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속담 중에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말이 있다. 친한 사람일수록 남이 잘되는 것을 기뻐해 주지는 않고 오히려 질투하고 시기하는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과거 1970년대 개발 시기에는 이 단어가 유독 빈번하게 쓰였다. 강남 개발을 전후로 인근에 땅을 매입했던 이들은 땅값 상승으로 벼락부자가 되면서 주변의 부러움과 시기를 한 몸에 받았다. 당시 땅부자가 된 인물 중에는 기존에 토지를 가졌던 농부들 외에 사전에 개발 정보를 파악한 권력자들도 다수 포함돼 있었다. 강남 최고의 땅갑부로 불리는 박옥성 전 칠산개발 대표는 일반적인 경우와는 다소 특이한 케이스로 소문이 난 인물이다. 이력이나 재산 형성과정이 철저히 베일에 가려진 박 전 대표는 과거 박정희 정권 시절 권력의 핵심에 있었던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상 강남개발을 주도했던 이후락 중정부장이 땅투기 과정에서 측근인 박 전 대표의 이름으로 땅을 매입했다가 실권하게 되면서 박 전 대표에게 소유권이 고스란히 넘어갔다는 이야기가 호사가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이 같은 소문은 최근 박 전 대표가 부동산 매입 시기가 대동소이하다는 점에서 더욱 신빙성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총 9건에 전체 시세만 9000억원에 달하는 대치동 부동산의 경우 모두 1970년 한 해에 매입했다는 점이 주목됐다. 스카이데일리가 강남 금싸라기 지역으로 손꼽히는 삼성동과 대치동 일대 1조원대가 훨씬 넘는 부동산 거부로 알려진 ‘부동산 재벌’ 박옥성 전 칠산개발 대표 소유의 대치동 부동산 현황을 삼성동에 이어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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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옥성 전 칠산개발 대표는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요지 중 한 곳인 지하철 2호선 선릉역 일대에만 부동산 3곳을 소유하고 있다. 특히 선릉역 사거리와 맞닿아 있는 부동산의 경우 그 시세만 무려 1500억원에 이른다. 사진은 선릉역 일대 박 전 대표 부동산 현황 ⓒ스카이데일리
28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박 전 대표는 서울 강남구 일대에만 총 16건에 달하는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그의 명의로 된 부동산은 대치동과 삼성동 일대에 밀집해 있다. 대치동 9건, 삼성동 7건 등이다. 이들 부동산의 총 가치는 무려 약 1조877억원에 달한다.
이들 가운데 시세 규모가 큰 부동산은 대부분 대치동에 몰려 있다. 삼성동 소재 부동산의 총 가치가 1500억원 남짓한 반면 대치동 소재 부동산의 총 가치는 9200억원이 넘는다. 사실상 대치동 소재 부동산들이 박 전 대표 재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강남구 대치동 일대 부동산 총 9건 소유한 대부호, 출신·이력 모두 ‘베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박 전 대표는 강남에서 손꼽히는 부동산 부자로 명성이 자자하지만 막상 그의 이력이나 최근의 근황 등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려진 바가 없다. 빌딩 세입자나 강남지역 내 일부 부동산 관계자들 사이에서 그의 과거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가 떠돌긴 하지만 아직까지 정확하게 확인되진 않았다.
특히 일각에서는 그가 박정희 대통령 시절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했던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의 운전기사라는 이야기도 회자돼 이목을 끌고 있다. 유신정권 당시 권력의 핵심에 있던 이 전 부장은 강남 개발을 직접 설계한 인물로도 유명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관계자는 “박옥성 전 대표의 재산 형성과정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가 많지만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의 차명 재산을 관리하다가 부를 거머쥐었다는 소문이 가장 많다”며 “강남 개발을 주도한 이 전 부장이 투기 목적으로 자신의 측근인 박 전 대표 명의로 미리 땅을 사놨지만 실권 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토지 명의자인 박 전 대표가 거머쥐게 됐다는 이야기다”고 귀띔했다.
