원 중후반대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1970년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나온 이승훈 사장은 1976년 미국 노스웨스턴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과정을 마쳤고 2010년 8월까지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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