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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현장]-‘소래포구 어시장’ 화재 현장 르포
바닷가 낭만 먹는 소래포구 “회 먹기 무서워요”
잿가루·먼지 속 불법 좌판영업 위생논란…생업강행 장사에 시민들은 불안
하보연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4-05 13:39:39
과거 소래포구는 인천에서 월곶포구로 건너가기 위해 배를 타던 나루터였다. 1930년대 염전이 들어서면서 일제는 협궤열차가 드나드는 소래역을 설치했다. 탄약을 만들기 위한 소금이 전문적으로 생산됐던 것이다. 지금과 같은 어시장이 형성된 것은 해방 이후였다. 1960년대 350여개의 좌판을 갖춘 시장이 형성된 이곳에 협궤열차와 포구의 낭만을 쫓은 방문객들이 발걸음하기 시작했다. 지난 20011년 8월에는 기존 어시장 주변에 현대식 종합어시장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18일 소래포구 어시장에서 발생한 화마가 관광객들의 낭만과 상인들의 삶의 터전을 집어 삼켰다. 200여개가 넘는 좌판·점포가 잿더미로 변했다. 동정론도 있었지만 가건물 불법운영이 화재를 키웠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화재 후 일부 상인들은 잿더미 속에서 재차 좌판을 깔고 장사를 재개하는 모습을 보였다. 스카이데일리가 소래포구 화재 현장을 찾았다.

 
 ▲ 화재가 발생한 소래포구 어시장(사진) 인근에 또 다시 좌판영업이 계속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불법영업 논란과 함께 복구작업 과정에서 나오는 분진과 화재로 인한 재가 바람에 날리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잿더미로 인한 건강·위생상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소래포구 어시장 화재가 발생한 후 현장복구가 완료되지 않은 시점에서 상인들이 영업을 재개해 논란이 되고 있다. 불법 논란이 계속되는 중에 이들의 좌판과 화재현장 간 거리가 1~2m에 불과해 “잿더미 섞인 수산물이 아니냐”는 시민들의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상인들은 어쩔 수 없다는 주장이다. 복구까지 생계를 놓을 순 없는 것 아니겠느냐는 항변이다. 일각에서는 불법 가건물과 좌판이 화재를 키웠던 만큼 합법적으로 장사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 뒤 복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화재로 인한 잿더미 속 장사 계속…수산물 위생 ‘우려’
 
이번 화재로 전체 332개 좌판 중 220여개와 점포 20곳이 불에 탔다. 소방당국 추산 재산피해는 6억5000만원이다. 잿더미로 변한 화재현장은 당초 일반인들의 출입이 금지돼 있었다. 조속한 복구 작업과 정상운영을 위한 조치라는 설명의 현수막까지 나붙었다.
 
하지만 지난 주말 찾은 이곳 화재현장은 현수막이 무색할 만큼 많은 인파로 북적이는 모습이었다. 출입이 금지된 화재현장 인근에 속속 상인들이 모여들어 파라솔을 치고 좌판을 열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관계당국도 출입금지 조치를 해제했다.
 
 ▲ 남동구청은 화재발생 후 현장에 ‘관계자 외 출입금지’ 현수막(사진)을 달고 일반 시민들의 접근을 금지시켰다. 하지만 상인들의 영업 강행 등에 따라 현재는 일반 시민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허용한 상태다. ⓒ스카이데일리
 
이곳에서 수산물 판매를 이어가고 있는 한 상인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들이 화재 복구 때까지 기다릴 수 없는 형편”이라며 “당장 생활이 곤란해 장사를 재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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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판매되는 수산물의 위생상태가 의심됐다. 바람이 불 때마다 잿더미가 날아들었다. 날것 그대로 놓인 수산물에 잿가루가 붙을 수 있어보였다. 심지어 좌판 이면에는 돗자리를 깔아놓고 현장에서 횟감 등을 구매한 고객을 상대로 식사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고 있었다.  
 
