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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프리미엄 고속버스’ 서울-부산 동승 취재
호화 고속버스 타보니 ‘좋아요’ 만족 속 ‘시큰둥’
하늘 퍼스트 클래스 도로에 내린 듯…편의시설 완비 불구 ‘느리고 비싸’
이기욱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6-11-30 12:39:38
지난 25일 전국고속버스운송조합의 주도로 추진된 ‘프리미엄 고속버스’가 첫 운행을 시작했다. 1992년 우등버스가 도입된 이후 24년 만에 새로운 형태의 고속버스가 소비자들에게 첫 선을 보인 것이다. 프리미엄 고속버스는 비행기와 열차, KTX 등에 빼앗긴 장거리 승객들을 되찾기 위해 도입됐다. 사업의 주무부처인 국토부 역시 “고속철도와 항공기 등 타 교통수단과 상호 경쟁함으로써 전체 교통 분야의 고객서비스 수준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프리미엄 고속버스의 사업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반 버스에 비해 운송료는 비싼 반면 KTX에 비해서는 2배 가량 시간이 더 걸려 특별한 서비스가 아니라면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이다. 스카이데일리가 새로 운행을 시작하는 프리미엄 고속버스의 시설 현황과 사업성 등을 직접 동승취재를 통해 현장 분석했다.

 
 ▲ 프리미엄 고속버스는 기존 우등버스보다 좌석수를 줄이고 편의시설을 늘린 고급 호화 버스다. 지난 25일 최초 운행을 시작했다. 현재는 ‘서울~부산’, ‘서울~광주’ 두 구간을 운영 중이다. 요금은 각각 4만3900원, 3만3900원으로 우등 버스보다 약 30% 높게 책정됐다. 사진은 프리미엄고속버스의 좌석(왼쪽)과 발판(오른쪽 위), 가림막(오른쪽 아래) 모습ⓒ스카이데일리

프리미엄 고속버스가 첫 운행을 시작한 지난 2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경부선)을 찾았다. 기자는 사전 예매한 부산행 모바일 티켓을 들고 승차장으로 향했다. 출발 15분 전 승차장의 분위기는 여느 때와 다르지 않았다. 다만 한 쪽 편에 설치된 프리미엄 고속버스 안내 표지판이 눈길을 끌었다.
 
출발 10분전이 되자 ‘황금빛 버스’가 승차장으로 들어왔다. 한 눈에 봐도 일반 버스와는 확연히 다른 외형의 버스를 본 승객들은 일제히 휴대폰 등을 꺼내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프리리엄 고속버스에 발탁된 모델은 현대차의 ‘유니버스 프레스티지’다. 유니버스 프레스티지는 기존 우등버스의 28인승보다 7석을 더 줄인 21인승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유니버스 프레스티지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만든 모델이다. 차에는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 ‘차선이탈경보장치’ ‘차체자세제어장치(미끄러짐 방지 장치)’ 등이 장착돼 있다. 비상용 망치는 8개로 법정기준(4개)보다 많은 2배나 많으며, 좌석 시트와 가림막 등 모든 설비를 방염 자재로 만들었다. 사고가 났을 때 최대한 고객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다.
 
160도 젖혀지는 좌석, LCD모니터, 핸드폰 충전단자 등 편의시설 완비
 
유니버스 프레스티지는 장거리 여행 승객들에게 편안함을 제공한다. 좌석에는 최대 160도까지 기울어지는 전자동 좌석 조정 장치와 방향 조절식 목 베개가 내장돼 있다. 이동 중 업무처리를 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돼 있다. 개인 테이블, 독서등, USB 충전단자, 10.1인치 LED 모니터 등이 탑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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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장점은 편리한 좌석이다. 여객기 퍼스트글래스를 벤치마킹한 좌석이 프리미엄 버스의 핵심 전략이다. 전자동 좌석 조절 장치는 오른쪽 팔걸이에 위치해 있었다. 버튼은 두 가지다. 등받이 조절 버튼과 다리받침 조절 버튼으로 탑승자의 기호에 맞게 의자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 등받이를 최대로 젖히고 다리받침을 최대로 올리면 거의 눕는 정도의 수평을 이룬다.
 
