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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권오준 회장 연임과 CEO후보추천위원회 논란
포스코 회장직, 뻔한 통과의례로 그들만의 제관식
CEO추천위, 단독후보 거수기·권력 낙하산 짬짜미·국민기업 무색 ‘비판’
이기욱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2-08 13:39:42
포스코는 지난 1968년 ‘포항종합제철’이란 사명으로 설립됐다. 대일청구권자금의 일부를 종자돈 삼아 박정희정권이 세운 공기업이었다. ‘제철사업을 성공시켜 조국에 기여하겠다’는 의미의 설립구호 ‘제철보국’은 당시 포항제철의 성격을 대변하는 단어다. 지난 2000년 포스코는 민영화 수순을 밟았다. 과거와 차이를 두기 위해 2002년 사명도 오늘날과 같이 변경했다. 하지만 여전히 ‘관치’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회장 선임과정에서 이 같은 지적은 두드러진다. 역대 포스코 회장들 선임 시기가 정권교체시기에 맞물렸다는 점은 이 같은 지적에 힘을 실어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현재 포스코를 이끌고 있는 이는 권오준 회장이다. 권 회장은 최근 연임이 결정됐다. 국정농단의 주범인 최순실게이트 관련 의혹을 받는 상황에서도 이뤄진 연임이었다. 자연히 여론은 포스코의 회장 선임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스카이데일리가 폐쇄적 구조의 포스코 회장선임 문제점을 진단했다.

 ▲ 최근 포스코 차기 회장 선임과 관련해 잡음이 일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각종 의혹을 받고 있는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CEO후보추천위원회에 의해 단독추천을 받자 포스코 회장 선임과정에 자체에 대한 지적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포스코 서울사무소 ⓒ스카이데일리

포스코의 회장 선임이 도마 위에 올랐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각종 의혹에 시달리고 있는 권오준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잡음이 불거진 것이다.
 
높은 CEO리스크에도 불구하고 권 회장의 재선임 안건이 통과되자 일각에서는 CEO후보추천위원회(이하 후추위)를 통한 회장 선임 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후보추천위원회 ‘비철강 계열사 수익성 개선’ 제 1과제 설정…“적임자 맞나” 우려 팽배
 
후추위는 지난달 25일 총 7번의 회의를 거친 끝에 권 회장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내달 10일 예정된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야 하지만 사실 상 연임을 확정지은 것이나 다름없는 결정이었다.
 
후추위는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한 기업 체질 개선과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 수익성 개선 등 측면을 고려해 최 회장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포스코는 2조844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0.8%이었다. 2011년 이후 5년만의 두 자리 수 회복이었다. 고부가가치 철강상품의 판매 증가가 수익성 개선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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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경쟁사인 글로벌 철강사 아르셀로미탈과 함께 개발한 제품의 판매량이 전년 대비 326만3000톤이 증가한 1597만3000톤을 기록해 47.3%의 판매 비중을 차지했다는 점이 주효했다.
 
순이익의 경우도 개선됐다. 지난해 포스코는 1조48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2014년 96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흑자전환에 성공했던 셈이다. 또 권 회장 취임 후 3년 간 순차입금을 7조1000억원 가량 줄이는 등 재무건전성도 크게 향상됐다.
 
이 같은 수익성 확보에도 불구하고 연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된 배경은 ‘비철강 부문’에 대한 행보 때문이다.
 
포스코 그룹의 사업은 △포스코 △포스코P&S △포스코강판 등 계열사를 중심으로 한 철강사업과 △포스코건설 △포스코대우 △포스코에너지 △포스코ICT 등으로 대표되는 비철강 사업 등 크게 두 가지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포스코는 CEO후보추천과정에서 포스코의 향후 제 1과제로 ‘비철강 부문 경쟁력 강화’를 내세웠다. 글로벌 공급과잉과 미국 트럼프 발 보호무역 기조 강화로 인해 철강 수출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 된다.
 
이 같은 주문은 권 회장이 취임 이후 보였던 행보와 상반되는 내용이다. 권 회장은 지난 2014년 취임 이후 줄 곳 ‘철강 본원의 경쟁력 강화’를 주장하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취임 이후 3년 동안 총 126건의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77개의 계열사가 정리됐으며 49개의 자산 매각이 이뤄졌다. 정준양 전 회장부터 이어져온 무리한 사업 확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 같은 구조조정을 통해 철강부문의 수익성 증진을 꾀했다.
 
하지만 비철강부문의 사업실적은 오히려 악화됐다. 비철강 주력계열사 중 한 곳인 포스코건설은 권 회장 취임 첫 해인 2014년 323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2015년 2477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의 경우 3분기까지 2833억원의 누적 영업손실을 기록했을 정도다.
 
