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규옥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기술보증기금의 신임 이사장으로 선임되자 낙하산 논란이 분분하다. 특히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인연으로 인해 기술보증기금에 적합하지 않은 인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김규옥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이 보유중인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의 우성아파트 ⓒ스카이데일리
최근 중소 벤처기업의 자금 지원을 담당하는 금융기관인 기술보증기금(이하·기보)이 ‘낙하산 인사’ 논란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기획재정부 출신의 김규옥 전 부산 경제부시장이 신임 기보 이사장에 취임하자 여론 안팎에서 ‘모피아(기재부+마피아)’ 낙하산 여론이 일고 있다.
특히 김 이사장이 과거 MB정부 시절 친이계(친 이명박계)로 분류된 점이 논란이 되고 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MB정부 시절에 불거져 나왔던 기보의 특혜 의혹 등을 거론하며 “최순실 게이트로 친박, TK 세력의 지배력이 약해진 틈을 타 친이계 인사가 해결사로 등장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부산 혜광고, 서울대 출신 PK엘리트…인수위, 기재부 대변인 이명박 정권 ‘승승장구’
최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기업은행장에 이어 금융공공기관 수장에 대한 임명권을 행사해 여론의 조명을 받았다. 황 권한대행은 김규옥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을 신임 기보 이사장으로 임명했다.
기보 이사장에 대한 임명제청권을 갖고 있는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김 이사장에 대한 제청의 이유로 “오랜 공직생활을 통해 쌓아온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기반으로 기보의 핵심 역할을 원활히 수행할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새로운 수장을 맞이한 ‘기술보증기금’은 중소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기술 개발 및 창업 자금을 지원하는 금융기관이다. 기술신용보증기금법에 따라 세워졌으며 금융위원회가 관리하고 있는 기금 관리형 준정부기관이기도 하다.
▲ 김규옥 이사장은 지난 2008년 인수위원회 파견 근무를 통해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과 인연을 맺었다. 이를 계기로 김 이사장은 초대 기획재정부 대변인을 지냈으며 이후 사회예산심의관, 예산총괄심의관 등 기획재정부 요직을 거치게 된다. 사진은 기획재정부 ⓒ스카이데일리
김 이사장은 1961년 부산 출생으로 부산 혜광고등학교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지난 1983년 27회 행정고시에 합격하면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기획예산처 산업정보예산과장과 농림해양예산과장, 예산총괄과장 등을 거쳤다. 이런 이력 덕분에 그는 기재부에서도 대표적인 ‘예산통’ 인사로 분류됐었다.
김 이사장은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유독 활발하게 활동해 조명을 받았다.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7대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인 지난 2008년 기재부 소속으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전문위원으로 파견 근무했다.
그 과정에서 김 이사장은 강만수 당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위 간사와 인연을 맺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제교사로 유명한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MB정부의 경제정책을 직접 구상한 인물로 유명세를 탄 인물이다. MB정부 출범 후 재정경제부로부터 새롭게 개편된 기획재정부의 초대 장관을 역임한 그는 ‘왕장관’으로 불리기도 했다. 장관 퇴임 후에는 산업은행장을 역임했다.
강 전 장관은 인수위원회 시절 함께 일하던 김 이사장을 초대 기재부 대변인으로 직접 발탁했다. 당시 인사에는 김 이사장이 ‘부산 출신’이라는 점이 중요하게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 전 장관은 합천 출신으로 부산 경남고를 나왔다. 김 이사장은 사투리가 심한 강 전 장관의 말을 온전히 이해하는 몇 안 되는 ‘네이티브 스피커’였다는 후문이다.
이후 김 이사장은 1년 동안 ‘MB정부 경제대통령의 입’으로 활동을 하다 다시 사회예산심의관, 예산총괄심의관 등 본 분야에서 요직을 두루 거치게 된다. 김 이사장은 이명박 정권 말인 2012년에는 핵심 요직인 기획조정실장을 맡았다.
정권 교체 후 친박·TK 득세에 주요 인사에서 2차례 탈락, 고향서 와신상담
▲ 예산 관련 요직을 거쳐 기획조정실장까지 역임하던 김 이사장은 정권이 바뀌고 난 후 주요 진로에서 어려움을 겪게 된다. 예산실장 자리를 방문규 보건복지부 차관, 송언석 기획재정부 2차관 등 후배에게 번번히 내준 그는 새누리당 전문위원, 부산시 경제부시장 등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사진은 김규옥 기술보증기금 이사장 [사진=뉴시스]
MB정부 시절 승승장구하던 김 이사장은 박근혜 정권이 들어서자마자 가시밭길을 걷기 시작한다. 새 정권 들어 친박계(친 박근혜계) 인사들이 경제부처를 장악하면서 대표적인 친이계로 불리던 김 이사장의 위세가 한 풀 꺾이게 된 것이다.