뒷좌석과 앞좌석을 완전히 분리시켜주는 쉘때문에 탑승객은 뒷사람을 신경쓰지 않고 누울 수 있다. 등받이 끝에 위치한 목 베개 양 옆으로는 고정쿠션이 설치 돼 있어 수면시 생길 수 있는 목통증을 예방해준다.
 
프리미엄 버스는 탑승객들의 편안한 여행을 위해 슬리퍼, 안대, 이어폰 등을 제공한다. 앞좌석에 달린 발판도 쿠션 재질로 돼있어 편하게 차에서 제공되는 슬리퍼를 신고 이용할 수 있다. 실제로 이용객 중 상당수가 좌석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 프리미엄 고속버스에 발탁된 모델은 현대차의 ‘유니버스 프레스티지’(사진)다. 유니버스 프레스티지는 기존 우등버스의 28인승보다 7석을 더 줄인 21인승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유니버스 프레스티지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만든 모델이다. 차에는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 ‘차선이탈경보장치’ ‘차체자세제어장치(미끄러짐 방지 장치)’ 등이 장착돼 있다. ⓒ스카이데일리

정준원(가명·34)씨는 “마치 비행기 퍼스트클래스를 보는 것 같다”며 “일반 버스나 우등 버스는 장기간 탑승시 허리나 목에 많은 무리가 가는데 이 버스는 편안히 누워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최은영(25)씨 역시 “다른 버스는 뒷좌석에 사람이 있으면 일정 부분 이상 좌석을 뒤로 젖힐 수 없는데 프리미엄 버스는 눈치 볼 필요가 없어서 좋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좌석 간 시야를 가려주는 가림막(커튼 형식)과 휴대폰 충전단자, LED모니터 등도 고객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디테일한 부분에서는 시정될 부분이 있다는 지적이다. 등받이 위쪽 독서등의 밝기는 너무 밝았다. 또한 LED모니터와 휴대폰, 태블릿pc 등을 연동하는 미러캐스트 기능은 특정 운영체계에서만 작동했다. 실제로 기자가 해당 기능을 실행해보니 안드로이드 운영체계에 대한 연결 방법만 안내될 뿐 아이폰 등에 적용되는 IOS운영체계를 위한 안내는 없었다.
 
이용자에게 별도 무선인터넷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됐다. 이윤성(가명·31)씨는 “LED모니터, 탁자 등을 설치해도 와이파이가 되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왔다. 
 
프리미엄 고속버스는 출시 전 실내 화장실 설치 유무를 두고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실내 화장실은 없었다. 다만 이용객이 LED모니터를 통해 ‘화장실 호출’ 기능을 사용하면 가장 가까운 휴게소에 정차하는 시스템을 적용시켰다.
 
버스의 좌석배치는 기존 우등 버스와 동일했다. 복도를 사이에 두고 운전석 쪽에 2석을, 반대쪽에 1석을 배치했다. 좌석의 총 길이는 160cm, 너비는 63cm다. 좌석 보호쉘(플라스틱 덮개)이 있어 좌석별로 독립적인 공간이 가능해졌다.
 
우등버스에 비해 7석이 줄어든 만큼 1인당 차지하는 공간이 늘어났다. 반면 이동공간과 수납공간이 부족해지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탑승 후 짐을 정리하던 이혜원(25)씨는 “ 발 밑에 짐을 놓을 공간이 우등 버스에 비해 부족하다”고 평했다.
     

