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생체인증 서비스에 대한 금융권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IT업체는 물론 은행에서도 생체인증 기술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최근 삼성전자가 새롭게 출시한 ‘갤럭시노트7’에 탑재된 홍채인식 기술로 인해 생채인식 시스템이 산업계 전반의 화두로 떠올랐다. 이런 가운데 인증 절차가 무엇보다 중시되는 금융권에서도 생체인식 시스템 도입 움직임이 한창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나 여론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31일 관련업계 및 삼성전자 등에 따르면 ‘갤럭시노트7’는 지난 6일부터 18일까지 진행한 사전예약에서만 무려 40만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지난 19일 정식출시 된 후에도 예약 물량을 다 소화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홈페이지에 ‘Note7 사전구매 고객님들께 양해 말씀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사과문을 올리기도 했다.
‘갤럭시노트7’은 정식 출시 약 11일(30일 기준)이 지났지만 사전예약을 신청하지 못한 구매자들은 사고 싶어도 못 살 정도로 물량이 부족한 상태다. ‘갤럭시노트7’ 구매를 기다리는 소비자들이 발만 동동 구르는 현상이 지속되면서 이동통신시장 마저 잠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갤럭시노트7’의 이 같은 열풍은 기기 자체에 탑재된 최첨단 기능에서 비롯됐다는 평가가 많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기능이 바로 ‘홍채인식’ 이다. ‘홍채인식’이란 지문인식기술에 이어 등장한 보안 시스템으로 사람마다 고유한 특성을 가진 안구의 홍채 정보를 이용해 특정 사람을 인식하는 기술이다. 생채인식의 한 분류이기도 하다. ‘갤럭시노트7’에는 스마트폰의 잠금을 해제하기 위한 본인 확인 시스템에 도입됐다.
▲ 신사동 가로수길에 위치한 '갤럭시 노트7 체험존'에서 홍채인식 서비스를 체험해보고 있는 소비자들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갤럭시노트7’의 선풍적인 인기와 더불어 주목받기 시작한 ‘홍채인식’ 기술로 인해 생체인식에 대한 산업계와 일반 대중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 보다 높다. 이는 생체인식 기술 관련 기업의 주가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일례로 휴대용 홍채 인식기를 개발한 삼본정밀전자는 최근 1개월 동안 주가(종가 기준)가 약 54.5%(7월29일 9900원→8월29일 1만 5300원) 올랐다.
홍채인식 렌즈를 생산중인 코렌의 주가(종가 기준) 역시 7월29일 6260원에서 어제(8월31일) 7300원으로 상승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 또한 지난 25일 ‘홍채 등 생체인식 기반 간편 공인인증 가이드라인’을 공개하는 등 생체인식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내비쳤다.
철저한 본인 확인이 어느 곳보다 중요한 금융계 역시 생체인식에 주목하고 있다. 사실 ‘갤럭시노트7’ 열풍 이전부터 여러 금융기관이 온·오프라인으로 생체인식 서비스를 도입했지만 금융소비자들의 관심을 받진 못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생체인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 주요 금융기관이 실시 중인 생체인식 서비스 역시 재조명되고 있다. 현재 국내 금융기관에서 시행 중인 대표적인 생체인식 시스템으로는 우리은행의 ‘홍채인식 자동화기기’와 신한은행의 ‘키오스크 바이오인증’ 등이 우선적으로 꼽힌다.
▲ 우리은행은 현재 본점영업부, 명동금융센터, 강남교보타워금융센터, 연세금융센터, 상암동 등 5개 지점에서 홍채인식 ATM기기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은 우리은행 강남교보타워 지점에 위치한 홍채인식 ATM 기기 ⓒ스카이데일리
우리은행의 ‘홍채인식 자동화기기’는 현금카드 등 별도의 매체가 없이도 이용자가 홍채인식을 이용해 금융거래를 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우선 은행 창구에서 자신의 홍채를 등록한다.
그 후 홍채인식 장치가 탑재된 ATM(Automatic Teller’s Machine)기기에서 해당 장치에 눈을 갖다 대기만 하면 본인 확인 후 곧바로 금융 거래가 가능하다. 카드와 통장은 필요 없다. 우리은행은 지난 1월 13일 금융권 최초로 서울시내 5개 지점에서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했다.
신한은행의 ‘키오스크 바이오인증’은 정맥인식을 이용하는 서비스다. 이 역시 사용법은 우리은행의 홍채인식 자동화기기와 다르지 않다. 다만, 굳이 창구를 찾지 않더라도 해당 기기를 통해 손바닥정맥(장정맥) 등록이 가능하다. 그 후에는 우리은행의 그것과 사용법이 같다. 정맥인식 장치가 설치된 ATM기기에서 역시 카드와 통장 없이 금융 거래가 가능하다. 지난해 12월 실시된 이래 현재는 전국 16개 지점에서 운영 중이다.
눈 만 갖다 대면 통장·카드없이 금융거래, 금융권에 부는 ‘생체인식’ 바람
스카이데일리는 현재 시중 은행서 시행 중인 생체인식 시스템을 직접 이용해보기로 했다. 우선 우리은행의 홍채인식 시스템부터 이용해 봤다. 우리은행 강남교보타워 지점에 설치된 홍채인식 전용 기기는 기존 ATM기기와는 약간의 다른 외형을 띄고 있었다. 다른 부분은 일반 ATM기기와 다를 바 없었지만 눈높이 정도에 네모난 인식기가 달려있다.