정부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013년 4월 기재부 1급 인사에서 김 이사장은 예산실장에 오를 가장 유력한 후보였다. 당시 방문규 예산총괄심의관(현 보건복지부 차관)도 후로보 거론되긴 했지만 김 이사장 쪽의 승리를 점치는 여론이 우세했다. 김 이사장이 방 차관보다 행시 1회 선배일 뿐만 아니라 방 차관은 김 이사장으로부터 예산총괄심의관 자리를 이어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깨고 예산실장 자리는 방 차관에게 돌아갔다. 김 이사장은 예산실장 자리를 놓치고 새누리당 수석전문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기재부 기획조정실장을 역임하던 인물이 정당으로 가는 이례적인 사건에 당시 정치권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동시에 방 차관 선임 배경에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라는 시각이 일기도 했다. 방 차관은 과거 고등학교 2학년 시절 ‘우리에게 새마음 교육의 길잡이가 되어’라는 글을 구국여성봉사단 기관지 ‘새마음’에 기고하며 박근혜 대통령을 찬양하는 글을 쓴 사실로 유명세를 탄 인물이라는 이유에서다. 공교롭게도 그는 보건복지부 차관을 맡는 등 박근혜 정부 들어 상승가도를 달렸다.
김 이사장은 이듬해 2014년 또 다시 예산실장 진급 기회를 갖는다.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이 당시 기재부장관으로 취임하면서 실시한 기재부 인사를 통해 예산실장을 맡고 있던 방 차관은 기재부 2차관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김 이사장은 이번에도 주요 후보로 거론됐지만 최종적으로 예산실장 자리는 송언석 당시 예산총괄심의관(현 기재부 2차관)의 몫으로 돌아갔다. 송 차관은 김 이사장보다 행시 2회 후배다. 대구 경북고 출신 TK인사며 동시에 강석훈 경제수석, 최상목 기재부 1차관 등과 함께 ‘서울대 82학번 경제라인’으로 불리기도 한다.
예산총괄심의관 후임들에게 두 번이나 예산실장 자리를 넘겨준 김 이사장은 2014년 8월 부산광역시 경제부시장직을 맡으며 고향으로 돌아오게 된다. 지난해 9월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으나 이 역시 대구 경북고 출신인 황록 이사장에게 돌아갔다. 이후 구랍 27일 김 이사장은 2년 4개월 임기를 마지막으로 공직을 떠났다.
최순실 쇼크 힘 잃은 친박계, ‘부산지역 적임자’ ‘강만수 인맥’ 의견 분분
▲ 김 이사장은 강만수(사진) 전 기회재정부 장관과의 인연으로 인해 주변의 우려를 받고 있다. 강 전 장관은 기술보증기금을 통한 지인 업체 특혜보증 의혹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 이사장 역시 MB계 낙하산이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 이사장의 휴식기는 생각보다 길지 않았다. 부산시 경제부시장에서 물러난 후 3주가 지난 17일 김 이사장은 기보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박근혜 정부 임기 말 주요 공공기관장 자리에 ‘보은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존재했으나 탄핵의 여파로 어려워 졌다는 것이 업계 공통의 견해다. 기보 본사가 부산에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김 이사장의 취임은 적합한 인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불거져 나와 주목됐다. 기보가 강만수 전 장관의 ‘지인업체 특혜보증’ 연관 기관이라는 점이 지적되면서 특혜 의혹을 덥기 위한 구원투수로 낙점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권 등에 따르면 강 전 장관은 지난 2013년 산업은행장 재임 당시 대우조선해양을 압박해 44억원의 연구개발사업비를 지인업체 바이올시스템즈에 투자하도록 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기보는 두 건의 보증서를 각각 하루, 이틀 만에 발급해줬다. 당시 기보 이사장은 강 전 장관의 측근으로 알려진 김정국 이사장이었다.
강 전 장관과 밀접한 인물을 기보 이사장에 앉히는 데 대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현재 기보 안팎에서는 “박 대통령의 지배력이 약해진 틈을 타 MB계 인사가 취임한 것 일뿐 어차피 모피아, 낙하산이다”며 “특히 기보가 연루된 특혜의혹으로 검찰 수사 중인 인물의 최측근이 수장에 앉히는 것은 거북한 인사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 충남 세종시 등 각각 아파트 한 호실씩 소유…총 시세 12억원 달해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김 이사장은 경기도 성남시와 충청남도 세종특별자치시에 각각 한 채 씩의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 부동산 등기부등본 등에 따르면 김 이사장은 지난 2001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에 위치한 우성아파트의 한 호실(전용면적 129.21㎡)을 보유하고 있다.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현재 시세는 약 7억5000만원에 형성돼 있다.
또한 김 이사장은 세종특별자치시 어진동 레이크파크의 한 호실도 보유하고 있다. 매입시기는 2011년이며 해당 호실의 전용면적은 84.99㎡이다. 시세는 약 5억원에 형성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외에도 김 이사장은 10억원 상당의 예금자산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앞서 사례에 비춰볼 때, 기보 이사장으로 재직하며 약 2억원의 연봉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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