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4일 삼성전자가 미국 오디오 전문기업 하만을 인수함에 따라 관련 기업의 주가가 요동쳤다. 삼성전기를 비롯해 삼성SDI, 에이테크 솔루션 등이 일제히 상승세를 기록했다. 국내 스피커 생산업체 에스텍은 하만과의 거래 사실이 알려지며 특히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경남 양산시에 위치한 에스텍 본사 ⓒ스카이데일리
이달 14일 삼성전자의 美 오디오 전문기업 ‘하만’ 인수 소식이 알려지며 주식시장이 요동쳤다. 시장에는 ‘하만 수혜주’가 일제히 상승했는데, 이중 음향기기 제조업체 ‘에스텍’이 지난 15~16일 관련주 중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여 관련 대장주(테마주 중에 대표되고 가장 많이 오른 종목)로 떠올랐다.
최근 등기이사로 선임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첫 행보는 국내 기업의 M&A 사상 최대 규모인 80억 달러(약 9조4000억원)를 들여 미국 기업 ‘하만’을 인수한 것이다. 삼성의 하만 인수는 자동차 전자장비(전장·電裝) 분야 글로벌 패권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됐다.
삼성전자의 움직임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인 곳은 주식시장이었다. 국내 시가총액 순위에서 부동의 1위인 삼성전자가 인수합병을 통해 미래전략사업 행보를 구체화 하고 나서자 국내증시가 크게 들썩였다. 발표 바로 다음날인 지난 15일 자동차 전장사업과 관련된 주식들이 일제히 상승세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에 부품을 공급하는 삼성전기를 비롯해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하고 있는 삼성SDI, 자동차 금형 전문업체 에이테크솔루션 등의 주가가 상승했다. 또한 스마트카 솔루션 개발업체 인포뱅크, 차량용 내비게이션·블랙박스 생산업체 파인디지털도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삼성전자 하만 인수의 최대 수혜주로 꼽힌 종목은 ‘에스텍’이다.
하만 인수소식이 알려진 이달 14일 종가 기준 9600원이었던 에스텍의 주가는 다음날인 15일 1만2450원으로 크게 상승했다. 그 이튿날 16일에는 장중 한때 1만40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단기 차익을 노리는 매물들로 인해 에스텍의 주가는 하만 호재가 발생하기 이전 수준까지 내려갔다. 28일 종가 기준 1만950원이다.
▲ 자료: 한국거래소 ⓒ스카이데일리
에스텍은 홈씨어터·TV·자동차·휴대폰 스피커 등을 생산·판매하는 기업이다. 지난 2003년 11월 코스닥에 상장됐다. 본사는 경상남도 양산시에 있으며 말레이시아, 미국, 베트남, 중국, 일본 등에 계열사를 뒀다.
등기이사 JY의 첫 승부수…‘자동차 전장사업’ 삼성전자 미래먹거리 부상
지난 달 11일 삼성전자는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잇따라 발생하는 갤럭시노트7 폭발 논란에 결국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영구단종을 결정했다.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을 뒤흔든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삼성의 이름이 오르내리며 불안한 상황이 전개됐다. 이재용 부회장의 선택은 정면돌파였다.
지난달 27일 삼성전자는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이재용 부회장을 삼성전자의 등기이사로 선임했다. 이로써 이 부회장은 국내 59개의 계열사(상장사 15개, 비상장사 44개)를 거느린 삼성그룹을 전면에 나서서 이끌게 됐다. 공식적인 경영참여, 오너 리더십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이 부회장의 의지가 표현됐다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그로부터 한달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이 부회장은 이른바 ‘뉴 삼성’의 첫 승부수를 띄웠다. 지난 14일 삼성은 이사회를 통해 미국 기업 하만의 인수를 최종 결정했다. 인수가격은 주당 122달러로 인수총액은 80억달러에 달했다.
삼성이 인수한 하만은 1956년에 설립된 기업이다. 하만은 세계 최대 규모의 오디오·전장 기업이다. 직전 1년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70억달러와 7억달러이며, 매출액의 65%가 자동차 전장사업(자동차에 들어가는 모든 전자기기에 대한 사업)에서 발생할 정도로 커넥티드 카와 카오디오 사업에서 강한 기업이다. 커넥티드카는 자동차와 IT 기술을 융합해 실시간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차다.
이 부회장이 등기이사로서 초대형 인수합병이라는 광폭 행보를 보이자 그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쏠렸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뉴 삼성’의 미래 먹거리로 ‘커넥티드 카’ ‘자동차 전장사업’을 선택했다는 분석이 잇따랐다.
▲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7 단종사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 잇따른 악재에 대해 정면돌파로 응수했다. 이재용(사진) 부회장을 등기이사로 선임하면서 오너 리더십을 경영일선에 내세웠다. 지난달 27일 등기이사로 선임된 이재용 부회장은 이달 14일 하만 인수를 발표하며 자동차 전장사업을 ‘뉴 삼성’의 미래먹거리로 내걸었다. [사진=뉴시스]
에스텍과 삼성전자의 접점은 에스텍이 하만에 스피커를 납품하는 업체라는데 있었다. 금감원 공시 등에 따르면 에스텍은 하만사에 OEM(주문자 상표 부착 제작방식)으로 납품을 하고 있다. 특히 에스텍의 미국 납품은 10년 이상의 오랜 기간 동안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사업의 신뢰도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근로자가 인수한 전 LG그룹 계열사 ‘에스텍’…대표이사와 사장 모두 LG맨
에스텍의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내리자 투자자들은 에스텍의 설립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에스텍의 모태는 지난 1971년에 설립된 금성포스타다. 금성포스타는 한국의 금성과 일본의 포스타전기의 합작사다.
금성포스타는 1995년 3월 LG포스타로 사명을 변경했다. 1998년 6월에는 일본 포스타전기와의 합작이 종료돼 온전한 LG그룹사가 됐다. 이듬해인 1999년 3월 LG포스타는 LG정밀(현 LG이노텍)과 합병됐지만 6개월 후인 9월 EBO방식(기업의 근로자들의 공동 출자를 통해 회사를 인수하는 방식)을 통해 LG그룹에서 분사했다.
LG에 뿌리를 둔 기업인 만큼 LG출신 임원이 많다. 김충식 에스텍 대표는 LG전자부품 대표이사와 LG정밀 음향부품장 전무이사 등을 지낸 LG맨이다. 노성택 사장 역시 LG정밀 수석부장을 역임했다.
에스텍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실적 상승을 기록했다. 비록 2015년에는 전년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했으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2억원 가량 상승해 3년 연속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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