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성과차등제 도입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공직 사회를 넘어 산업계와 금융계 등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롯데그룹의 금융계열사인 롯데손해보험에서도 성과차등제 도입에 따른 노사 갈등으로 해석될 만한 사안이 불거져 나와 여론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롯데손보 ⓒ스카이데일리
최근 성과차등제 도입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공직 사회를 넘어 산업계와 금융계 등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롯데그룹의 금융계열사인 롯데손해보험(이하·롯데손보)에서도 성과차등제 도입에 따른 노사 갈등으로 해석될 만한 사안이 불거져 나와 여론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6일 롯데손보 및 금융계 등에 따르면 얼마 전 롯데그룹은 검찰 수사 등으로 어수선한 내부 분위기를 바로 잡기 위해 전 계열사 직원에게 1인당 100만원씩의 특별격려금을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소식은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했다. 일부 계열사 직원들 사이에서 언론 매체의 보도 내용과 달리 실제로는 특별상여금을 수령하지 못했다는 증언이 쏟아져 나온 것이다. 계열사 중 롯데손보 역시 마찬가지였다.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 특별상여금 100만원이 지급되지 않고 있는 데 대해 궁금증을 드러내는 여론이 높게 일었다. 일부는 불쾌한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기도 했다.
롯데손해보험 직원 박모범(39, 익명)씨는 “임금에 관련해서는 빡빡했던 롯데가 대외적으로 왜 이미지 관리하려고 없는 말을 지어내는지 모르겠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본인을 롯데손해보험 지구원이라고 밝힌 아이디 ysys**도 “직원들 사기 진작 차원에서 100만원 준다고 언론을 통해 생색만 다 내놓고 입장이 불명확하다”고 의구심을 표했다.
이런 가운데 100만원 특별상여금 지급이 지연된 이유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그 이유는 기한 내에 임금단체협약(이하·임단협)을 체결한 계열사에 한해서만 특별상여금 100만원이 지급된다는 내용이었다. 즉, 사측이 제시한 협의안을 받아들여야만 돈을 줄 수 있다는 조건부 특별상여금이었던 셈이다.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이 같은 주장은 사실로 드러났다. 우용제 롯데손해보험 커뮤니케이션 팀장은 “언론에서 보도한 격려금 100만원은 9월안에 회사가 제시한 (임단협)협의안을 노조 측이 받아들였을 때 일시상여 형태로 나가는 것 이었다”며 “임직원들이 사측의 입장을 받아들이지 않아 지급되지 않은 것뿐이다”고 설명했다.

▲ 롯데손해보험 노동조합 게시판에는 6일 현재 140여건에 이르는 댓글들이 달렸다. 대부분 특별격려금 100만원 미지급에 관련한 불만이었으며 호봉제를 폐지하려는 사측을 비판하는 논조의 댓글이 주를 이뤘다. ⓒ스카이데일리
롯데손해보험 노조가 밝힌 ‘임단협 실무교섭 회사 최종안’에 따르면 롯데손보 사측은 직원들에게 임금인상 동결과 호봉제 폐지를 조건으로 신설상여 50%(2017년 적용)와 일시상여 80%를 제안했다. 일시상여는 50% 상당의 금액(격려금)을 정액으로 1인당 100만원씩, 나머지 30%는 일정한 비율로 각각 지급하기로 했다.
이번에 거론된 100만원의 특별상여금이 바로 여기에서 말하는 50% 상당의 일시상여금인 셈이다. 그러나 이 일시상여금 마저도 9월 이내 임단협 체결이 전제돼야 지급할 수 있다고 롯데손보 사측은 제안했다.
사측 “성과연봉제 찬성 안하면 상여금 없다” vs 노조 “특별상여금 100만원 결국 미끼”
롯데손보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이번 회사 측이 내놓은 협의안에 대한 반발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측이 내놓은 협의안은 사실상 현 정부에서 추진중인 성과연봉제나 다름없으며, 조건으로 제시한 100만원의 특별상여금은 이를 관철시키기 위한 미끼나 다름없다는 게 롯데손보 내부 직원들의 항변이다.
롯데손보 노조 측에 따르면 사측이 내놓은 협의안에는 일시상여액 중 100만원 가량의 50%를 제외한 나머지 30%는 호봉제 대안으로 ‘성과상여차등제’를 적용했을 때 댓가로 정률(일정한 비율) 지급된다.
저성과자 관리방식에 있어서도 새로운 방식이 도입된다. 6개월마다 성과기준에 따라 S,A,B,C,D 등급으로 나눈 후 성과 D등급을 5회 받은 임직원에겐 연봉 3%를, D등급 6회이상을 받으면 연봉의 6%를 감봉하는 방식이다. 이는 현 정부가 적극 추진 중인 성과연봉제나 다름없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회사의 임금인상 불가 입장과 호봉제 폐지 등에 대해 롯데손보 내부 직원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롯데손보 직원 신효님(42,익명)씨는 “성과상여차등제가 도입되면 직원들끼리 경쟁해야 하는 게 뻔한데 어떻게 신입을 교육하고 회사가 발전할 수 있겠냐”며 사측의 상여차등제도 추진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 김현수 롯데손해보험 대표 [사진=뉴시스]
또 실무교섭 회사의 최종요구안 공지글에 달린 댓글에는 ‘일시상여 100만원을 안 받아도 되므로 사측의 입장에 적극 반대한다’, ‘파업하자’, ‘100만원 미끼로 임금협상 카드를 쓰려고 했다니 회사에 애정이 안간다’ 등 비판 섞인 의견들이 쏟아져 나왔다.
해당 공지글은 6일(14시) 현재 조회수 2457건에 달했으며, 이 공지글에는 130여개에 달하는 비판적 내용의 댓글이 달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롯데손해보험 임단협은 아직도 미체결 상태다. 물론 100만원 지급도 실현되지 않았다.
롯데손보 노조위원장은 “사측에선 노조의 0.8% 임금 인상, 경조금 신청기간 연장 요구 등도 여태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임금동결을 제시했다”며 “임단협 체결 결과에 대해선 확언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노조 관계자는 “많은 노조원들이 호봉제폐지를 반대하기 때문에 사측이 요구하는 성과차등제도 쉽게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롯데손보 사측 역시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우용제 팀장은 “일시상여 80% 조건을 내건 것은 롯데그룹 계열사 전반의 성과연봉제 확대 추세에 맞춰 임직원들에게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최선의 방안이었다”며 “현재 저성과자들 만이 한정된 자원 안에서 성과연봉제를 등진 채 호봉제를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최근 롯데그룹 총수 일가를 비롯, 그룹 전반에 걸쳐 강도 높은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롯데손보는 현 정부에서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정책을 도입하려고 노조와의 갈등을 빚고 있는데, 이는 정부 비위를 맞추기 위해 내부 직원을 희생양으로 내모는 것으로 비춰지기에 충분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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