잿더미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화재현장에서는 복구를 위한 공사도 한창이다. 대형 사다리차가 오르내리며 각종 먼지 및 부유물이 눈에 보일 정도로 떠다녔다. 연일 계속되는 미세먼지와 더불어 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할 우려가 있었다.
 
이 같은 우려는 실제 방문객들과 인근 거주민들 사이에서 심심치 않게 새어나왔다. 장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시장을 찾았다는 이계정(68·여) 씨는 “상인들의 사정이 어려운 것은 십분 이해가지만 선뜻 수산물을 사기가 꺼려진다”며 “꼼꼼히 살펴보고 있기는 하지만 찜찜한 마음이다”고 전했다.
 
 ▲ 소래포구 화재 현장에서 불과 1~2m 떨어진 곳(사진 위쪽)에서는 상인들이 좌판을 깔고 시민들에게 수산물을 팔고 있다. 심지어 좌판 바로 옆에서는 화재로 불에 탄 건물의 복구공사(사진)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스카이데일리

이곳을 찾은 20대 대학생들도 화재현장 옆에 마련된 좌판을 보고 언짢은 목소리들을 냈다. 유수영(23·여) 씨는 “화재가 일어났던 현장에서 우리가 직접 먹게 되는 수산물을 파는 것은 반대한다”며 “솔직히 불이 난지 얼마 안 된 곳에 어린이, 노약자 할 것 없이 많은 일반인들이 드나들 수 있는 것도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서정대(38·남) 씨는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화재 후 방치된 건물의 파편이나 잿더미가 분명 공기 중에 날리고 있을 것”이라며 “행여 아이들이 걱정스러워 현장 복구 때까지 화재현장 인근에는 아이와 함께 가지도 않을 생각이다”고 강조했다.
 
8년 사이 3차례 화재…불법적 가건물·좌판 영업으로 화재 ‘취약’
 
소래포구 어시장은 지난 2010년과 2013년 앞서 두 차례나 화재가 발생했던 곳이다. 이 때 화재로 각각 25곳, 38곳의 점포가 잿더미가 됐다. 불법가건물과 좌판이 화재를 키웠다는 지적이 줄곧 제기됐지만 변화는 없었고, 이번에 세 번째 화재로 이어지게 됐다.
 
인천시에 따르면 현재 소래포구에는 약 950개의 점포·식당이 운영 중이다. 화재가 발생한 부지에 있던 332개 좌판상점은 모두 무허가 가건물을 짓고 영업을 해오던 곳이었다. 또 해당부지는 한국자산관리공사에서 관리하는 국유지이며 그린벨트로 묶여 있어 합법적으로 영업을 할 수 없는 곳이다.

 ▲ 소래포구는 이미 두 차례 화재가 발생한 바 있다. 최근 3번째 화재가 발생하자 시민들 사이에서는 불법적으로 설치한 ‘가건물’과 ‘좌판’이 화재발생의 요인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인천시 관계자는 “(해당 부지의)상인들은 별도로 ‘국유지 이용료(대부료)’를 내고 장사를 해왔다”면서 “합법적으로는 건물을 세울 수 없었던 만큼 불법 가건물과 좌판형태가 들어설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지속적인 화재에도 인천시와 남동구청 모두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일부 이용객들은 비록 이번 화재에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또 다시 가건물이 들어설 경우 재차 화재가 일어날 수 있는 만큼 합법화를 요구하기도 했다.
 
소래포구 어시장을 30년 넘게 이용하셨다는 김인례(73·여) 씨는 “3년에 한 번꼴로 사고가 나고 있는데 또다시 땜질처방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불에 강한 재질로 건물이 세웠질 수 있게 당국의 지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같은 목소리가 높아지자 관할 지자체에서도 대책마련에 착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남동구청 관계자는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그린벨트 해제 및 어시장 현대화방안을 인천시와 함께 검토 중”이라며 “화재복구와 함께 예방시설을 갖춘 건물을 세울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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