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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명암<582>]-KT 최순실 게이트 논란
당당한 황창규…차은택 낙하산 비리 복마전 의혹
황의 법칙 마저 수렁 악재에 파문…정권코드 굴레 못벗는 CEO 수난사 재연
손현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6-11-16 00:03:36
 ▲ KT가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KT는 최순실의 최측근 인사 차은택씨의 광고회사에 일감을 몰아준 사실과 최순실이 관여된  미르·KT스포츠재단에 이사회 의결 없이 후원금을 준 의혹을 받고 있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황창규(60) KT 회장이 최순실게이트에 연루되며 KT가 정경유착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KT는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차은택(47)씨와 관련된 낙하산 인사와 광고 일감몰아주기 의혹을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이 검찰조사로 진위여부가 가려진다고 해도 KT는 과거부터 정권실세에 수차례 이용당한 과거이력이 있다. 이는 오너십이 없는 기업이다 보니 권력자의 입김이 작용하기 쉽고, 자리보전을 위해 경영자들이 친권력형 행보를 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14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작년 2월 차은택씨는 정권 인맥 중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을 동원해 황창규 회장에게 본인 측근으로 알려진 이동수씨를 채용하라고 압박했다. 이동수 KT IMC마케팅부문 전무는 1993년 차씨가 몸담았던 광고제작사 ‘영상인’에서 1년간 함께 근무한 적이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동수 전무는 15일 오전 KT에 사임서를 제출했다.
 
지난 2~9월 제작된 KT광고 영상 24편 중 차은택씨 연관 광고사가 전체 광고의 절반 가량인 총 11편을 제작했다. 11편 광고 중 6편은 차씨의 제작사 아프리카픽쳐스가, 5편은 차씨가 실소유주로 알려진 광고영상 제작사 플레이그라운드커뮤니케이션즈(대표 김홍탁)가 각각 수주했다. KT의 광고 담당자는 이동수 전무였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이동수 전무는 30년 경력의 검증된 광고 전문가로서 인재 경영 방침에 따라 영입했다”며 “차은택 감독과 김홍탁씨의 뛰어난 역량을 바탕으로 광고업체를 선정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KT 관계자의 해명에 대해 광고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광고는 정식 입찰 과정에서 경쟁이 치열해 한해 1~2건 따내는 것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며 “신생업체가 5개월간 11개의 대기업광고를 따냈다는 점이 수상하다”고 지적했다.
 
광고
 ▲ KT는 민영화된 이후에도 정권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황창규 회장은 KT 내부에서 ‘낙하산’ 인사를 막았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최순실 게이트 의혹으로 인해 낙하산 인사 정황이 불거져 그동안의 호평이 무색해질 상황에 처했다. ⓒ스카이데일리

플레이그라운드커뮤니케이션즈는 작년 10월 7일 설립된 신생업체다. 그러나 KT의 광고대행사로 선정돼 총 5편의 광고(55억원)를 따냈다. 올해 5~9월 기간에는 현대자동차그룹의 광고 6편도 수주한 것으로 조사됐다.
 
KT가 광고 6편을 몰아준 아프리카픽쳐스 또한 광고업계의 중소기업이다. 업계 안팎에서 차은택이 지인을 대기업에 취직시켜 사적 이익을 챙기려고 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이외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드러난 KT 낙하산 논란 임원은 신모 전 상무보도 있다. 신 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100여일 남짓 KT에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고 발주 업무를 담당했던 신씨는 이 전무와 함께 플레이그라운드에 KT 광고를 몰아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황창규 회장은 케이티 내부에서 ‘낙하산’ 인사를 방지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최순실게이트로 인해 낙하산 인사 정황이 불거져 그동안의 호평이 무색해졌다. 특히 KT 새 노조는 황창규 회장에게 최순실게이트와 관련해 이동수 전무 채용 및 차은택 연루 회사에 광고 몰아주기 의혹 등 4대 의혹 해명을 위한 공개면담을 요청하고 지난 14일부터 퇴진을 위한 1인 시위로 황 회장을 압박하고 있다.
 
