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은 손수 보금자리 주택을 마련할 만큼 회사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인물로 알려졌다. 그는 그 외에도 다른 여러 가지 이유로 긍정적 평가를 받아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LH를 둘러싼 각종 논란으로 진땀을 빼고 있다. 특히 최근 국정감사를 통해 밝혀진 각종 논란들 때문에 더욱 곤욕을 치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안은 낙하산 논란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 정관에 따르면 임원추천위원회는 공사의 상임감사위원이나 비상임이사로 업무 수행에 필요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하고 능력을 갖춘 사람을 후보자로 추천해야 한다. 임원후보자를 추천하려는 경우에는 공개모집을 할 수 있다. 그러나 LH는 이런 규칙을 정해놓고 제대로 지키기는 커녕, 아예 무시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LH 본사는 물론 자회사와 출자회사에 정치권력과 긴밀한 관계를 가진 인사, 관료출신 인사, 건설사 출신 인사 등이 곳곳에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이에 LH그룹 안팎에서는 “낙하산 인사가 LH내 핵심 요직을 싹쓸이 하다 시피 하고 있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도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LH의 행태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창간5주년 기획 ‘권력형 공기업 인맥’ 그 네 번째로 ‘낙하산 천국’으로 불리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권력구도에 대해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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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 주거복지 향상을 위해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사진, LH 진주본사 사옥)의 과도한 낙하산 인사행태가 논란의 도마위에 올랐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LH의 사장직을 비롯한 핵심 요직을 정관계를 망라한 인사들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최근 단순 주택공급에서 벗어나 국민 주거복지 향상을 위한 사업영역까지 넓힌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LH)가 오랜 나쁜 관행을 지속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과거부터 끊이지 않았던 과도한 낙하산 인사 행태에 따른 논란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어서다.
10일 LH 및 정치권 등에 따르면 LH는 현재 수장인 박상우 사장을 포함해 과거부터 줄곧 국토교통부 출신 인사가 수장직을 꿰차 온 것으로 나타났다. ‘관피아(관료+마피아 합성어) 집합소’라는 오명까지 뒤집어 쓸 정도였다는 게 관련업계의 지적이다.
낙하산 인사 행태는 LH의 자회사들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마치 대를 이어 답습하는 듯한 모습이다”는 비아냥을 쏟아내고 있다.
정치권의 눈초리도 따갑다. 지난 5일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LH의 자회사들 중 절반가량이 대표이사직을 꿰차고 있다”고 질타했다. LH와 자회사에 낙하산 인사 의혹을 받고 있는 인사들은 관료 출신(관피아), 정치인 출신(정피아), 건설사 출신(건피아) 등으로 출신이 다양했다.
“국민 주거복지 본분 잊었나”…LH 핵심 요직에 권력 낙하산 인사 곳곳 포진
정치권 및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박상우 LH 사장을 비롯한 현 LH 임원진들의 면면을 보면 내부 인사를 제외한 인사들은 이처럼 관피아·정피아·건피아 등으로 구분된다.
지난 3월부터 LH를 이끌고 있는 된 박상우 사장은 지난 1983년 27회 행정고시에 합격하며 공직에 입문했다. 그는 국토교통부에서 토지기획관, 건설정책관, 국토정책국장, 주택토지실장, 기획조정실장 등을 역임하고 2014년 공직생활을 마쳤다. 박 사장이 전형적인 관피아로 분류되는 배경이다. 퇴임 후에는 충남대학교 교수, 대한건설정책연구원장, 건설주택포럼 회장 등을 겸임했다.
약 30년 간 공직생활에 몸담아 온 박 사장은 각종 단체의 수장에 임명될 때 마다 매 번 관피아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지난해 건설공제조합 이사장 후보 물망에 오를 당시 낙하산 논란에 휩싸이며 조합 노조의 반대 여론에 부딪히기도 했다. 그나마 LH 수장에 임명될 당시에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입성했다는 시각이 많았다. 국토부에서 주택토지실장으로 일한 경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주무부처에서 전문성을 쌓은 퇴직 공무원들이 관련부처로 재취업하는 것은 둘 사이의 유착관계를 낳는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특히 전관예우 때문에 자칫 주무부처 담당 공무원의 관리와 감시가 자칫 인맥으로 인해 소홀해질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꼽혔다.
허재완 비상임이사도 박 사장과 같은 관피아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현재 중앙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인 그는 국토해양부 수도권주택정책협의회 위원,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등 정부 주도 핵심사업의 중요 직책을 맡았다. 이 중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직은 장관급 고위직이다.
