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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LH 서울양원지구 공공주택 강제추진 논란
서민주택 지으려 엄동설한 서민내쫓기 최후통첩
주민들 ‘죽어도 안떠난다’ 눈물 배수진…신정 강제집행 보류 속 갈등격화
정성문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1-03 13:25:43
MB 정권에서 서민주거안정 대책으로 진행된 보금자리주택은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행복주택’으로 이름을 달리했다. 행복주택이란 사회초년생·신혼부부·대학생 등 사회활동을 시작하는 계층의 주거불안 해소를 위해 저렴하게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이다. 행복주택의 골자는 시세보다 임대료를 저렴하게 주거취약층에게 보다 많은 집을 제공하는 것이다. LH는 올해까지 공공용지, 도시재생용지, 공기업 보유토지 등을 활용해 총 14만호를 공급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는 박근혜 대통령 대선공약이었던 20만호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따라서 남은 기간 동안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물의를 일으킨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일례로 행복주택 지구로 선정된 서울시 중랑구 망우동 일대 양원지구는 LH가 토지를 매입 보상하는 과정에서 원주민과 불협화음이 발생했다. 몇몇 주민은 LH의 사업 방식에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나섰다. 스카이데일리가 서민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LH가 토지를 헐값에 사들여 서민 재산권의 과도한 침해라는 비판에 직면한 양원지구 사업 현황과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점 등을 취재했다.

 
 ▲ 서울 중랑구 망우동과 신내동 일대 약 12만평 부지인 양원지구에는 공공주택 3624호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곳에는 행복주택을 비롯해 국민임대주택, 영구임대주택, 민간분양 등이 지어진다. 그러나 이곳은 보상금 문제로 LH와 잔류 주민들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서울 양원지구 행복주택 사업이 첫삽을 뜨기도 전에 논란에 휩싸였다. 서민 주거 공급을 위해 서민의 보금자리를 빼앗는다는 비판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양원지구는 이명박 정권이었던 지난 2010년 보금자리주택 지구 지정 당시 자금난 등으로 제대로 사업이 진행되지 않은 곳이다. 2014년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비전에 맞춰 행복주택으로 이름이 바뀌면서 사업은 다시 급물살을 탔다.
 
양원지구는 서울시 중랑구 망우동과 신내동 일대 38만4000㎡(약 12만평)부지를 말한다. 이곳에는 공공주택 3624호가 들어설 예정이다. 공공주택에는 행복주택을 비롯한 국민임대주택, 영구임대주택, 민간분양 등이 포함돼 있다.
 
잔류 주민들 “강제로 빼앗는다. 죽기를 각오하고 내 집 내가 지킨다” 배수진
 
구랍 29일 서울시 중랑구 망우동에 위치한 양원지구를 찾았다. 경의·중앙선인 양원역에서 내려 양원역로를 따라 올라갔다. 양원지구로 가는 길목 곳곳에는 빨간 종이 위에 ‘죽기를 각오하고 내 집 내가 지킨다’라는 스티커가 붙어 있어 섬뜩한 분위기를 느끼게 했다. 양원역로 양쪽에는 LH가 걸어 놓은 이주 촉구 안내문이 있으며 반대편에는 ‘죽어도 이 땅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라는 현수막이 동시에 내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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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부터 보상을 실시한 이곳은 주민 대부분이 자신의 보금자리를 떠난 상태다. 양원지구 공공주택 주민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토지주와 건물주 총 240명 중 90% 이상이 떠났다.
 
 ▲ 양원지구 내 토지주와 건물주 총 240명 중 90%는 정든 집을 떠났다. 아직 떠나지 않은 주민들은 토지보상금 문제로 LH와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이곳에서 구멍가게를 운영하는 이모(사진)씨는 울상이다. LH로부터 받은 토지보상금이 턱없이 적다고 하소연했다. ⓒ스카이데일리

주민 대다수가 떠난 양원지구에는 추운 날씨만큼이나 을씨년스러웠다. 텅 빈 거리에 간판도 없는 한 구멍가게를 찾았다. 구멍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이모(72)씨는 기자를 만나자마자 눈물을 글썽거렸다. 이씨는 LH가 토지수용을 하는 과정에서 터무니없는 가격을 제시하고 자신의 땅을 강제로 빼앗아갔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평생 이 동네에서 40년 넘게 슈퍼를 운영하며 살았는데 난데없이 행복주택 지정으로 졸지에 길거리로 나 앉게 생겼다”며 “보상금 4억2000만원 정도 받았는데, 이 돈으로는 슈퍼는 고사하고 근처에다 집도 못 산다”고 말했다.
 