박 전 대표 부동산은 강남구 대치동 인근에 유독 많이 분포돼 있다. 우선 그는 유동인구가 많기로 유명한 지하철 2호선·분당선 환승역인 선릉역 일대에만 3건의 빌딩을 소유하고 있다. 선릉역 인근은 테헤란로 대로변에 위치해 주변에 빌딩숲이 형성돼 있는데다 배후 상권에 직장인들을 위한 먹자골목이 형성돼 있어 부동산 시세가 유독 높은 편이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박 전 대표는 선릉역 인근에 위치한 빌딩 부지를 소유하고 있다. 지난 1970년 매입한 빌딩 부지의 규모는 1466㎡(약 443평)다. 빌딩 부지는 현재 신축공사가 한창이다. 입구에는 ‘신축 현장’이라는 간판이 새겨져 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빌딩 공사는 약 10년 넘게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과거 2008년에도 빌딩 부지 입구에는 ‘대치동 칠산빌딩 공사 현장’이라는 간판이 새져져 있었다. 신축빌딩의 이름은 칠산빌딩으로 지어놓은 상태다. 칠산빌딩은 지하 7층, 지상 19층, 연면적 2만2721㎡(6873평)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대치동 인근 한 부동산 관계자는 “칠산빌딩은 지하 7층 규모의 터파기 공사를 하기 위해 대형장비를 쓰게 되면 인근 빌딩의 붕괴위원이 초래된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공사가 중단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직까지 빌딩이 완공되지는 않았지만 이곳은 토지 3.3㎡(평)당 3억원의 시세가 예상된다”며 “이에 따른 현재 시세는 약 1329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데, 현재 해당 부지는 프리미엄이 약간 붙은 약 1500억원대에 매물로 나와있다”고 설명했다.
박옥성 전 대표는 칠산빌딩에서 선릉로를 따라 한티역 방향으로 나란히 서 있는 두 채의 빌딩도 추가로 소유하고 있다. 칠산빌딩 바로 옆 빌딩은 지하 2층, 지상 4층 구조로 돼 있다. 박 전 대표는 1970년 빌딩 부지를 매입한 후 1997년 빌딩을 신축했다. 빌딩의 규모는 토지면적 940.1㎡(약 284평), 연면적 2732.9㎡(약 827평) 등이다.
오승민 원빌딩 팀장에 따르면 빌딩의 임대료 수준은 3.3㎡(평)당 보증금은 약 80만원, 월임대료(관리비 포함) 약 10만원 선이다. 이에 따라 현재 임대 완료된 부문을 기준으로 박 전 대표는 보증금 2억원, 월 임대료 2660만원의 임대수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됐다. 빌딩 시세는 약 568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해당 빌딩 바로 옆에 위치한 또 다른 빌딩 역시 박 전 대표 소유다. 박 전 대표는 칠산빌딩부터 선릉로를 따라 한티역 방향에 나란히 위치한 두 개의 빌딩까지 총 3채의 빌딩을 모두 소유한 셈이다. 이 빌딩 부지 역시 처음 획득한 시기는 1970년이다. 빌딩은 지상 3층 구조로 지어졌다. 토지면적 394.1㎡(약 119평) 규모다. 빌딩 시세는 약 280억원에 형성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강남 3대 부동산 부호 중 1위, 1970년 한 해만 총 9건에 현시세 9000억원대 땅 매입
▲ 박옥성 전 대표의 행적은 세상에 알려진 바 없다. 단지 드러난게 있다면 칠산개발 전 대표라는 직함뿐이다. 대치동 부동산 전문가에 따르면 박 전 대표는 강남개발이 시작되기 전인 1970년대 대치동을 비롯한 삼성동 일대에 부동산을 대거 매입했다. 사진은 삼성역 인근 박 전 대표 부동산 현황 ⓒ스카이데일리
박옥성 칠산개발 전 대표는 선릉역 일대 외에 지하철 2호선 삼성역 일대(대치동)에도 총 6건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박 전 대표 소유 부동산은 삼성역에서 대치동 방향으로 약 300m 가량 떨어진 휘문고교 사거리 인근에 옹기종기 밀집해 있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박 전 대표 소유의 석암타워는 지하 1층, 지상 9층 구조로 된 빌딩이다. 이 빌딩 역시 토지는 지난 1970년 박 전 대표가 됐다. 빌딩은 2002년 완공됐다. 석암타워 규모는 토지면적 477.5㎡(약 144평), 연면적 2397.2㎡(약 725평) 등이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석암타워의 임대료 수준은 3.3㎡(평)당 보증금은 약 250만원, 임대료(관리비 포함)는 약 17만원 선이다”며 “연면적을 기준으로 계산했을 경우 석암타워로부터 보증금 18억원, 임대료 1억2325만원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석암타워의 시세는 약 280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고 덧붙였다.
