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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명암<632>]-태광그룹 금융계열사
사장 오르면 집으로…흥국화재·흥국생명 ‘너무해’
오너 지배력 강한 ‘핵심계열’…10년간 10명·8명 새인물 전문경영인 무덤
임현범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1-20 00:03:47
 ▲ 최근 태광그룹 금융계열사인 흥국생명과 흥국화재가 또 다시 CEO 교체에 나서 우려를 사고 있다. 보험업 특성상 장기적 관점의 경영 전략 수립이 필요하지만 잦은 CEO 교체로 단기 성과내기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만큼 실적 악화라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흥국생명·흥국화재 본사 ⓒ스카이데일리

태광그룹의 금융계열사인 흥국생명과 흥국화재가 동시에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한다고 밝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새롭게 내정된 전문경영인(CEO)들은 모두 태광그룹 외부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태광그룹 금융계열사 수장이 거의 매번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교체돼 이를 두고 잡음이 일고 있다. 보험업의 경우 다른 업종에 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영이 이뤄져야 하지만 실적에 따라 단명하는 경우가 빈번한 것으로 나타나 태광그룹 금융계열사의 지배구조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새어나온다.
 
금융계열사 ‘흥국화재’ 전문경영인 ‘무덤’…10년간 10명 교체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태광그룹은 흥국생명 차기 대표이사로 조병익 전 삼성생명 법인영업본부장(전무)을, 흥국화재 차기 대표이사로 권중원 전 LIG손보(현 KB손보) 보상 및 업무총괄 전무를 각각 내정했다고 밝혔다.
 
 ▲ 자료: 금융업계 및 각사 ⓒ스카이데일리

조 내정자는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5년 삼성생명에 입사한 이후 이곳에서 30년간 몸담았다. 재무, 기획, 영업 등 다양한 분야를 경험한 보험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재무 건전성 확보 및 영업력 강화를 통한 수익성 제고 부분에서 역량 발휘가 기대된다는 것이 흥국생명 측 설명이다.
 
권 내정자는 성균관대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1984년 LG화재에 입사해 같은 회사에서 26년간 재무 및 기획 분야에서 일했다. 상품 및 보상 업무 등을 경험한 정통 보험맨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 내정자는 오는 3월 열릴 주주총회에서 정식 대표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김주윤 흥국생명 대표는 주주총회가 열리기 전까지 승계에 나설 방침이다. 다만 문병천 흥국화재 대표는 건강상의 이유로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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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태광그룹의 이번 CEO 교체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새어나온다. 보험업계 중에서도 흥국생명·화재는 유난히 전문경영인 임기가 짧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6년 태광그룹이 쌍용화재를 인수한 이후 지난 10년간 흥국화재 CEO는 10명이 선임됐다. 1년에 한번씩 CEO가 교체된 셈이다.
 
정식 임기를 채운 CEO는 2명 정도에 불과하다. 문병천 전 흥국화재 사장은 조훈제 전 사장이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물러난 이후 흥국화재 CEO에 선임됐지만 그 역시 1년만에 물러나게 됐다.
 
흥국생명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최근 10년간 총 7차례 CEO가 교체됐다. 지난 2014년부터 흥국생명을 이끈 김주윤 사장은 연임에 성공하지 못했다.
 
보험업계에서 보험사 대표들 임기는 대개 2년 또는 3년이고 1년 또는 2년씩 연장되는 구조다. 흥국생명과 화재의 CEO 교체 주기가 정상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태광그룹 금융계열사의 잦은 CEO 교체 이유는 실적 부진 때문으로 관측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흥국생명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678억원, 770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0.11%, 21.51% 감소한 수치다.
 
보험업계에서는 태광그룹이 계열사들의 경영진단을 매년 실시하고 있어 흥국화재 사장은 실적이 좋지 못하면 버티기 힘든 자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태광그룹 금융계열사의 장기적인 경영전략이 부재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산업 특성상 건전성 및 수익성 관리가 장기적인 관점에 이뤄져야 하는데 CEO 교체가 빈번한만큼 단기 성과에 급급할 수 밖에 없다”며 “이는 결국 보험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전성 부실을 야기할 수 있는만큼 소비자 피해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오너일가 지배구조 ‘장악’, 견제·감시 이사회 존재감 ‘제로’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2016년 9월 말 기준) ⓒ스카이데일리

업계에서는 태광그룹 금융계열사의 빈번한 CEO교체가 지배구조 탓이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을 포함한 오너일가가 과반수 이상의 지분을 바탕으로 ‘황제 경영’을 펼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흥국생명과 흥국화재 두 곳 모두 지난해 이사회 안건을 모두 ‘가결’시킨 것으로 나타나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경영진을 견제·감시해야할 이사회 역할이 사실상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기준 흥국화재의 최대주주는 59.56%의 지분을 소유한 흥국생명이다.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어 태광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태광산업이 19.63%의 지분율을 갖고 있어 태광그룹이 총 79.19%를 차지하고 있다.
 
더욱이 비상장사인 흥국생명은 지분 100%를 오너일가 및 계열사, 오너 소유 재단이 소유하고 있는 사실상 오너일가 개인 회사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흥국생명의 최대주주는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으로 56.30%를 갖고 있다.
 
나머지 지분 역시 이 전 회장의 조카들(이원준,이동준,이태준,이정아,이성아)이 25.65%, 계열사(대한화섬, 일주학술문화재단, 한국도서보급) 등이 18.04%를 갖고 있다.
 
사실상 과반수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어 주주총회의 의결권한을 독점할 수 있는 구조다. 결국 이 전 회장의 독단적인 경영 의사결정을 막기위해선 이를 견제·감시할 수 있는 사외이사의 역할이 중요한 셈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업계 안팎에서 의구심어린 시선을 던지고 있다. 지난해 태광그룹 금융계열사인 흥국생명과 흥국화재 모두 이사회에 올라온 안건이 부결된 경우가 단 한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흥국생명 이사회는 지난해 6월 올라온 ‘임원 규정 개정의 건’이 보류됐다가 재상정 된 것 외에 모든 안건을 통과시켰다. 또 흥국화재의 경우 지난해 9월까지 17건의 안건이 상정됐지만 단 한건도 빠짐없이 통과됐다. 이사회 및 사외이사진들이 사실상 거수기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업의 경우 수익성 이전에 건전성 확보가 가장 우선시되는 분야다”며 “일반 기업과 달리 금융회사의 경우 오너일가의 독점적인 지배구조는 금융사고 발생 가능성을 높여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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