홍채인식 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은행창구에서 사전 등록을 해야 했다. 홍채등록을 위한 창구는 따로 마련 돼 있지 않았다. 9명의 대기인원을 기다린 끝에 직원에게 홍채등록을 요청할 수 있었다. 아직까지 홍채 인식 기능을 이용하는 인원이 적어서인지 창구직원 조차도 약간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창구직원은 “홍채등록 요청이 맞냐”고 한 차례 되물은 뒤 “기계가 다른 창구에 있다”며 해당 창구로 기자를 안내했다. 홍채등록 기기가 구비돼 있는 창구는 단 하나 뿐이었다. 해당 직원은 또 다른 직원을 불러 무엇인가를 확인했다. 그리고는 “기계가 꺼져있으니 잠시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약 10분가량 더 기다린 후 자리를 옮겨 홍채등록 작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거듭 사과의 말을 전한 직원은 ‘하루에 홍채등록 고객이 어느 정도 되냐’는 기자의 질문에 “단 한 명도 없을 때가 많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대부분이 홍채인식에 대해 잘 모른다는 점을 강조하며 관련 분야 종사자 인지 물어보기도 했다.
등록을 마친 후 홍채인식 자동화기기를 사용해봤다. 주민등록번호와 홍채만 입력하는 과정만 달랐을 뿐 그 후에는 평소 자동화기기를 이용하는 것과 동일했다. 통장이나 카드없이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점이 특별하게 느껴졌다. 기기가 홍채를 인식하는 시간은 약 3초에 불과했다.
▲ 정맥정보를 등록하면 별도의 카드와 통장 없이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사진은 신한은행 교대역점에 위치한 '디지털 키오스크' 기기. ⓒ스카이데일리
우리은행 생체인식 기기를 직접 이용해 본 후 신한은행의 생체인식 기기가 설치돼 있는 신한은행 교대역점으로 발길을 돌렸다. 신한은행의 생체인식 기기는 우리은행과는 약간의 차이를 보였다. 기기의 외형도 일반 ATM기기와 크게 달랐다. ‘디지털 키오스크’라 불리는 기기는 기존 ATM기기보다 약 1.5배 정도 컸다.
바이오버튼을 누르고 주민등록증을 기계에 넣자 상담원과의 화상통화가 연결됐다. 화면 속 상담원의 안내에 따라 ‘키오스크’를 통해 정맥등록을 마쳤다. 등록에 걸린 시간은 약 5분 정도에 불과했다. 정맥인증은 1초 이내였고, 이용방식은 기존 자동화기기와 동일한 방식이었다.
대포통장 등 금융사기 근절에 효과 기대, 시중 은행들 홍보 부족 ‘아쉬워’
금융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시중은행의 생체인증 시스템은 다양한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으로는 위·변조가 어렵다는 점이다. 사람의 몸을 인식하므로 명의 도용 등을 방지할 수 있다. 최근 들어 기승을 부리는 각종 금융범죄에 이용되는 명의도용통장(일명·대포통장) 근절 역시 이 기술이 상용화 된다면 가능하다.
이처럼 다양한 장점을 가진 생체인식 시스템이지만 아직까지 상용화에는 갈 길이 멀다는 시각이 많다. 상용화 과정에서의 걸림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 중 우선적으로 지목되는 점은 생체 인식 시스템에 대한 시중 은행들의 홍보 부족이다. 이는 금융소비자 중 상당수가 생체인식 기기의 존재 조차 모르는 이유로 꼽혔다.
실제로 스카이데일리가 생체인식 기기가 설치된 지점을 직접 찾아가 고객들의 반응을 살펴 본 결과, 생체인식 도입 사실 자체를 몰랐다는 대답을 상당수 접할 수 있었다. 대학생 백성현(가명·28)씨는 “정맥으로 본인인증을 한 후 금융거래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의 ‘키오스크’ 기기를 이용하는 많은 고객들은 정맥인증 기능이 아닌 일반 ATM기기와 마찬가지로 카드와 통장을 통해 금융거래를 시도했다. 김지영(가명·33)씨는 “이 기계(키오스크)가 그런 기능이 있었냐”며 “정맥 인증에 따른 금융거래는 처음 들었는데, 한 번 시도해 봐야겠다”고 전했다.
생체인식 시스템을 도입한 은행들은 지금까지의 성과에 대해 이렇다 할 대답을 내놓지 못했고, 또 한 편으로는 성과를 내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보였다. 생체인식 등록자 수에 대한 질문에 신한은행 관계자는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관계자 역시 “5개 지점에서만 시행하는 서비스 단계기 때문에 숫자는 큰 의미가 없다”며 “직원들 포함 소수의 사람들이 등록해 기술적인 테스트를 해보는 단계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정유신 서강대 교수(핀테크지원센터장 겸임)는 “은행지점 옆에만 생체인식 기기가 설치돼 있는 현재 상황은 아직까지 초기 단계라고 볼 수 있다”며 “주말에도 은행서비스를 이용하는 만큼 다양한 곳에 설치해 편리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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