영동대로를 기준으로 석암타워 맞은편에도 박 전 대표 소유 부동산 5건이 옹기종기 몰려 있다. 우선 대로변에 위치한 지하 1층, 지상 2층 구조로 된 빌딩은 과거 수입차 전시장으로 사용됐지만 현재는 공실인 상태다. 박 전 대표는 해당 빌딩 부지를 지난 1970년에 매입했다. 빌딩의 규모는 토지면적 1609.6㎡(약 487평), 연면적 1428.3㎡(약 432평) 등이다. 빌딩 시세는 약 970억원의 시세가 예상된다는 게 인근 부동산의 설명이다.
해당 빌딩 바로 인근에도 박 전 대표 소유 부동산이 존재한다. 과거 토속음식점 아리반으로 사용되다가 현재는 공실로 남아 있는 건물이다. 박 전 대표는 이 건물의 부지를 지난 1970년에 매입했다.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2층 구조로 돼 있다. 규모는 토지면적 2958.7㎡(약 895평), 연면적 1484.3㎡(약 449평) 등이다. 건물 시세는 약 89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박 전 대표는 인근에 위치한 컨벤션벨라지움도 소유하고 있다. 특급호텔 수준의 시설을 자랑하는 웨딩홀 컨벤션벨라지움은 지난 2009년 완공됐다. 박 전 대표는 지난 1970년 처음 부지를 매입했다.
컨벤션벨라지움의 부지 면적은 주차장을 포함 총 5088.5㎡(약 1539평)에 달한다. 건물 연면적은 7040.2㎡(약 2130평)이다. 영동대로 인근에 위치한 한 부동산 관계자는 “인근 토지 시세를 감안했을 때 컨벤션벨라지움의 시세는 1500억원 가량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컨벤션벨라지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종합스포츠타운 이글스포렉스 역시 박 대표 소유다. 박 대표는 1970년에 부지를 매입한 후 2009년에 건물을 신축했다.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5층 구조로 지어졌다. 이글스포렉스 내에는 인도어 골프연습장, 볼링장 등이 들어서 있다. 토지면적 5053㎡(약 895평), 연면적 5751.1㎡(약 449평) 등의 규모다. 이곳 시세는 약 3058억원에 달한다는 게 인근 부동산의 설명이다.
박 대표는 이글스포렉스 인근에 위치한 빌딩 한 채도 개인 명의로 소유하고 있다. 지상 3층 구조로 지어진 빌딩에는 현재 토목사무실, 컴퓨터 학원 등이 입주해 있다. 빌딩 규모는 토지면적 785.2㎡(약 238평), 연면적 1131㎡(약 342평) 등이다.
박 전 대표는 이 빌딩 부지를 지난 1970년에 매입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빌딩 주변의 3.3㎡(평)당 토지 시세는 약 8000만원 선이다. 이를 감안했을 때 빌딩 시세는 약 19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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