포스코대우도 마찬가지다. 2014년 376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3분기에는 2462억원에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2855억원) 대비 약 14% 가량 감소한 수치다. 포스코 에너지는 2014년 1187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320억원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으며 포스코엔지니어링은 지난해 3분기 55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상황이 이렇자 권 회장은 비철강부문의 수익성 개선카드를 꺼내들었다. 조직개편을 통해 포스코 철강부문장(COO)을 신설한 뒤 오인환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자리에 앉혔다. 권 회장 스스로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이유로 비철강부문 개혁에 집중한다는 복안이었다. 앞서 지난달 29일에는 신소재 개발에 4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하지만 우려감을 불식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고수익 제품 수출을 통한 철강 부문 수익성 확대에는 성공했지만 후추위가 제시한 ‘비철강 부문 개혁’의 적임자로 권 회장이 어울리지 않다는 지적이 계속된 것이다.
  
 ▲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지난 2014년 취임 이후 ‘철강본연의 경쟁력 회복’을 경영의 기본원칙으로 내세웠다. 이런 권 회장의 철강 위주 경영은 철강사업 분야의 수익성 확대를 가져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미래 사업으로 일컬어지는 비철강 부문의 경영악화를 지적하며 “연임에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권오준 포스코 회장 [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또한 최순실국정농단 사태와 연관돼있다는 의혹 역시 발목을 잡았다. 지난 2014년 선임과정에 최순실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시작으로 권 회장은 ‘포레카 지분 인수’ ‘베드민턴 팀 창단’ ‘낙하산 청탁’ 등 각종 의혹에 연루돼 있다.
 
특히 ‘포스코 1% 나눔재단’의 자금이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과 관련된 단체로 흘러들어간 정황은 ‘최순실게이트’에 대한 내부 반발을 일으키기도 했다. 안팎을 가리지 않고 “CEO리스크 측면에서도 권오준의 연임은 적절한 선택이 아니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사외이사로만 구성되는 ‘CEO후보 추천 위원회’ 단독후보…‘짬짜미 선임’ 당연시
 
‘연임불가론’이 제기되고 있음에도 포스코가 연임을 강행하자 회장 선임 과정과 그 구조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다.
 
포스코 정관 제 5장(이사 및 이사회) 29조에 따르면 대표이사 회장은 이사회의 결의에 의해 사내이사 중에 선임하며, 후추위의 자격심사를 거쳐야 한다. 사내이사 후보가 대표이사 회장 후보일 경우에는 후추위의 자격심사를 거쳐 해당 후보 1인을 주주총회에 추천, 주주총회를 거쳐 사내이사로 선임될 경우 해당 후보는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된다.
 
현직 대표이사가 연임 의사를 표명할 경우 재적이사 3분의 2 이상 찬성 의결 결과에 따라 후추위의 자격심사가 열린다. 포스코 회장 선임 과정에서 후추위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셈이다. 여타 민간기업에서 존재하지 않는 일종의 장벽이 존재하는 것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후추위의 성격이다. 정관에 따르면 후추위의 구성 및 운영에 대한 세부사항은 이사회에서 정하게 돼있다. 또 사외이사만으로 구성되는 것이 원칙이다.
 
이번 후추위는 이명우 동원산업 사장, 신재철 LG CNS 사장 등 포스코 사외이사 6인으로 구성됐다. 사외이사 후보는 사외이사 3인과 사내이사 1인으로 구성되는 ‘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결정한다.
 
 ▲ 자료: 포스코 ⓒ스카이데일리

이처럼 이사회 내부에서 사외이사만으로 구성되는 후추위는 현직 대표이사의 영향력에서 자유롭기 힘들다. 실제로 현재 사외이사 6인 중 2인(이명우·신재철)은 정준양 전 회장이 대표로 있을 때 선임된 인사들이다.
 
정 전 회장은 권 회장이 회장으로 선임될 2014년 당시 영향력을 발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정 전 회장과 함께 권 회장을 신임 회장으로 만드는데 일조했던 두 사외이사는 이번에도 권 회장의 연임에 힘을 실어줬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또한 사외이사 6인 중 5명이 정 전 회장, 권 회장과 같은 서울대학교 동문이며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장과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 고문은 친 정부 성향의 인사로 평가받고 있다.
 
후추위 구성원들의 성격은 전·현직 회장에게 유리한 구도를 형성하고 있으며 후보를 한 차례 걸러서 추천하는 방식은 ‘이사회’ ‘주주총회’를 무의미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정 전 회장과 권 회장은 현재 전·현 정권과의 유착관계로 인해 각종 의혹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후추위 구조에 대한 비판은 쉽게 줄어들지 않을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포스코 내부관계자는 “전 정권과 정경유착 의혹을 받고 있는 전 회장과 현 정권 스캔들에 시달리고 있는 현 회장이 여전히 연임을 하고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은 CEO선임과정의 폐쇄성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 정권, 내부인사와 무관한 전문가들로 CEO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며 “또한 단수후보가 아닌 복수후보 방식을 통해 정당한 경쟁을 유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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