새 노조 측이 요구하는 4대 의혹에는 미르·KT스포츠재단 등에 대한 부적절한 투자 의혹도 있다. 황 회장은 최근 미르재단 후원금 출연을 이사회 결의 없이 결정했다는 의혹에 휘말렸다. KT는 작년 10월 26일 미르재단에 11억원을, 두 달여 뒤인 12월 31일에는 K스포츠재단에 7억원을 지급해 총 18억원의 출연금을 납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역대 KT 사령탑의 씁쓸한 말로…낙하산 인사, 정경유착 등 비리백화점 비난 
 
KT가 정경유착 비리로 얼룩진 것은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 과거 KT 회장들은 정권교체기 때마다 검찰 조사를 받았고, KT는 세무당국의 표적이 되는 상황이 반복돼 왔다.
 
2002년 민영화 이후에도 역대 정권은 KT CEO 인사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해왔다. 2002년 초대회장 이용경(73) 전 사장을 시작으로 2005년 취임한 남중수(62) 전 사장, 2009년 취임한 이석채(71) 전 회장까지 대표직은 그동안 친정권 인사로 등용됐다. 그러나 낙하산 코드의 말로는 대개 불명예 퇴진으로 끝났다.
 
김대중 정권에 등용된 이용경 전 사장은 창조한국당 국회의원 출신이었다. 또한 전임 이상철 KT 사장과는 KTF 사장 출신이라는 점 외에도 ‘경기고-서울대’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 ⓒ스카이데일리

노무현 정권 때 등용된 남중수 전 사장은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서 배임비리에 휘말렸다. 남 전 사장은 결국 임기를 2년 이상 남긴 상태에서 검찰의 수사까지 받은 후에 중도 사퇴했다. 비리 내용은 하청업체와 조영주 KTF 전 사장 등으로부터 수억원을 상납 받은 혐의였다. 이후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지만 불명예 퇴진의 기록을 남겼다.
 
남 전 사장은 재직 당시 참여정부 인사들과 정경유착 관련 구설수에 휘말리기도 했다. KT가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과 이강철 전 시민사회수석에게 불법 정치자금으로 수천만원을 건넸다는 의혹을 받았었다.
 
이명박 정부 시절 KT 사령탑에 올랐던 이석채 전 회장은 정권이 바뀌며 횡령·배임 등의 혐의를 받아 2013년 11월 2년여의 임기를 남겨두고 사퇴했다.
 
이 전 회장은 지난 2011년 8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OIC랭귀지비주얼, 사이버MBA 등 계열사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주식을 고가에 매수해 KT측에 103억5000만원 상당의 손실을 끼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 결과 올해 5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이 전 회장 임기 중 진행된 2013년 국정감사를 통해 낙하산 인사로 분류되는 전현직 인사 36명이 공개된 바 있다. 당시 명단에는 홍사덕 민화협 상임의장, 김병호 전 국회의원, 박병원 국민행복기금이사장, 황교안 법무부 장관 자녀 등이 포함됐다. 김은혜 청와대 전 대변인과 김윤옥 여사의 절친으로 알려진 이춘호씨는 이명박 라인으로 눈길을 끌었다.
 
김은혜 전 대변인의 경우 2010년 KT로 부임해 GMC전략실 실장을 거쳐 2012년 컨텐츠 전략담당부서 전무자리에 앉았다. 전무는 대졸 사원이 최소 20년 이상 일해야 올라갈 수 있는 자리라는 점에서 파격 낙하산 인사로 평가됐다.
 
업계 전문가는 “역대 KT CEO들은 대통령 정권이 교체할 때마다 사임을 하는 등 임기가 짧은 편이다”며 “이러다 보니 수장들의 책임감 부족한 방만 경영이 정치권들에게 만만하게 여겨지는 건 당연한 결과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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