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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서울시 10개 노선 8조 경전철 사업(첫 개통 우이신설선)
10년전 자료가 1000만 혈세 먹는 경전철 바이블
잇단 파산속 1일 12만명 추계…시 “수요 맞추기 신의 경지·최근자료 없다”
이성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1-23 16:13:50
지난 2012년 7월 개통해 운행을 시작한 의정부경전철이 지난 11일 법원에 파산신청서를 제출했다. 지속적인 적자운영이 원인이었다. 지난 1993년 정부가 지하철보다 사업비가 적다는 이유로 각 지자체에 경전철설치를 권유하면서 각 지자체는 사업유치에 열을 올렸다. 경기도의 경우 대다수 시에서 검토했으나 사업성 등에 문제가 제기됐고 의정부시와 용인시에 경전철이 신설됐다. 의정부경전철이 파산에 이른 가운데 현재 용인경전철 역시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는 상황이다. 내년 11월 개통 예정된 김포시의 경전철 역시 유사한 우려감이 감돌고 있는 상태다. 서울시의 경우 현재 9개 노선의 사업이 공사 중이거나 계획·추진 중이다. 오는 7월 ‘우이-신설’ 도시철도 노선(이하·우이신설선)이 첫 개통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이번 의정부경전철 파산 소식으로 인해 신설노선에 대한 전망역시 밝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스카이데일리가 7월 개통을 앞둔 경전철 우이신설선을 현장 취재했다.

 ▲ 오는 7월 서울 강북구 우이동과 동대문구 신설동을 잇는 경전철 우이신설선이 개통될 예정이다. 우이신설선은 서울에서 처음 운행하는 경전철이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경전철 노선이 주민들에게 익숙한 버스 노선과 겹쳐져 경전철을 타는 수요가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우이신설선 건설 현장 ⓒ스카이데일리

서울시가 추진 중인 10개 경전철 노선 중 가장먼저 우이신설선이 오는 7월 개통을 앞두고 있다. 최근 의정부경전철 파산과 여러 노선들의 적자소식 등으로 인해 경전철사업 자체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면서 이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서울시 경전철사업은 지난 2006년 취임한 오세훈 시장 재임당시 처음으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이어 박원순 시장이 신임 서울시장이 된 후 2013년 기존 7개 노선에서 3개 노선으로 증설하는 방안이 추진돼 총 10개 노선으로 확정됐다.
 
당시 서울시는 오는 2025년까지 10개 전 노선 개통을 위해 총 사업비 8조5533억원이 소요될 것이라 전망했다. 이 중 국비(1조1723억원)와 시비(3조55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비는 민간사업비와 개발사업자 분담금 등으로 충당한다.
 
서울시도 담보 못선 ‘경전철 1호선’…주민들 “우리도 기대 따위 안 한다”
 
총 사업비 8146억원이 투입된 우이신설선은 총 길이 11.4km(13개역) 규모다. 북한산 등산로와 우이동유원지 입구인 서울 강북구 우이령길입구 로터리부터 지하철 1·2호선 환승역인 신설동역까지 연결된다.
 
다른 지역의 경전철과 달리 지하화 됐다는 것이 특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상에 경전철을 설치하면 인근 주민들과 상인들이 입게될 소음공해와 미관 등이 이유가 됐다”며 “도로요건 상 다른지역과 달리 폭이 좁은 지선에 건설된 까닭에 지하화가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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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로를 따라 차량기지가 있는 우이령길입구로 가는 길은 온통 공사장이었다. 아직 명명되지는 않았지만 지하에 부설된 역사와 지상을 잇는 골조공사도 한창이었다. 주민들은 공사장 옆에 별도로 조성된 보행로를 따라 오갔다.
 
경전철 종착점인 우이령길 입구는 각 노선을 거친 버스들이 회차지였다. 각 노선 정류장마다 탑승을 기다리는 주민들이 줄을 서 있기도 했다. 주민들과 등산객들이 주로 눈에 띄었다. 마을 입구 근처에는 경전철 차량기지로 쓰일 새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 [그래픽=한지은] ⓒ스카이데일리

우이 먹거리 마을 입구에 들어서니 왼편에 한 건물이 들어서 있었다. 이 건물은 우이신설선의 차량기지로 쓰이는 건물이다. 건물 내부는 아직 사람의 손길이 많이 닿지 않은 듯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모습 그대로였다.
 
당초 경전철은 대중교통 접근성이 부족한 지역에 편의성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주민들과 일대를 오가는 등산객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버스 회차지에서 만난 주민들과 등산객들 상당수는 “무슨 공사인지 관심없다”, “경전철은 알고 있지만 잘 알지는 못한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인근에 거주한다는 이순식(67·남) 씨는 “경전철이 뭔지도 모를 때만 해도 지하철이 생기는듯해 좋기도 했지만 솔직히 큰 기대는 하지 않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들 반응 역시 대동소이했다. 특히 한 때 공사가 중단되는 등 문제가 불거진 바 있어 기대감이 더욱 하락했다고 입을 모았다.
 
우이신설선은 지난해 8월 잠시 공사가 중단된 바 있다. 당초 11월 말 개통할 예정이었지만 사업에 참여했던 기업 10곳 중 절반이 자금난을 겪어 경전철 사업비 조달에 애를 먹었던 것이다.
 
