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소순창 정책위원장은 경실련 정치사법팀에서 정부, 정당, 사법부 개혁을 목표로 모니터링을 해왔다. 그는 재벌구조 개혁 및 전경련 해체 논리를 강하게 펴고 있다. [사진=박미나기자]ⓒ스카이데일리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에 따라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파면 당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 12일 삼성동 사저로 돌아갔고, 21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해 조사를 받았다.
탄핵이 인용되기까지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 시민연합’(이하·경실련)은 ‘최순실-박근혜 게이트’와 관련된 시민 사회의 목소리를 대변해왔다. 특히 정치사법팀의 역할이 컸다. 경실련 사법팀은 정부와 정당 그리고 사법부의 개혁을 목표로 모니터링을 계속해 왔다.
경실련은 지난 1989년 경제와 사회 정의 실천을 내걸고 출범했다. 현재 김완배 교수(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등 3인의 공동 대표가 이끌고 있다. 경실련 구성원은 회원과 상근자, 댓가 없이 봉사하는 전문가 집단 등으로 구성돼 있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해체는 전문경영 시스템으로 나가는 단초될 것”
경실련의 정치사법팀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수면 위로 떠올랐을 때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 전경련 해체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정치사법팀은 소순창(53,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 정책위원장과 김삼수 팀장, 유애지 간사 등이 이끌고 있다.
소 정책위원장은 이번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은 정경유착이라고 진단했다. 소 위원장은 “권력의 속성은 주고받는 관계에 있다”며 “기업인이 떳떳하면 정부 권력 앞에서 큰 소리 칠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하다 보니 유착이 생긴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전근대적인 재벌 구조와 중앙집권적 경영시스템이 바로 정경유착의 근본 원인이 됐다고 갈파했다.
▲ 소순창 위원장은 전근대적인 재벌 구조와 중앙집권적 경영시스템이 바로 ‘최순실-박근혜 게이트’ 즉 정경유착의 근본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사진=경실련 정치사법팀]
그는 “한 사람이 모든 권한을 쥐고 있을 때 기업은 쉽게 흔들리고 또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며 “지난달 삼성그룹의 미래전략실 해체는 우리 기업들이 전문경영 시스템으로 나아가는 하나의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현재 삼성, SK, LG그룹, 현대차 등은 전경련을 탈퇴했으며 정재계에서도 해체 여론이 공감을 얻고 있다.
소 위원장은 “전경련은 대기업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만들어졌을 뿐 국가나 국민은 안중에 없었다”며 “고도 성장기에 형성된 조직의 습성을 버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해체만이 정답이라고 내다봤다.
소 위원장에 따르면 박영수 특검팀의 수사 결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으로 인해 삼성은 8549억원을 챙긴 셈이지만 국민연금은 1388억원을 손해 봤다.
그는 “국민들의 돈을 동원한 것은 지극히 파렴치한 행위로, 가볍게 지나칠 문제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국민 통합의 전제 조건은 사실 규명…덮고 넘어가면 똑같은 역사 반복될 뿐
소순창 위원장은 대통령 탄핵사태로 국민 통합이 화두로 떠올랐다며 “통합이란 그냥 덮고 넘어가자는 게 아니다. 그렇게 되면 똑같은 역사가 반복될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통합의 전제 조건을 철저한 ‘사실규명’이라고 여긴다. 그 다음에 책임을 져야할 사람은 책임 지고 용서해야 할 일은 용서해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시대로 나아갈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소 위원장은 지방분권형 개헌, 저출산 고령화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개헌은 성급하게 논의할 문제가 아니며 국가재정이 효율적으로 지출될 수 있도록 지방분권형 개헌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카이데일리
소 위원장은 현직 대통령 파면은 국가적으론 비극이지만 국민들에겐 큰 의미를 남겼다고 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당시 내건 ‘국민행복’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방향이 무엇인지 역설적으로 제시한 것 같다”며 “국민 통합에 대해 국민들 스스로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며 탄핵 사태는 긍정적인 효과가 컸다고 해석한다.
그 밖에도 그는 지방분권형 개헌, 저출산 고령화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개헌이란 성급하게 논의하고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을 내놨다.
“그간 중앙집권적 시스템으로 가다보니 수도권 위주의 성장이 이뤄져 왔고, 지방은 중앙정부 보조금을 지출하는 선에서 역할이 끝났습니다. 이 같은 획일화된 재정구조가 장기적으로는 국가재정을 악화시킵니다. 그래서 개헌이 필요한 거구요”
소 위원장은 “지방분권형 개헌을 통해 지역 특성에 맞게 예산을 편성해야 각 지방이 성장동력을 스스로 발굴하고 추진해 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저출산·고령화가 일본, 유럽 등에 비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복지는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해야 해요. 복지는 성장 시스템을 만드는 겁니다. 출산을 꺼리면 3명이 노인 1명을 먹여 살리는 구조에서 2명이 노인 1명을 먹여 살리는 시스템으로 상황이 악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경실련 정치사법팀은 대선 50일을 앞두고 각 후보들을 불러 인터뷰하는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후보들의 공약 분석 내용은 페이스북 등으로 중계한다.
소 정책위원장은 정치사법팀은 국민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알리고 중계하는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앞으로 SNS 소통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시민사회 구성원들의 정치활동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정치에 대해 무조건 혐오감을 느끼거나 희화화해서도 안 된다며 다양한 가치를 수렴하는 건 필수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의견 수렴 과정을 빠트리면 힘 있는 사람이 결정하고 나머지는 무조건 따라가는 노예가 되기 때문에 ‘토론과 논쟁’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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