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시는 주요 도로 상습 교통정체 구간 해소를 목적으로 도로 지하화 사업을 추진했다. 이 사업을 통해 기존 교통량이 지하로 분산되면서 교통 여건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도로 지하화 공사가 진행 중인 곳은 서부간선도로 일부 구간과 제물포터널이다. 이 두 곳은 도심지 장대터널의 첫 케이스로 꼽힌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장대터널은 1km이상의 긴 터널을 말한다. 두 사업 중 먼저 사업에 착수한 곳은 서부간선도로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부간선도로 지하화는 서부간선도로의 상습정체를 해소하고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와 연계해 내부순환형 도시고속도로망을 형성하기 위함이다. 아울러 서울시는 서울제물포터널 사업을 통해 인천국제공항·항만과의 연계성을 하고 자동차전용도로로 인한 지역 단절을 해소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하지만 지하화 특성상 다수의 환기설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환기구 설치 인근 지역 주민들의 민원이 발생할 수 있다. 이들 사업 역시 환기설비로 인해 주민들과의 마찰을 겪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서부간선도로와 제물포터널 환기구 설치를 둘러싼 서울시와 주민 간 갈등 상황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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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는 현재 영등포 제물포길(사진)과 서부간선도로를 지하화하는 사업에 착수했다. 서부간선도로는 양평동 성산대교 남단에서 금천구 독산동 금천IC까지 10.33km구간, 제물포터널은 양천구 신월동 신월IC부터 영등포구 여의도동 여의대로까지 7.5km구간이 사업 대상이다. ⓒ스카이데일리
서울시가 상습 정체구간 해소를 위해 서울 주요 도로 지하화 사업에 착수했다. 교통 여건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사업부지 인근 지역 주민들은 서울시가 주민과 소통없이 일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서울 서남부권 교통 정체 ‘심각’…도로 지하화 대형 도심사업 추진
서부간선도로는 운전자들 사이에서 상습 교통정체구간으로 악명이 높은 곳이다. 이 도로는 서울 내부순환도로를 있는 성산대교·목동·영등포 등을 지나 경인고속도로와 연결될 뿐만 아니라 남쪽으로는 구로·광명시·안양시·서해안 고속도로 진입할 수 있는 유일한 도로다. 또 안산시와 영동고속도로로 이어지기 때문에 하루 종일 교통량이 많다.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은 왕복 4차 대심도 장거리 전용도로로 설계된다. 대심도는 지하 시설물을 설치할 때 토지 이용에 지장이 없는 한계심도(限界深度)다. 일반적으로 고층 건물은 지하 40m, 중층 건물은 35m 깊이로 들어가면 대심도로 인정돼 개발시 보상 의무를 지지 않는 편이다.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의 최대 심도는 약 80m다.
사업 구간은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성산대교 남단부터 금천구 독산동 서해안고속도로 금천IC까지 7.9km의 터널구간을 포함한 총 10.33km 구간이다. 지난해 3월 착공한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은 202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하도로 건설로 약 5만7000대의 교통량(11만600대→5만6800대)이 지하도로로 전환돼 기존 서부간선도로 통행여건을 개선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를 통해 30분 이상 걸리던 출퇴근 시간이 10분대로 단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기존 서부간선도로 상부가 ‘자동차전용도로’에서 ‘일반도로’로 전환돼 주변 지역 주민들의 접근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시는 기존 20~30m이던 도로 폭을 15m로 축소해 보행자 중심의 공간을 확보하고, 자전거도로·보도·녹지·커뮤니티시설 등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2015년 열렸던 기공식에서 “서부간선지하도로가 과거 제조업 중심의 산업단지로 국가경제 부흥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던 서울 서남부 지역의 균형발전을 가져오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자동차전용도로인 서부간선도로를 지하화하고 사람 중심의 공간을 조성해 주민의 생활환경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도록 최선을 다해 추진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서울시는 서울 서남부권 상습 지·정체 구간인 국회대로(전 제물포길)의 교통 정체 해소를 위해 서울제물포터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는 서울제물포터널을 통해 인천국제공항·항만과의 연계성을 하고, 자동차전용도로로 인한 지역단절 해소를 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제물포터널 사업은 소형차전용 왕복 4차로 지하터널로 추진된다. 사업 구간은 서울 양천구 신월동 신월IC부터 영등포구 여의도동 여의대로까지 7.53km에 이르는 제물포길이다. 지난 2015년 10월 착공한 이곳은 2020년 개통될 예정이다. 총 사업비는 4546억원이 투입된다.
서울시는 터널 이용 차량을 매일 6만대가량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터널 개통 후엔 차로를 2023년까지 단계적으로 줄인 뒤 녹지 및 생활편의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터널이 완성될 경우 제물포로 통행시간이 단축되고, 인천공항·인천항의 접근성이 강화되며, 대기·생활 환경 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희정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전임교수는 “도로 지하화 개발은 세계적인 트렌다. 자동차에게 내줬던 공간을 인간에게 내어 주자는 것이다”며 “공사 중에도 기존 교통에는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효율적인 방법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도로가 지하화 되면 내부에서 매연을 정화시키기 때문에 기존 교통량으로 인해 발생했던 지상의 미세먼지 수치도 줄어들 수 있다”며 “개발되는 도로 인근 지역의 가치도 상승하기 때문에 교통·환경·가치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가진다”고 전했다.