이 때 KB국민은행을 주축으로 한 민자사업대주주단이 수익성악화를 이유로 대출을 중단했다. 사업자들은 서울시 측에 시설물 인수를 대가로 금융권 부채를 갚아주겠다는 보증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우여곡절 끝에 21일 만에 공사는 재개됐지만 주민들은 시 조차 담보못하는 사업에 혈세가 들어간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와 함께 경전철에 대한 기대감이 쏙 들어가게 됐다고 지적했다.
 
경전철 예정역 인근 성원부동산 박경숙 실장은 “2009년 착공 당시 집값에 변화가 있을 것이란 이유로 주민들이 주목한 바 있으나 큰 변동이 없자 시들해지기 시작했다”며 “대중교통 신설에 대한 반향도 없고 특히 공사가 한 번 중단되면서 오히려 세금낭비 걱정을 하는 주민들이 늘어난 분위기다”고 전했다.k
 
서울시 1일 이용객 12만명 예상에 주민들 “수요 의문”…강행 경전철 우려감
 
 ▲ 많은 우이동 주민들은 경전철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지 않았다. 한 차례 사업 무산 위기를 겪은 탓에 오는 7월 개통 예정도 미심쩍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재 경전철 우이신설선은 공정률이 90% 이상이다. 사진은 경전철 우이신설선 차량기지 내 건물 ⓒ스카이데일리

경전철 도입과 관련해 서울시 측은 “지도 상 역을 중심으로 원을 그려 역세권에 포함되지 않는 곳을 선별해 이를 기반한 노선을 계획하게 됐다”며 “지역민의 교통불편해소에 방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실제 이용하게 될 주민들과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수요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신설 경전철 역사 인근 주민을 제외하면 이용이 크지 않을 것이란 반응이었다.
 
삼성부동산 김향수 대표는 “이미 우이동에서 도심 혹은 가까운 지하철역을 잇는 버스노선이 충분한 상황에서 집 앞에 역이 있지 않는 이상 누가 버스타고 와 경전철을 이용하겠느냐”며 “결국 주를 이루게 될 탑승객은 북한산과 우이동계곡을 찾는 방문객에 한정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해서 “민간사업자 측으로부터 제출받은 1일 평균 우이신선설 경전철 수요는 12만2000명이다”며 “이는 단순 주민들 뿐 아니라 등산객 등 외부요인까지 포함된 수치로 개통 후 실제 탑승객과 오차는 있을 수 있겠지만 수요는 충분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서울시의 수요예측에 대해 사업 강행을 위해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 2015년 개통된 신분당선(6량) 1일 평균 이용객이 12만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도입 예정된 경전철(2량)의 1일 예상이용객 12만2000명은 무리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앞서 문제가 된 타 지역 경전철 공사 과정과 비슷한 전례를 띄는 것이라 지적했다. 파산 신청한 의정부경전철을 비롯해 이용객 저조로 지속적인 적자가 문제가 된 대다수 경전철들이 사업초기 수요예측이 부풀려진 점이 지적받았던 것이다.
 
특히 서울시가 언급한 12만2000명의 예상수요는 지난 2006년 자료다. 시 측에 최근자료 혹은 서울시가 별도로 조사한 자료가 없느냐고 묻자 서울시는 “없다”고 답했다.
  
 
 ▲ 우이신설선의 종착점 예정역에는 많은 등산객들이 몰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 중 경전철에 대한 소식을 아는 이를 만나긴 힘들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들은 주민들이 아닌 등산객을 끌어들여야 경전철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사진은 우이신선설에 투입될 경전철(위·사진 서울시)과 경전철 공사장 옆 보행로를 지나는 등산객들 ⓒ스카이데일리

신분당선과 관련해서는 “그것(신분당선)은 광역철도며 우이신설선은 도시철도인데 단순 비교가 불가하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수요예측을 정확히 맞추면 그것은 신의 경지다. 70~80%만 맞춰도 성공한 것”이라 덧붙이기도 했다.
 
10개 노선계획 가운데 서울에서 착공에 들어간 신림선을 제외한 나머지 8개 노선들도 사업성 등에 발목잡혀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는 상태다.
 
위례신사선의 경우 지난해 10월 민간사업자로 참여하기로 한 삼성물산이 사업을 포기하고 나서면서 답보상태에 놓여 있다. 업계 등에 따르면 당시 삼성물산이 빠지게 된 배경에는 경전철사업 노하우 부족과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이 큰 이유로 지목됐다.
 
동북선·위례선·서부선·면목선·우이신설연장선·목동선·난곡선 등 7개 노선의 경우 사업자 협상이 진행 중이거나 민간 사업자를 찾지 못해 사업이 지지부진 한 상황이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해 서부선·위례신사선·면목선에 대해 기존에 적용하던 ‘수익형 민간투자 대상사업’과 함께 ‘위험분담형’, ‘손익공유형’ 등의 사업을 제안할 수 있도록 했다. 민감 사업자가 100% 손실을 감수하는 방식에서 서울시가 손실을 일부 보전해 주는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사업자가 나타나지 않아 내린 처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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