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사진·본사)이 추진 중인 통합 엔지니어링센터를 둘러싼 논란이 감지됐다. 현대엔지니어링이 강점을 보이고 있는 설계인원이 대거 외부로 유출된다는 점에서 합병 전 핵심인력 분류하기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면서 직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스카이데일리
현대자동차그룹의 ‘형제 건설사’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통합 엔지니어링센터를 추진 중인 소식이 전해지면서 현대엔지니어링 내부 직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임원진 회의를 통해 연내 통합 엔지니어링센터를 추진할 것으로 가닥이 잡힌 가운데 현대엔지니어링의 핵심 설계인력을 분리한 뒤 나머지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을 가할 것이란 전망이 직원들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들은 이번 센터를 현대건설과의 합병 수순으로 보고 있으며 구조조정 역시 합병 과정에서 필요한 조치로 해석했다. 앞서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합병설은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의 후계승계 시나리오로 수차례 거론된 바 있는 사안이다.
“JV(조인트벤처·합작투자)방식 통합센터 운영 통해 양사 설계업무 전담 방침”
익명을 요구한 현대엔진지어링 관계자는 “현재 연내 설립을 목표로 현대건설과 함께 통합엔지니어링센터가 추진 중에 있다”며 “김위철 사장과 성상록 부사장이 참석한 회의에서도 이미 이 같은 논의가 이뤄졌으며 현재 법적 문제를 검토 중이다”고 전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통합센터는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JV(조인트벤처·합작투자)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며 양측 설계업무를 전담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 지난 2014년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엠코와 합병했다. 현대엠코의 최대주주였던 정의선 부회장(사진)이 보유한 현대엔지니어링의 현재 주식가치는 3500억원 수준이다.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과 합병이 성사될 경우 정 부회장 보유지분 가치의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 [사진=뉴시스]
이 같은 소식들이 일선 간부들의 입과 언론보도 등을 통해 직원들에게까지 알려지면서 현대엔지니어링 내부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새어 나왔다. 명분은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간 시너지라고 하지만 현재 다수의 사업을 컨소시엄 형태로 진행하는 만큼 굳이 필요한 절차냐는 것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설계 수준은 아시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미국 건설 전문지 NER(Engineering News Record)이 추산한 이곳의 설계능력은 아시아 1위, 세계 21위권으로 평가된 바 있다.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현대건설의 시공능력과 현대엔지니어링의 설계능력이 더해져 강력한 시너지가 발휘되는 상황에서 통합센터 설립의 배경에 대해 직원들 내부의 의구심이 증폭된 셈이다.
현대엔지니어링 소속 한 직원은 “설계인력의 경우 회사 내부에서도 핵심 인력으로 분류되는 만큼 이들을 왜 외부로 유출시키려는지 모르겠다”면서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결국 소문만 무성하던 현대건설과의 합병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반응도 있다”고 전했다.
건설·ENG 통합 설계팀 연내 설립 후 내년 상반기 감원 일정까지 속속 제기
이들이 합병을 언급한 배경에는 합병 전 용이한 구조조정을 위한 선제작업이 아니겠느냐는 불안감이 자리했다.
강점인 설계인력을 별도로 둔 상태에서 현대건설과 중복되거나 일부 불필요한 인력들을 향한 감원이 있을지 모른다는 전망이 직원들 내부에서 속속 새나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연내 통합센터 설립이 완료된 직후인 내년 상반기 감원이 이뤄질 것이라는 구체적인 전망까지 나온 상태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2016년 9월 21일 기준)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의 합병은 앞서부터 줄곧 전망돼 온 ‘정의선 승계 시나리오’ 중 하나다. 정의선 부회장은 지난 2004년 261억원을 들여 현대엠코의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이후 2014년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엠코가 합병하면서 주식가치가 크게 상승했다.
합병 후 통합 현대엔지니어링 역시 고성장을 기록하게 됐다. 지난해 현대엔지니어링이 기록한 매출액은 7조3485억원이다. 합병 전에 비해 3배 가까이 매출실적이 증가했다.
현재 정 부회장이 보유한 지분은 11.72%다. 현대엔지니어링이 현대건설과 합병된다면 지분율은 다소 낮게 책정될 수 있으나 기업가치 등을 감안했을 때 정 부회장이 보유한 주식가치는 증가할 것이라는 게 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이를 매각하면 정 부회장이 막대한 현금보유가 가능해지고 이는 경영 승계 과정에서 요긴하게 쓸 수 있는 ‘실탄’이 될 것이라는 게 승계 시나리오의 핵심이다.
업계 등에 따르면 정 부회장의 현대자동차그룹 지배력 확보의 관건은 그룹 지배구조의 골간이 되는 3각 순환출자(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의 핵심인 현대모비스 지분보유다. 현재 그는 현대자동차 2.28%, 기아자동차 1.74%를 각각 보유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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