서울시, 환기구에 이어 배연구 문제로 주민과 정면 충돌 ‘갈등 심화’
▲ 서남부권역 도로 지하화 사업에서는 환기구·배연구 등이 함께 설계됐다. 특히 성산대교 남단 서부간선도로와 연결되는 양평동 양평유수지 인근(사진)에는 제물포터널 환기구와 서부간선도로 배연구가 함께 설치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대기 오염을 우려한 주민들의 반발로 공사가 지연되고 있었다. ⓒ스카이데일리
서울시의 서남부권역 도로 지하화 사업은 서울시와의 소통을 원하는 주민들로 인해 난관에 봉착했다. 지하화 사업 과정에서 설치되는 환기구가 갈등의 주 요인이었다. 환기구 설치 인근 지역주민들은 지하도로의 매연·미세먼지 등이 환기구로 빠져나오면서 인근 주민들의 건강을 크게 위협할 수 있다며 크게 반대했다. 이에 따라 환기구가 설치되는 지역의 주민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다.
구로동 비대위 관계자는 “현재 신도림동·구로동·양평동 등의 지역 주민들이 모여 비상대책위를 운영 중이다. 환기구에 관련해서 시·구청 등 관련기관과 지역구 의원에게 지속해서 반대 입장을 전달해 왔다”고 전했다.
이번 서남부권역 도로 지하화 사업에서는 총 4곳의 환기구가 설치될 예정이었다. 서부간선도로 사업에는 신도림동과 구로동에, 제물포터널 사업에는 양평동 양평유수지 생태공원과 목동 목동운동장에 환기구를 설치하려 했다. 특히 양평동은 제물포터널의 환기구와 서부간선도로의 배연구가 동시에 설치될 예정이어서 주민들의 반대가 극심했다.
주민들의 반대가 거세지자 서울시는 서부간선도로와 제물포터널의 환기구 설치를 백지화하고 ‘바이패스’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바이패스는 지하 내부에서 정화하는 방식이다. 서울시는 환기구 자리에 비상대피소와 배연구를 설치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갈등의 골자였던 환기구가 해결 됐음에도 아직 서울시와 주민들 간에는 긴장감이 돌고 있다. 이번에는 비대위들이 배연구 공사 중지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배연구란 지하 내부에서 화재발생시 그 연기를 빼내는 구멍인데, 주민들은 여기서도 유해 물질이 나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 서울시는 주민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환기구 설치를 전면 백지화했다. 그러나 주민들이 이번에는 배연구 공사 중지를 요청하며 갈등이 재점화됐다. 배연구란 지하 내부에서 화재발생시 그 연기를 빼내는 구멍인데, 주민들에 따르면 이곳에서도 유해 물질이 나올 수 있다. ⓒ스카이데일리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비대위에서 우려하는 매연 누수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며 “이번에 건설되는 서부간선도로나 제물포터널은 구간이 길어 중간에 연기를 빼내야 하는 배연구 같은 방재시설이 필수적이다. 법적으로도 권장사항이기 때문에 빼놓고 갈 수 없는 사항이다”라며 배연구 공사 중지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배연구와 관련해 갈등을 빚던 서울시와 비대위는 지난 6일 갈등의 골이 더 깊어졌다. 서울시측에서 서부간선도로 배연구 공사 발파를 시도한 것이다. 이 소식을 들은 주민들이 달려가 실랑이 끝에 발파는 중지됐다. 인근 양평동 주민들은 도둑발파라며 더욱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양평동 비대위 관계자 A씨는 “그날 박 시장은 영등포구 신년회 행사에서 주민들과 앞으로 도로 지하화 진행과정에 대한 주민들의 고충을 면담하겠고 했다. 이런 말을 듣고 집으로 돌아오는 도중에 발파 소식을 들은 것이다”며 “발파 30분 전에 주민들이 공사현장을 찾아가서 겨우 발파작업을 막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기존에 환기구 공사를 중단한 것이지, 배연구 공사는 계속 진행되고 있었다”며 “방재시설인 배연구는 공사를 중단할 수 없는 사항이다. 전에 환기구 발파 공사에도 발파 30분 전에 아파트 관리소에 얘기했다”며 일반적인 발파 절차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비대위와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이달 말 박원순 시장과의 면담을 실시할 예정이다”며 “또 지속적인 주민설명회를 통해 배연구와 관련된 오해를 풀고 설득시키겠다”고 밝혔다.
신도림동·구로동 등의 비대위 역시 배연구 계획을 전면 백지화 해달라고 주장하고 있어 서울시는 긴급 진화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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