LH 이사회에는 관피아 외에 정피아로 분류되는 인물도 다수 존재한다. 원호영, 박원규 비상임이사 등이 대표적이다. 원호영 이사는 과거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경남도당 부위원장, 중앙당 부대변인 출신이다. 현재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진주시 회장직을 역임하고 있다. 원호영 이사는 LH 영위사업과는 다소 거리가 먼 한의원장 출신이라는 점이 주목됐다.
박원규 이사는 1991년부터 동작구의회 의원으로 오랜 기간 활동했다. 또 국방부 장관 비서관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동작구협의회 부회장을 맡는 등 정치인으로 입지를 쌓아왔다.
▲ LH는 일부 자회사에도 낙하산 관행을 이어오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퇴직 임원들에게 조차 요직을 맡긴 사실이 드러나며 셀프 낙하산이라는 비아냥 까지 받고 있다. 사진은 박상우 LH사장 [사진=뉴시스]
LH 내에는 주택사업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 자칫 이해관계가 얽힐 수 있다는 지적을 받는 건설사 출신들도 임원 명단에 올라 있다. 건설사 중에는 유독 포스코 출신이 여럿 존재했다. 허종덕 상임 감사위원과 김선용 비상임이사는 등은 모두 포스코 출신이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몸담았던 곳이 ‘포스코’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공기업이었던 포스코는 민영화 이후에도 정부색채가 짙어 오랜 기간 정치권력과의 유착관계 의혹이 끊이지 않았던 기업이다. 이 점은 LH와 상당히 유사하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LH 역시 정권 교체 때 마다 권력과 가까운 낙하산 인사들로 대거 물갈이 된 바 있다.
심지어 올해는 두 기업의 ‘권력밀착형’ 성격이 단적으로 드러난 사례도 있었다. 지난 5월 LH와 포스코는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순방 시점에 맞춰 이란 교원연기금과 ‘K-타워’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지난 2월 포스코 출신 두 인사가 LH 비상임이사로 선임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LH는 포스코건설과 1636억원에 달하는 계약을 채결했다.
LH 출자기업까지 낙하산 수두룩…LH 자회사 요직 꿰차 ‘셀프 낙하산’ 논란
LH는 일부 자회사에 대해서도 낙하산 인사를 자행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일부 자회사의 경우 아예 대놓고 퇴직 임원에게 주요 요직을 맡겨 비판의 강도가 높다. ‘셀프 낙하산’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LH 및 정치권 등에 따르면 최근 LH의 출자 기업 알파돔시티자산관리를 두고 낙하산의 도가 지나치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LH 부사장을 지내고 퇴직한 이상후 사장이 대표이사에 올라 있기 때문이다. 낙하산 인사도 모자라 퇴직임원 챙기기 행보라는 게 LH 안팎의 시선이다.
▲ 자료 : 공공기관 경영정보 시스템 ⓒ스카이데일리
LH출신 퇴직임원이 자회사 요직을 꿰찬 경우는 이 뿐 만이 아니다. LH의 출자 회사 중 한곳인 메타폴리스의 수장 역시 LH주거복지본부장을 역임한 조성필 대표가 맡고 있다. LH의 또 다른 자회사 비채누리 역시 LH 출신 인사가 이끌고 있다. 비채누리의 대표이사 김종렬 사장은 LH 전북본부장을 역임한 후 본사 체육시설 추진단을 이끈 이력을 지녔다.
이에 대해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LH가 수행하는 PF 사업에 전직 LH 출신 인사가 대표이사로 옮겨가는 것은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다”며 “PF사업이 LH 퇴직자의 자리 챙겨주기로 전락해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LH가 전체 지분의 38.6%를 보유한 한국건설관리공사 또한 낙하산 인사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한국건설관리공사는 국가 주도의 건설관련 사업을 진행함에 있어 부실공사 방지 및 건설관리 사업 등의 관리·감독(감리)을 수행하는 공기업이다. 이곳은 한나라당 강원도당 대변인과 새누리당 중앙당 부대변인 경력을 지닌 김원덕 사장이 이끌고 있다.
100% 지분을 갖고 있는 자회사 주택관리공단의 경우는 낙하산 논란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해 ‘낙하산 단골손님’으로까지 불린다. 현재도 대표이사를 포함한 주요 직책 대부분을 현 정권과 깊이 연관돼 있는 인물들이 차지하고 있다.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안옥희 사장은 영남대학교 가족주거학과 교수를 오랜 기간 역임했다. 영남대학교는 박근혜 대통령이 이사장을 역임했던 육영재단 소유다. 사내이사를 역임하고 있는 백성현 이사도 현 정권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그는 새누리당 수석부대변인을 역임한 이력을 지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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