 ▲ 좁은 통로, 무선인터넷 등은 프리미엄 고속버스의 단점으로 지적됐다. 넓어진 좌석으로 인해 버스 안의 통로가 줄어들어 통행에 불편을 초래했다. 또한 무선인터넷 서비스가 별도로 제공되지 않아 고객들은 아쉬움을 표했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프리미엄 고속버스의 내부 전경, LED 모니터, USB충전포트, 슬리퍼 등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좌석 간 이동 통로의 폭은 30cm정도였다. 일반 성인 한 명이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의 너비여서 선반에 짐을 올려놓으려고 서있는 사람과 지나가려는 사람 모두 불편을 겪었다.
 
만족도 높지만 경쟁력 미지수…KTX보다 두 배 느리고, 일반 버스보다 50% 비싸
 
서비스 이용 중에 드러난 몇 가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 고속버스에 대한 소비자의 만족도는 높은 편으로 드러났다. 우등버스에 비해 다소 높은 가격이지만 좌석의 편안함을 위해 재이용을 희망하는 고객들이 다수 있었다.
 
윤진현(51)씨는 “기대했던 것보다 시설이 좋아서 만족스럽다”며 “크게 불편한 점을 못 느꼈기 때문에 다음에도 이용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김진수(가명·45)씨 역시 “침대에 눕는 것처럼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고 나만의 공간에서 쉴 수 있어 좋았다”며 “기회가 된다면 다시 이용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높은 만족도와 재이용 희망률과는 별개로 다른 운송수단과의 경쟁력은 미지수인 것으로 드러났다. 긴 소요시간과 비싼 이용요금이 주요 지적사항으로 꼽혔다.
 
현재 프리미엄 고속버스 운행노선은 ‘서울~부산’과 ‘서울~광주’ 두 곳뿐이며 각각 하루 12회와 20회 운행한다. ‘서울~부산’ 노선 운임은 4만3900원으로 기존 우등버스(3만4200원)보다 30% 비싸다. ‘서울~광주’ 노선 운임은 3만3900원으로 우등버스(2만6100원)보다 역시 30% 높게 책정됐다. 일반 고속버스와 비교하면 50% 더 비싸다.
 
소요시간은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요소로 지적받았다. 실제로 기자가 이용한 버스도 서울에서 부산까지 5시간이 소요됐다. 이는 KTX의 소요시간보다 두배 가량 많은 것이다. 시간은 두 배가 차이가 나지만 가격 부분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물론 평일 기준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KTX와 프리미엄 고속버스의 요금은 KTX가 1만5000원 더 비싸다. 그러나 사전예매 할인 등 각종 할인을 적용받을 경우 이 가격차는 더 줄어든다.
 
황보견(29)씨는 “비행기와 KTX를 이용할 수 없는 경우에 프리미엄 고속버스를 이용할 것 같지만 오랜 운행 시간이 단점이다”고 말했다. 김다지(25)씨는 “장거리를 편하게 갈 수 있지만 짧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KTX나 향후 운행할 예정인 SRT(수서고속철도, Super Rapid Train)를 우선적으로 이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 자료: 전국고속버스운송사업조합 및 한국철도공사 [도표=한지은] ⓒ스카이데일리
 
정부는 2개 노선의 운행결과를 분석해 2017년부터 프리미엄 버스 운행 노선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프리미엄 버스가격의 수익성이 기타 버스에 비해 높지 않기 때문에 노선 확대 및 확충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프리미엄 고속버스의 경우 만석으로 1회 운행할 경우 부산행과 광주행의 총 운임은 각각  92만1900원과 71만1900원이다. 이는 우등버스의 95만7600원(부산행), 73만800원(광주행)이나 일반버스의 103만5000원(부산행), 79만2000원(광주행)보다 낮은 금액이다. 
 
반면 LED모니터, 휴대폰 충전, 슬리퍼 등 부대시설을 지원하기 때문에 유지관리 비용의 상승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프리미엄 고속버스는 초기 투자비용도 일반 버스에 비해 많이 든다. 프리미엄 버스의 대당 가격은 2억5000만원 정도로 알려졌다.   
 
관리비용의 증가와 운임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운행횟수를 늘려야 하지만 홍보 부족 등의 이유로 당장은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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