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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명암<642>]-현대카드·캐피탈(정태영 부회장)
정몽구 둘째사위 ‘현대차 금융총수’ 물밑 풀무질
정태영 부부 계열사 현대카드 지분 매입 두고 ‘독자노선 가능성’ 대두
임현범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2-14 07:37:12
재계에서 현대그룹은 경영권 승계에 있어 보수적인 곳으로 유명하다. 과거 현대그룹 창업주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현대자동차의 경영권을 차남인 정몽구 현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에게 물려준 일화가 대표적이다. 1967년 현대자동차가 설립된 이후부터 2000년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현대자동차를 키운 이는 정주영 명예회장의 넷째 동생인 정세영 회장이다. 하지만 현대그룹 분할 승계과정에서 경영권은 동생인 정세영 회장이 아닌 차남인 정몽구 회장에게 돌아갔다. 동생보다 적장자인 아들을 우선시하는 현대그룹의 가풍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는 것이 업계안팎의 평가다. 이러한 현대그룹 특유의 가풍은 여전히 유효하다. 정몽구 회장은 슬하에 1남 3녀를 두고 있는데 차기 회장으로 장남인 정의선 부회장이 확실시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정몽구 회장의 차녀인 정명이 현대커머셜 고문의 사위가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 후계자로 거론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적장자에게만 후계 승계가 이뤄져왔던 현대가 특성상 의외의 상황이 연출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 그 배경이다. 스카이데일리가 현대차그룹 둘째 사위인 정태영 현대차그룹 부회장의 경영 행보와 이를 둘러싼 재계 안팎의 목소리 등에 대해 조명했다.

 ▲ 최근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현대라이프생명보험 등 현대차그룹의 금융계열사를 이끌고 있는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행보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 부회장이 다량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현대커머셜이 현대카드 지분 매입에 나서면서 금융계열사 만큼은 사위 승계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사진은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본사 ⓒ스카이데일리
최근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 지배력 강화 행보를 두고 그 배경을 궁금해 하는 여론이 일고 있다. 이 가운데 특히 독자 노선을 걷기 위한 물밑 작업 아니냐는 목소리가 적지 않아 주목되고 있다.
 
13일 재계 등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차녀인 정명이 현대카드 고문의 남편이다. 정몽구 회장의 둘째 사위이며, 정의선 부회장과는 처남·매형 사이다. 그동안 정 부회장은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현대라이프생명보험 등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의 경영을 이끌어 왔다.
 
이 과정에서 정 부회장은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의 성장을 이끌어내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그룹 총수의 사위라는 화려한 배경과 뛰어난 경영 능력과는 달리 직접 보유 지분율이 미비해 후계 구도에서는 다소 동떨어져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문 경영인’과 다를 바 없다는 시각이 적지 않은 배경이다.
 
그런데 최근 이런 정 부회장이 재평가되고 있다. 아내인 정명이 고문과 함께 지분의 50%를 보유하고 있는 현대커머셜을 통해 현대카드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자 정 부회장의 후계 승계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의 독자 노선을 위해 ‘오너 지위’ 확보 움직임을 본격화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그룹 안팎에서 일고 있다.
 
정몽구 회장의 능력자 금융사위, 홀로서기 통한 ‘금융계열사 오너 등극’ 가능성 대두
 
 ▲ 자료: 금융감독원 및 현대카드 ⓒ스카이데일리
현대차그룹 및 금융권 등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인 현대커머셜은 지난달 26일 GE캐피탈의 손자회사인 ‘IGE USA 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현대카드 지분 43% 중 19.01%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인수 금액은 주당가 9779원, 총 매입가는 2981억원이다.
 
‘IGE USA 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하고 있던 현대카드 지분 가운데 현대커머셜이 매입한 19.01%를 제외한 나머지 23.99%는 어피너티컨소시엄이 인수하기로 했다. 어피너티컨소시엄은 홍콩계 사모펀드로 어피너티(9.99%)와 싱가포르투자청(9%), 칼라일그룹 계열 사모펀드 운용사인 알프인베스트먼트(5%)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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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지분 매입으로 현대커머셜의 현대카드 지분율은 기존 5.54%에서 24.55%로 껑충 뛰었다. 최대주주 지위는 36.96%의 지분(2016년 9월 말 기준)을 확보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굳건히 지켰지만, 현대커머셜은 기아자동차(11.48%, 2016년 9월 말 기준)를 누르고 2대주주 자리에 올라섰다.
 