LH는 애당초 이씨에게 평당 500만원 수준인 3억4000만원을 제시했다. 양원지구 비대위는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 이의신청을 제기해 10월 1차 결과 보상금이 올랐다. 그 결과 이씨는 평당 600만원 정도의 보상을 받았다.
 
이씨는 현재 변변한 노후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였다. 그는 “자식들 학교 보내고 다들 시집·장가보내면서 변변한 노후 대책은 이 구멍가게가 다였는데, 이제 자식들한테 용돈을 달라고 할 지경에 놓였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턱없이 낮은 보상금으로 인해 이씨는 집을 구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양원지구가 위치한 곳의 아파트 가격은 평당 1000만원이 넘기 때문에 이씨가 받은 보상금으로는 인근의 아파트를 구입하기가 어려웠다. 
 
양원지구 인근 망우동 소재 경남아파트의 경우 평당 가격이 1079만원이다. 1989년 완공된 이 아파트는 지어진 지 30년 가까이 됐기 때문에 가격이 조금 낮은 편이다. 인근 중랑숲리가 아파트는 평당 가격이 1326만원이다.
 
길거리에서 만난 정모(82)씨는 “토지보상을 받아 지금은 다른 동네에 살지만 강제로 빼앗긴 집이 생각나서 한 번씩 생각나서 들른다”고 전했다.
 
 ▲ 자료:국토교통부 ⓒ스카이데일리

정상국 비대위 사무장은 “이곳 평당 토지 수용 가격을 평당으로 보면 500만~700만원 사이다”며 “행복주택 만든다고 하면서 나라에서 강제로 지금 땅을 빼앗아 가고 있는 상황이다”고 토로했다.
 
정 사무장은 “2000년 초반에 평당 200만원에 땅을 산 소유주가 있는데, 이 분은 평당 100만원밖에 보상받지 못했다”며 “아무리 이곳이 낙후된 곳이라 해도 200만원짜리 땅을 절반 가격으로 후려치는 경우가 어디 있냐”며 울분을 토했다.
 
주민들 “부당하다” 행정소송 불사 vs LH “적법 절차 따른 보상에 문제 없다”
 
양원지구에서 만난 몇몇 주민들은 LH의 토지 강제수용에 대해 모두 거세게 반대를 하고 있는 입장을 거침없이 보였다. 정 사무장은 “소유권이 넘어 간 곳도 있고, 나머지는 LH가 공탁을 걸어 놓은 상황이어서 사실상 소유권은 모두 빼앗긴 상태로 봐도 된다”고 했다.
 
 ▲ 양원지구로 들어가는 양원역로를 따라 양쪽에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한쪽에는 LH가 걸어 놓은 이주 촉구 안내문이다. 반대편에는 ‘죽어도 이 땅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라는 주민들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스카이데일리

LH는 2015년 토지를 보상하고 지난해 12월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착공이 미뤄졌다. LH가 내 건 거리 현수막에는 지난해 12월 31일까지 자진이주 하지 않을 경우에는 강제집행을 실시한다는 문구가 걸려있었다. 그러나 지난 2일 주민들이 우려하던 강제집행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비대위 한 관계자는 “이 추운 날 어떻게 쉽게 강제집행을 진행하겠냐”고 말했다. 비대위는 2월 중에 나오는 중앙토지수용위원회 2차 이의 신청 결과를 보고 이마저도 불합리하다면 행정소송을 한다는 방침이다.
 
LH 양원사업단 유내주 부장은 “토지보상법 절차에 따라 3개 감정평가업체가 적절하게 평가한 것을 바탕으로 보상을 한 것이다”며 “앞으로 법 절차대로 최대한 융통성을 발휘해서 주민들과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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