현대차그룹 안팎에서는 이번 현대커머셜의 현대카드 지분 매입을 두고 “정 부회장이 전문경영인을 넘어 오너 자리를 확보하기 위한 포석작업에 나섰다”는 평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커머셜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정 부회장(16.67%)과 아내인 정 고문(33.33%) 소유 지분의 합이 50%에 달한다. 이는 현대커머셜이 정태영·정명이 부부 기업으로 불려 온 배경이기도 하다. 현대커머셜이 현대카드에 대한 지분을 확대할수록 정 부회장의 영향력 역시 확대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이런 가운데 현대커머셜과 함께 현대카드 지분 매입에 참여한 ‘어피너티컨소시엄’이 재무적 투자자(FI) 자격으로 참여했다는 점이 주목을 받고 있다. 금융권 등에 따르면 이번 지분 매각 계약서에는 어피너티컨소시엄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4년 내 기업공개(IPO)’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덕분에 정 부회장이 현대커머셜을 통해 향후 어피너티컨소시엄의 지분을 추가로 매입할 경우 현대자동차를 제치고 최대주주에 오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권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재무적 투자자의 경우 지배력과는 무관하게 오로지 자사 이익만을 추구하기 때문에 정 부회장이 적당한 가격을 제시할 경우 현대커머셜과 직접 거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가업 대신 택한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 정태영의 실탄확보 행보 촉각
 
금융권 안팎에서는 정 부회장이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의 오너가 되기 위해 이미 수년 전부터 물밑 작업에 나섰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 물밑 작업이란 지분 매입을 위한 실탄 확보였다. 정 부회장이 지난 2014년 가업인 종로학원을 매각한 것이 주장의 근거 중 하나로 지목됐다.
 
정 부회장은 과거 명문 입시학원이었던 종로학원 창업자인 정경진 원장의 장남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 2014년 말 자신의 지분 73%를 포함, 종로학원 지분 100%를 타 입시업체인 하늘교육에 매각했다.
 
당시 정 부회장의 종로학원 지분 매각은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 경영에 전념하겠다는 메시지를 장인이자 그룹 총수인 정몽구 회장에게 던졌다는 평가를 이끌어 냈다. 매각대금은 약 1100억원 규모로, 이 가운데 정 부회장에게 흘러들어간 돈만 약 800억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 안팎의 상황은 정 부회장의 ‘독자 노선’ 가능성을 더욱 드높이고 있다. 우선 정 부회장은 과거 하위권에 머물렀던 현대카드를 업계 상위권의 카드사로 성장시켜 경영 능력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 올해로 예정된 대선에서 금산분리 강화를 주장하는 야당의 우세가 점쳐지고 있어 상황이 정 부회장에게 더욱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현재까지 진행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선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대선주자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다. 문 전 대표는 주요 공약 중 하나로 금산분리 정책 강화를 내놓고 있다. 차기 정권에서 금산분리가 강화되면 비금융사인 현대차그룹이 금융계열사 지배에 상당부문 제약받을 수 있어 정 부회장의 독립이 더욱 용이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 ⓒ스카이데일리
정 부회장이 현대커머셜을 통해 차곡차곡 자금을 모으고 있다는 점 역시 정 부회장의 독자노선 가능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현대커머셜은 지난 2007년 상용차와 건설장비 할부금융을 전담하기 위해 설립됐다. 설립 당시 주주 구성은 현대자동차(50%), 현대모비스(20%), 기아자동차(15%), 현대위아(15%) 등이었다.
 
현대커머셜이 설립된 지 1년만인 2008년 정 부회장 부부는 기아자동차와 현대위아 소유 주식을 매입한 데 이어 2010년에는 현대모비스까지 지분까지 사들였다. 공교롭게도 정 부회장 부부가 현대모비스로부터 지분을 사들인 2010년 이후부터 현대커머셜은 배당을 실시하기 시작했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이후 현대커머셜 배당금 규모는 2010년 100억원, 2011년 300억원, 2012년 310억원, 2013년 173억원, 2014년 124억원, 2015년 370억원 등이었다.
 
6년간 총 1377억원의 배당금을 뿌렸고, 이 중 절반인 약 689억원이 정 부회장 부부에게 돌아간 셈이다. 이 가운데 가장 최근인 2015년 주당 배당금(1615원)이 전년 대비(주당 385원) 4배 이상 증가한 사실이 주목됐다.
 
현대차그룹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적장자 승계를 고집하는 현대그룹의 가풍 상 사위에게 일부 계열사의 경영권을 넘기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닐 것이다”며 “하지만 현대차그룹 안팎의 분위기가 정 부회장의 독자 노선 가능성을 높이고 있어 향후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의 향방에 상당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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